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lsea Simpson

[소설-일반]아Q정전 by 루쉰

by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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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큐 정전(홍신엘리트북스 75)

저자
루쉰 지음
출판사
홍신문화사 | 1994-04-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인간의 삶과 정신적 승리를 일깨워 주는 루쉰의 대표작. 중국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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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Q정전> 루쉰 魯迅 정노영 옮김

 

루쉰의 본명은 저우 수런이고 필명인 루쉰은 어머니쪽 성을 따서 지은 필명이라고 한다. 본래 의학도였으나 당시 일본의 침략에도 꿈틀거리지 않고 자국민이 일본군에게 간첩 혐의로 잡혀 사형당하는 장면마저 눈요깃거리로 여기는 중국인의 정신을 개혁해야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창작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이 <아Q정전>은 루쉰의 작품 몇 편을 엮어 만든 단편집이다. <아Q정전>, <광인일기>, <공을기>, <약>, <축복>, <고향>, <명일>, <작은 사건>, <두발의 고사>, <풍파>, <단오절>, <백광>, <토끼와 고양이>, <집오리의 희극>, <사희>까지 총 열다섯 개의 작품이 실려있다. 그의 작품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아Q정전>과 <광인일기>다.

 

그 중에서도 아Q정전은 한자 사이에 끼어있는 알파벳 Q때문에 스치듯 보아도 기억에 잘 남는 제목이다. 루쉰은 아Q정전이라는 제목이 어떻게 붙게 되었는지 '아Q'의 이름과 정전을 따로 떼어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아Q정전에서 가장 널리 인용되는 부분은 아Q가 모욕을 받거나 구타를 당한 이후에 그만의 방법으로 '정신 승리'를 누리는 대목이다. 불량배들에게 단체로 얻어맞거나 멸시받는 일이 있어도 아Q는 속으로만 '내가 자식같은 놈에게 얻어맞다니. 요즘 세상은 말세야.' 이런 식으로 자기 위안을 하고 넘겨버린다.

루쉰은 수동적이고 개선의 의지가 박약한 근대 중국인들의 노예 근성을 정신 승리라는 개념에 빗대어 비판하고자 했다. 상황이 일단락되고 나서 등장하는 '그리고 그는 그대로 잠들어버렸다'는 구절이 루쉰의 의중을 대변해주는 듯하다. 결국 아Q는 내면의 찻잔 속에서만 부글거리던 불만을 되는대로 지껄이다가 그가 원하는 혁명당의 일원이 되지도 못하고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 쓴 채 사형에 처해지고 만다. 소설의 말미에서 아Q가 죽는 것을 보고도 사람들은 그의 죽음이 정당한지, 사회가 현재 어떤 상황에 처해져있는지에 대한 관심은 전혀 없고 마치 스포츠 게임이라도 본 것처럼 그가 죽기 직전이 어느 정도로 흥미있었는지를 평하고 만다.


<광인일기>는 고골리의 <광인일기>에서 그 모티프를 따온 작품이다. 고골리의 <광인일기>는 솔직히 그다지 재밌지 않았는데...ㅋㅋㅋ 루쉰의 <광인일기>는 족히 예닐곱번 읽었으나 그 참 의미를 깨달은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겠다. 수 차례 읽었는데도 소설 속에 등장하는 광인의 일기가 '피해망상증'에 의해 발현된 억측이라는 걸 진즉에 깨닫지 못했었다. 이와 별개로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식인'이라는 소재는 중국인이 뿌리 깊게 신봉해온 유교 사상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루쉰이 광인이 쓴 일기라는 상황을 설정한 까닭은 유교사상을 직접 강도 높게 비판하는 게 부담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외에도 <토끼와 고양이>, <집오리의 희극>은 중국 국민들에 대한 루쉰의 따뜻하고 애정어린 시선을 보여준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셋째 아줌마'가 새끼 토끼들에게 젖을 골고루 먹이기 위해 어미 토끼와 함께 붙잡아다 놓고 잘 먹은 놈 못 먹은 놈이 나오지 않게 번갈아가며 젖을 물리는 장면이라든가 러시아의 장님 시인 에로센코군이 새끼 오리를 키우면서 (그 전에 사다가 키우던 뒷다리가 나온)올챙이들이 모두 사라지고 에로센코 군이 고향으로 돌아가고 난 뒤에도 비가 와서 앞마당이 물바다가 되면 그가 키우던 오리들이 자맥질을 하는 장면 등이 귀여운 수필을 보는 듯해 흥미롭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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