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lsea Simpson

[이태원]부드러운 게를 통째로 튀긴 커리와 코코넛 치킨을 맛본 생어거스틴

by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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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에 있는 생어거스틴.

아시안 레스토랑이 많이 자리잡고 있는 파리의 거리 이름에서 유래한 명칭이라고 한다.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의 동남아시아 음식을 주력 메뉴로 내세운다.

내 머릿속의 생어거스틴은 가격대가 제법 있고, 간이 세며, 달달함이 강한 맛의 음식들.

가게 외관을 촬영하는건 너무 부끄러워 죽을 것 같아서 대부분 안 찍고 마는데...

이 날은 일행이 기다릴테니 찍어보라며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이태원, 파이낸스센터, 경복궁점 세 곳을 가보았는데 음식맛에는 큰 편차가 없었다.

가게의 구조만 조금씩 달랐는데 이태원점은 층고가 낮고 어둑해서 펍처럼 북적이는 분위기이고

(룸처럼 분리된 별도의 공간이 있었는데 리모델링 하면서 공간을 전부 터서 예전보다 복잡한 느낌),

파이낸스센터점은 센터 지하의 한 켠에 자리잡고 있는 트인 구조여서 마치 푸드코트 같다.

대신 미닫이 문을 닫을 수 있는 룸이 별도로 있어서 예약할 때 부탁하면 오붓하게 즐길 수 있겠다.

경복궁점은 천장이 높고, 유리로 된 벽을 통해 빛이 들어와서 제일 밝고 탁 트인 느낌이었다.

어느 지점을 가도 와- 아늑해, 편안해 이런 기분이 들지는 않지만 활기찬 분위기는 좋다.

 

위메프에서 1년에 한 번 생어거스틴 자유이용권을 판매하는데 50,000원권을 30,000원으로 40% 할인.

이 때를 놓치지 않고 꼭 사는 편이다. 이태원점 티켓은 그다지 인기가 없는지 수량이 넉넉했다.

어쨌든 오늘은 그 한 장을 쓰는 날.

50,000원권을 둘이 쓰기에는 금액이 큰 편인데 셋이 가서 요리와 식사만 주문하면 적절하겠다.

난 둘이 갔기 때문에 무난하게 탄산음료를 주문했다.

코카콜라(4,000원)와 스프라이트(4,000원). 쿠폰 없었으면 안 마셨겠지.

메인메뉴들은 대부분 2~3만원대이고, 식사류는 1만원대 중반이면 해결이 가능하다.

그리고 별도로 밥(3,000원)을 추가할 수 있다. 푸슬푸슬한 안남미밥이 나온다.

메뉴판은 안 찍음. 음식 사진도 얼른 대충 찍고 말았다.

대신 위메프에 올라왔던 메뉴판 이미지를 별도로 붙였다.

 

요새 편지를 붙였다, 택배를 붙였다 등등으로 쓰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편지를 붙였다고 말하는거라면 편지를 벽 같은데 본드로 떨어지지 않게 고정시켜 놓은 것을 얘기한다.

편지, 택배 등의 우편물을 발송했다고 얘기하고 싶은거라면 '부치다'로 쓰는게 맞는 표현!

 

급 흥분해서 사담이 또 길어졌다. ㅠㅠ 어쨌든 아래는 메뉴판

 

에피타이저 추천 안한다고 해놓고 주문함...

코코넛을 묻혀 튀긴 치킨에 타마린드소스와 미니미니미니한 샐러드를 함께 내놓는 메뉴.

결론만 말하면 치킨은 치킨집에서. 생어거스틴에서는 에피타이저 주문하지 말 것.

동남아...? 코코넛...? 별 특색은 없고 그냥 고기를 먹는다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골랐다.

타마린드소스가 동남아소스에서 나는 특유의 향이 있긴 한데 더 맛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입가심을 하기에는 사진 왼편에 귓볼만 나온 수준으로 찍힌 피클이 더 나았다.

 

나왔다, 뿌빳봉커리.

생어거스틴의 상징이라 볼 수 있는데 내가 여길 열번 가까이 방문한 동안 한 번 빼고 다 이걸 주문했다.

이젠 다른걸 좀 먹어봐야하지 않을까 싶은데...

 

입에 넣는 순간 달달느끼한 동남아풍 커리가 입속에 확 퍼진다.

통째로 튀겨낸 부드러운 껍질의 게가 바삭하고 고소한게 입맛을 당긴다.

바삭하고 고소한 게... 바삭하고 고소한게(...).

허물을 벗고 아직 말랑말랑한 게를 감칠맛나게 튀겨낸 뒤 달콤한 커리에 버무린 메뉴.

이건 게가 아니고 뭔가 다른 생명체? 감칠맛나는 새로운 식재료? 흔히 먹는 게 같지는 않다.

 

태국 현지의 섬에서 주문했던 뿌빳봉커리는 이런 소프트쉘이 아니라 딱딱한 게를 그린 커리와 내놓았었다.

어쨌든 게의 감칠맛이라는건 대단해서 딱딱한 껍데기를 부수고 살을 발라내가며 먹는 재미가 있었다.

생어거스틴의 뿌빳봉커리 양은 많지 않지만 달달느끼해서 쉬이 질리기 때문에 적어도 세명이 나눠먹는게 낫다.

내가 직접 커리를 배합하면서 알게되었는데 이런 동남아풍의 달달느끼함은 코코넛밀크가 주를 차지하더라.

 

부드러운 게 튀김과 토마토, 달걀볶음, 채썬 양파가 어우러져서 먹을 때마다 입맛을 돋우는 맛있는 커리였다.

하지만 다음번엔 반드시 다른걸 시킬꺼야...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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