Chelsea Simpson

달뜨는 밤 풍경에 설레는 교토 기온 거리와 야사카 신사 八坂神社

by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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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게츠를 나와 야사카 신사로 향했다. 코게츠 링크는 → 2016/03/26 - 달콤한 녹차파르페, 코게츠

기온 거리, 그리고 야사카 신사.

이곳에 대한 인상을 한 단어로 정리하자면 '달뜨는' 곳이다.

 

달뜨다 : 마음이 가라앉지 않고 들썽거리다. [큰]들뜨다.

달 뜨는 밤에 찾으면 달뜨는 설렘이 솟아오를 것 같은 곳. 그래서 글 제목도 중의적으로 붙였다.

 

(김용택 시인의 <그대, 거침없는 사랑>中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전문)

그리고 생각났던 시 한 편.

맨 위의 두 행만 읽어도 설렘이 차고 넘친다. :)

밤하늘에 달이 떠오르듯 온갖 그리움이 두둥실 떠오르는 기분.

 

기온 거리의 하나미코지(花見小路).

말 그대로 꽃을 볼 수 있는 골목길인데 여기서 꽃은 게이샤를 의미한다는 듯.

 

이런 느낌의 거리다. 고풍스러운 느낌이 물씬 드는 건물들.

 

야사카 신사를 가려고 신호를 기다리다 찍은 사진.

원래는 전혀 생각도 못했던 곳인데 Darney님의 글을 보고 가게 되었다. 링크는 여기(클릭)

 

신사에 들어서서 입구 쪽을 돌아보고 사진을 찍었다.

 

해가 막 저물어서 주변이 아직은 환하다.

 

낮보다는 밤에 더 잘 어울리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도리이 너머로 보이는 제단(?).

 

길을 따라 올라갔다.

 

엄청난 등불의 향연.

이 등불에는 기부금을 낸 사람이나 회사 등의 이름이 적혀있다고 한다.

 

자꾸 보니까 이자카야 생각도 나고...ㅇ<-<

 

정작 중요한 건 이 건물 뒤쪽의 혼덴(신을 모신 건물)인데 사진은 여기서만 찍게 된다.

수많은 등불이 모여있는 모습이 워낙 장관이어서.

 

사진을 찍으며 걷다가 매화를 발견했다.

 

'올봄에만 매화를 몇 차례나 볼 수 있다니 난 정말 운이 좋아!'라고 생각하며 향기를 즐겼다.

 

주변은 점점 어두워지고 매화는 불빛을 받아 더 요염해보였다.

 

츠루하시에서 보았던 낮의 매화는 정결했는데, 밤의 매화는 아찔하게 사람을 미혹시키는 것만 같다.

 

그동안에는 간사이에서 연인이 함께 다니기 가장 좋은 도시는 고베라고 생각했는데...

돌아와 사진을 정리하고 기억을 더듬어보니 교토 쪽에서 머물렀던 시간이 더 인상적이었다.

더구나 달뜨는 밤이라면 그 정취는 더할 나위 없고. 그러니 커플은 교토로...ㅇ<-<

 

야사카 신사를 다 본 뒤 오사카에 돌아가기로 했다.

 

편의점도 옛스러워보인다. 그냥 편의점일 뿐인데.

 

기온 상점가에 가득 매달린 전등.

 

매화 향기였는지 달빛이었는지 무엇에 취한지도 모른 채 흐뭇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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