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lsea Simpson

[수필]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by 박찬일

by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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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저자
박찬일 지음
출판사
푸른숲 | 2012-07-24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행복했던 기억들이 당신의 식도를 타고 흘러들어온다 지나간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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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제목만 들어도 음식에 얽힌 추억을 적어내려간 수필집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작가인 박찬일 셰프의 이력이 평이한 편은 아니다. 그는 잡지사 기자로 일하던 중 삼십 줄에 접어들어 이탈리아 영화에 매혹돼 무작정 이탈리아 요리 학교로 떠난다. 이탈리아에서 3년간 요리와 와인을 공부하고 시칠리아에서 요리사로 일하다 귀국해 셰프 생활을 시작했다. 그가 거쳐간 레스토랑은 '뚜또베네', "트라토리아 논나', '라 꼼마' 등이며, 현재는 서교동에서 '몽로'를 운영중. 기자 출신답게 부지런한 집필 활동을 통해 <보통날의 파스타>, <어쨌든, 잇태리> 등의 작품의 펴냈으며, 경향신문에 '박찬일 셰프의 맛있는 미학'이라는 칼럼도 연재하고 있다.

 

이 책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음식에 관한 수필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다. 초단편의 수필들을 모아서 완성한 책인 셈. 총 3부로 구성되어있는데 1부는 짜장면, 수박화채, 배추전 등 유년 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담은 음식 이야기를 쓰고 있고, 2부는 치즈, 랍스터, 쌀국수, 라멘 등 이국적인 음식에 대해 다루고 있다. 마지막 3부는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 성석제의 <소풍> 등 문학 작품 속 음식과 자신의 경험을 버무려낸다. 1,2부는 큰 생각 없이 읽어내려갔는데 3부는 앞부분보다 흥미롭게 읽었다. 글은 앞서 써내려간 것들과 마찬가지로 짧지만 인용된 작품을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덕에, 숨겨진 내용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어서, 쓰여진 것보다 더 많은 내용을 받아들였기 때문인 것 같다.

 

전체적인 특징을 잡아보자면, 기자 출신인게 영향을 미친건지, 문체가 간결하고 호흡이 짧다. 문장이 보통 한 줄 ~ 한 줄 반 사이에서 끊어지고 세 줄을 넘어가는 문장은 거의 없다. 글 전체의 길이도 네 페이지에서 여섯 페이지 사이로 매우 짧은 편이다. 한창 몰입해서 읽어내려갈 때 쯤 뚝 끊긴다. 음식으로 치면 끓기 직전에 불을 끄는 느낌이라고 할까나..? 두 세 장 정도의 짧은 분량 안에 (그의 책 제목대로)추억 반, 맛 반 담아내려니 버거울 수 밖에.

'아, 이 사람은 이런 추억이 있나보다' 라는걸 인지하는 수준에서 그친다. 음식에 대한 글 치고는 먹고 싶어 안달나게 하는 탐스러움이 좀 부족한 것 같다. 다양한 음식에 대해 다룬 것은 좋은데 그걸 좀더 깊게 파고 들어가서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같은 작가가 연재하는 칼럼을 몇 개 읽어보았는데 책으로 볼 때보다 칼럼 쪽의 글맛이 더 사는 느낌이었다. 마음을 좀더 열고 읽으면 책도 충분히 재미있을 것 같다(단지 딱딱 끊어지는 문장이 좀 낯설었나보다).

 

이 외에도 음식 관련 수필에 관심이 있다면 성석제의 <소풍>이나 황석영의 <황석영의 맛있는 세상>을 추천한다. <소풍>은 워낙 유명한 수필집이고 박찬일 셰프의 책에서도 소개하는 작품이다. <황석영의 맛있는 세상>은 노련한 작가답게 착착 감기는 묘사 덕에 펼치면 놓을 줄 모르고 읽게되는 재미가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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