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어른의' 리코타 치즈 티라미수 만들기

만들어먹기/디저트

2018.02.23 06:30

내가 가장 좋아하는 케이크 세 가지는 티라미수, 포레누아, 레드벨벳(순서 무작위).

이번에 자축을 위해 그중 그나마 과정이 간단한 티라미수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오븐 쓰기 귀찮아서

몇 가지 재료가 대체 및 생략되는 대신 리큐르를 듬뿍 넣은 '어른의 티라미수'를 만들기로 했다.


재료(750~900ml 밀폐용기 1개분, 약 6인분)

리코타 치즈 200g, 리큐르 20g, 설탕A 20g, 바닐라 익스트랙트 약간, 생크림 250ml, 설탕B 25g

사보이아르디 1봉(12개, 100g), 커피시럽(콜드브루 100g, 설탕C 20g, 리큐르 20g), 코코아가루 적당량

 ※콜드브루는 에스프레소나 인스턴트커피로, 바닐라익스트랙트는 바닐라오일 등으로 대체 가능,

   사보아아르디는 스펀지케이크, 카스텔라 등으로 대체 가능한데, 대체할 경우 커피시럽은 절반만 쓸 것,

   리큐르는 깔루아, 꼬앵뜨로, 그랑마르니에, 키르슈, 럼 등 추천

   (알코올이 싫으면 치즈무스에는 리큐르를 넣지 말고 시럽에만 10g 사용하거나 아예 생략 가능)


과정요약

①더치커피, 설탕C, 리큐르를 잘 저어 커피시럽을 만든다.

②리코타치즈를 주걱으로 풀어준 뒤 리큐르와 설탕A, 바닐라 익스트랙트를 넣고 고루 섞는다.

③생크림 거품을 낼 때 설탕B를 넣고 뿔이 단단히 설 정도로 거품을 바짝 올린다.

④리코타치즈와 생크림을 섞되, 거품이 꺼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혼합해 치즈 무스를 만든다.

⑤사보이아르디를 커피시럽에 적셔서 밀폐용기에 치즈무스와 켜켜이 담은 뒤 최소 8시간 이상 냉장한다.

⑥티라미수를 먹기 직전 꺼내서 윗부분에 코코아가루를 체쳐 흩뿌린다.


정통 티라미수의 주재료가 되는 마스카포네 치즈를 사야하는데 못 샀다. 에스프레소도 없고ㅠ

그나마 시트 역할을 하는 사보이 아르디(=레이디핑거)가 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고...

대개는 달걀을 거품내 파타봄브를 만들어 넣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에는 날달걀이 내키지 않아서 생략했다.

나는 파타봄브를 만드느니 차라리 쉬운 커스터드크림을 끓여서 넣지만 이번에는 귀찮아서 다 건너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대개의 레시피는 티라미수=마스카포네+에스프레소+달걀+생크림+사보이아르디,

나의 이번 티라미수=리코타+더치커피+달걀+생크림+사보이아르디 이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눅진한 마스카포네 대신 산뜻한 리코타를 넣고, 달걀을 빼는 대신 생크림을 늘려서 비교적 가벼운 맛의 티라미수이다.


더치커피, 설탕C 20g, 리큐르를 넣고 잘 저어 커피시럽을 만든다. 리큐르는 깔루아를 사용했다.

사보이아르디는 다공질 조직이기 때문에 수분을 순식간에 빨아들인다. 그래서 시럽을 넉넉히 준비했다.

설탕이 잘 녹도록 전자레인지에 30초 정도 가열한 뒤 휘저었다.

A,B,C 번호를 매겨놓은 것은 별 의미 없고, 설탕을 재료별로 나눠넣는다는 표시이다.


볼에 리코타치즈와 리큐르, 설탕A 20g을 담고 주걱으로 덩어리를 풀어가며 고루 섞는다.

리큐르는 그랑마르니에를 사용했고, 바닐라빈설탕을 넣었기 때문에 바닐라 익스트랙트는 생략했다.

설탕이 녹아 치즈에 잘 어우러지도록 잘 저어준다.


그리고 설탕B 20g 넣고 생크림 거품 올리기.

휘핑크림이고 양이 적다보니 그나마 할만 했지만 정말 힘들었다. ㅇ<-<

웬만하면 핸드믹서 사용을 추천하지만 나처럼 손으로 거품낼 때 다음 사항을 기억하면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다.


생크림과 볼, 거품기 등은 최대한 차갑게 준비하고 물기가 없는 상태에서 거품을 낸다.

밀봉된 생크림을 개봉하기 전에 쉐이커처럼 마구 흔들면 거품을 좀더 빨리 올릴 수 있다(터지지 않게 조심).

액상 크림을 처음 휘저을 때는 손거품기를 회전 운동 시키는 것보다 사진처럼 왕복 운동 시키는 게 편하다.

회전 운동을 하면 힘만 빠지니까 왕복 운동을 하다가 거품이 어느 정도 형성되면 회전하는 게 좋다.


설탕을 처음부터 넣으면 거품이 느리지만 단단하게 올라오고,

설탕을 넣지 않고 거품을 내면 올라오는 속도는 빠르지만 쉽게 꺼진다.


뿔이 휘어질 정도로 거품을 올린 상태(약 70%).

이건 시트 사이사이에 크림을 샌드하거나 케이크 아이싱할 때 좋을 정도의 상태이다.


티라미수를 위해 뿔이 바짝 설 정도로 다소 거칠게 거품을 올린 상태(약 100%, 사진 속 거품결 참고).

무스를 만들기 위해 다른 재료와 섞다보면 생크림 거품이 어느 정도 죽기 때문에 미리 최대한 올려놨다.

거품이 많이 죽어서 케이크 밀도가 떨어지고 흐물흐물해지는 게 걱정된다면 젤라틴을 써도 된다.

찬물에 불린 젤라틴을 시럽 등에 녹여서 무스와 섞어주면 되지만, 부드러운 맛이 떨어진다는 단점은 있다.


미리 만들어뒀던 리코타치즈 반죽에 생크림을 일부 덜어넣고 잘 어우러지게 뒤섞는다.


리코타치즈와 크림의 일부가 잘 섞여 부드러워지면, 나머지 생크림과 마저 섞는다.

이때 거품이 덜 꺼지게끔 주걱을 크림 아래쪽부터 위로 떠올리듯이 가볍게 혼합한다.


뭉글뭉글 구름처럼 부드럽게 섞이면 치즈 무스 완성.


사보이아르디(레이디핑거)를 커피시럽에 가볍게 적셔서 밀폐용기 바닥에 깐다.

난 사진 찍는다고 놔두는 바람에 무겁게 적셔버렸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단단한 사보이아르디가 커피를 순식간에 호로록 빨아들이기 때문에 손을 재빨리 움직여야한다.

앞!뒤!적시고!옮기고!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잽싸게 해치우는 게 좋다.


만약 사보이아르디 대신 스펀지케이크나 카스텔라를 쓴다면 이처럼 적시는 방법은 권하지 않는다.

스펀지케이크나 카스텔라는 조직이 부드럽기 때문에 시럽에 담그는 순간 허물어져내리기 때문이다.

그 때는 시럽을 붓, 숟가락 등으로 바르고, 커피시럽 양도 절반 정도로 줄이는 것이 좋다.


커피에 흠뻑 젖은 사보이아르디를 밀폐용기 밑바닥에 깐다.

용기 형태가 아래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사다리꼴이어서, 사보이아르디를 아래에 5개, 위에 7개 놓기로 했다.


사보이아르디를 바닥에 한 층 깔고 그 위에 치즈무스, 그 사이에 사보이아르디 한 층 더, 치즈무스로 마무리.

리코타치즈이다보니 입자가 좀 굵직하면서 몽글몽글해보인다.


단단한 사보이아르디가 수분을 머금어 부드러워지게끔 최소 8시간 이상 냉장한다(전날 만들어두면 더 좋다).

내가 사용한 밀폐용기는 약 750ml 용량인데, 뚜껑이 위쪽으로 볼록하게 솟아있어서 좀더 여유가 있다.

손님 대접용이라면 이렇게 큰 용기에서 푹푹 떠서 내는 것도 좋고, 미리 개인 용기에 나눠담아도 괜찮다.


충분한 시간을 들여 냉장했다가 꺼낸 뒤 코코아가루를 솔솔 뿌려서 완성!

나름 포크로 스텐실해서 재주 좀 부려봤다. ㅋㅋ

참고로 금속 재질의 스패출러나 주걱을 뜨거운 물로 달궈 덜어내면 단면이 더 깔끔하다(하지만 난...).


커피와 깔루아가 깊숙이 스며든 시트에 그랑마르니에 풍미 가득한 치즈무스와 쌉싸래한 코코아가루의 조화.

입 속을 가득 채우는 커피와 리큐르와 코코아의 향기, 구름처럼 뭉글한 리코타치즈가 잘 어울린다.

마스카포네도 쓰지 않았고 달걀도 빠졌기 때문에 크리미한 고소함이 좀 덜하긴 하다.

하지만 고급 리큐르와 질좋은 코코아파우더를 사용한 덕에 그윽한 향이 목구멍까지 빼곡하게 들어찬다.

앞으로도 달걀 쓰기 귀찮으면 이 레시피를 사용할 듯. 번거로움이 덜하면서도 맛있다.

리큐르가 없다면 럼, 없으면 베이킹용 럼향이라도 조금 넣는 걸 추천한다. 풍미가 확연히 바뀐다. :)


도수 높은 리큐르향이 목젖을 훅 치며 들어오기 때문에 술에 약한 사람은 주의가 필요하다.

그럴 때는 치즈무스에는 술을 넣지 말고, 커피시럽에만 깔루아를 10g 정도 넣는 걸 추천한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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