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lsea Simpson

[소설-일반]너무 시끄러운 고독 by 보후밀 흐라발

by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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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후밀 흐라발 Bohumil Hrabal(1914~1997)

보후밀 흐라발은 1914년 체코의 브르노에서 태어나 프라하 카렐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청년 시절 시를 쓰기도 했으나, 중년이 될 때까지는 철도원, 보험사 직원, 제철소 잡역부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했다. 마흔아홉 살이 되던 해, 뒤늦게 소설을 집필하기로 결심하고 1963년 『바닥의 작은 진주』를 출간하며 작가로 데뷔했고, 이듬해 발표현 첫 장편소설 『엄중히 감시받는 열차』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의 작품은 '프라하의 봄' 이후 1989년까지 출판이 금지되었으나, 그는 지하 출판을 통한 작품 활동으로 사회 낙오자, 주정뱅이, 가난한 예술가 등 소외된 이의 삶을 그려냄으로써 체코의 국민작가로 각광받았다. 흐라발의 작품은 체코에서만 무려 삼백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30여 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그의 대표작으로 『영국 왕을 모셨지』, 『너무 시끄러운 고독』, 『시간이 멈춘 작은 마을』 등이 있다.


얽혀있는 은유와 상징 속, 삶에 대한 고찰

주인공 '한탸'는 매일같이 종이더미를 다루는 폐지 압축공이다. 압축기는 그의 생계수단이자, 고독을 누릴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도피처이다. 그의 평화는 어느 날 부브니의 거대한 압축기를 마주하는 순간 흔들린다. '잉크', '얼룩', '폐지 더미', '선물', '멋진 책'으로 대변되는 그의 평화로운 일상은, '우유병', '깨끗한 종이', '백지', '백색 꾸러미' 등을 앞세운 현대적이고 문명화된 시설 앞에서 위기를 맞는다. 한탸는 이에 저항하는 것도 소용이 없음을 깨닫고, 자신이 사랑하는 책들과 운명을 함께 하기 위해 스스로 오래된 압축기 속에 들어가는 길을 선택한다.


『너무 시끄러운 고독』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이다보니 대부분의 내용은 주인공의 심리를 그려내는 데 치중한다. 안으로, 더 안으로, 최대한 깊숙이 들어간다. 주인공 '한탸'를 둘러싼 배경은 수많은 은유와 상징으로 점철되어 있어서, 독자는 작가의 묘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주제의식을 파악하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흐라발은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수많은 '보여주기'식의 기법을 이용해서 지켜보는 이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독자는 흐라발이 그려내는 장면을 보면서, 삶이 갖는 의미를 스스로 성찰해내야만 한다. 한참을 돌아돌아 얻게 된 결론은, 거대한 풍광을―한탸가 폐지를 다루듯―한없이 압축해 만들어놓은, 그래서 픽셀이 깨지고 일그러진 썸네일처럼 보인다. 뜬구름 잡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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