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SF]멋진 신세계 by 올더스 헉슬리

2018.05.20 06:30

올더스 헉슬리 A. L. Huxley(1894-1963)

올더스 헉슬리는 이튼 학교를 졸업하고 옥스퍼드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하였으며, 역사, 철학, 종교 등 다방면에 관심을 보였다. 1921년 『크롬 옐로』, 1923년 『연애 대위법』, 1936년 『가자에서 눈이 멀어』를 발표하였다. 3차 세계대전을 가상으로 그린 소설 『원숭이와 본질』(1949)은 자유를 추구하는 인물이 제3세계로 도피하게 되는 행로를 보여준다.

『멋진 신세계』는 1932년도 작품으로 과학의 발달로 인해 인간이 모두 인공적으로 제조되는 미래 사회를 풍자적으로 그리고 있으며 20세기에 씌어진 미래소설 가운데 가장 현실감있는 작품으로 꼽힌다.


디스토피아적 세계관 : 문명의 위험한 질주

언젠가 지인과 함께 대화를 하던 중 묘한 주제로 흘러간 적이 있었다. 연고도 없고 아직 자아도 형성되지 않은 미성숙한 인간을 불치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실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느냐가 주된 논제였다. 인간은 과연 도구화될 수 있는 존재인가.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무슨 기준으로 그 대상을 선별하고, 어떤 방식으로 다룰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뒤이어 따라온다.

'인간의 개체수를 늘려서 최대한 많은 유전자를 퍼뜨리기'라는 번식의 궁극적 목적 측면에서 본다면 인류의 진화는 실패작에 가깝다. 현재 인간이 채택한 생존기법―이족 보행 방식, 몸에 비해 지나치게 큰 두뇌, 열 달 가량 되는 임신 기간 및 탄생 이후에 성적으로 성숙되기까지 걸리는 십여 년의 세월 등―은 상당히 많은 기회비용을 감수해야하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은 지금 행복해요."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에서는 공장에서 제품을 찍어내듯 인간을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내용을 전개한다. 인간은 본연의 유전자를 퍼뜨리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뿐 어떠한 자율성도 갖지 못한다. 자연스레 인간 제조 공정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일련의 것들―문학, 미술, 음악 같은 예술, 그리고 고독, 우울, 좌절 같은 부정적 감정들―이 모두 무가치한 것으로 치부된다. 오히려 종래에 비난 받던 무절제한 성욕과 상대를 가리지 않는 난교가 칭송 받고, 전통적인 결혼 및 임신으로 이루어지는 가족 제도는 무지하고 천박한 것으로 규정된다.


신분 계층이나 금전적 수단으로 피지배층을 옭아매던 이전 시대와는 달리, '멋진 신세계'에서는 태아가 생산되는 시점에서부터 세뇌 교육을 시켜 개개의 인간이 어떤 계급이건 관계없이 자신의 삶에 스스로 만족하게끔 유도한다. 혹여 우울감이나 비참함을 느끼는 구성원에게는 '소마'라는 일종의 마약을 투여하게 해 강제적으로 행복과 환희에 젖게 만든다. 공장에서 태어나고 자라나, 같은 층위의 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한편 최대한 자주 상대를 바꿔가며 유희를 즐기고, 여타의 계급에 속하지 않은 것에 안도하며 가장된 행복을 진실된 것이라고 믿는 삶. 이것을 소설 속에서는 '문명'이라 칭한다.


"나는 그냥 나대로 있고 싶습니다.

 울적한 나대로가 좋습니다.

 아무리 즐거울지라도 타인이 되고 싶진 않습니다."

- 본문 p.110 버나드의 말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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