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lsea Simpson

[잡지]매거진B 13호 : 레고(2013년 1,2월 합본)

by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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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B(Magazine B)(2013 1 2월호): 레고(LEGO)

저자
제이오에이치 편집부 지음
출판사
제이오에이치 | 2013-01-01 출간
카테고리
잡지
책소개
매거진[B]는 제이오에이치의 관점으로 전 세계에서 찾아낸 균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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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LEGO : 가변성을 바탕으로 하는 영속성

 

 

레고 LEGO 는 1932년 덴마크 빌룬 지역의 목공소에서 나무 장난감을 만드는 회사로 시작했다. 브랜드명인 LEGO는 창립자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안센 Ole Kirk Kristiansen이 고심 끝에 지은 이름으로 '잘 놀다'라는 뜻의 덴마크어 'Leg godt'의 줄임말이라는 설과 '나는 모은다, 나는 조립한다'는 의미의 라틴어에서 파생했다는 추측이 있다.

 

 

 

기존에는 단순히 탑처럼 쌓는 브릭의 형태였던 레고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된 것은 1954년 레고의 부사장이자 창립자 2세인 고트프레 키르크 크리스티안센의 '시스템 도입'이라는 아이디어 덕분이었다. 그 개념을 바탕으로 약 4년간의 연구를 거쳐 레고는 지금의 끼워맞추는 브릭 형태를 갖추었다. 지금까지 단순 배치, 조립에 지나지 않았던 브릭이 '결합'이라는 작은 변화 덕에 무한대에 가까운 변신을 하게 된 것이다. 위 그림처럼 레고는 일련의 원통이 육면체 구조를 지탱하는데 그 사이의 빈 공간에 다른 브릭의 원통이 끼워지는 구조이다. 이러한 구조 덕에 레고의 결합은 견고해지고 형태는 단순해서 대량생산에 꼭 알맞는 형태로 완성되었다.

 

 

 

레고와 사람들, 공간 속의 레고

 

매거진B에서는 레고를 둘러싼 다양한 사람들의 인터뷰와 조립 과정 등을 보여줌으로써 레고가 갖는 의미를 조명한다. 지금까지 읽은 매거진B 중에서도 제품 그 자체보다 고객의 인터뷰가 중점적으로 다루어진건 처음인 것 같다. 위 사진은 레고를 잘 아는 어린이와 레고를 처음 접하는 공학도 출신의 연구원이 두 가지의 다른 레고를 조립하는 과정이다. 다소 산만할 수 있는 연령대의 남자아이가 각각 두 시간 가까이 걸리는 조립 과정을 끈기있게 해내는게 인상적이었고, 연구원 남성이 레고를 처음 조립할 때는 다소 난색을 표하다가 각 부품의 결합원리를 이해하고 두번째 조립을 할 때는 순식간에 모든 과정을 해치우고 기계공학적 원리가 충실하게 재현된 각 부품에 관심을 갖는 것도 흥미로웠다. 아래에서는 인터뷰 중 일부를 추려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보고자 한다.

 

 

 

매트 코럴 Matt Corrall 프로덕트 디자이너 / 34세

그는 2003년부터 2006년까지 덴마크 레고 본사에서 토이 디자이너로 일했고 현재는 디자인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레고에 재직할 당시 그는 2~6세 영유아를 위한 듀플로 Duplo를 디자인했다고 한다. 그가 생각하는 레고의 장점은 디자인과 놀이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면서도 항상 여유를 찾는 기업 문화라고 한다. 또한 레고에서 일했던 경험은 그가 낯선 사람을 만나서 대화를 이끌어 갈 때도 좋은 촉매제가 된다고 한다.

 

 

 

빈지노(임성빈) Beenzino 뮤지션, 래퍼 / 26세

그는 레고의 완성품 사진이나 설명서를 보고 순서대로 따라해야만 하는 것을 내켜하지 않았고 그걸 완성하지 못하면 자신이 장난감보다 못한 사람인 것 같은 느낌이 드는게 불쾌해서 설명서를 버리고 마음대로 갖고 놀았다고 한다. 이미 완성된 레고를 보면서 상상력을 발달시키는건 한계가 있는 것 같고 오히려 기술적 능력과 연관이 있다고 보았다.

그의 인터뷰 대부분은 레고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 아니면 다른 장난감이나 취미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레고 매니아가 아닌 그를 왜 굳이 인터뷰했는지 의아했는데 아마 레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보여주기 위해서인 것 같다.

 

 

 

후유키 시마즈 Fuyuki Shimazu 일본 광고 회사 근무 / 24세

그의 인생에서 (무언가를 가지고 싶다는 열망으로) 스스로 돈을 모아 산 첫 물건이 아마 레고일 것이라고 한다. 레고가 석유회사 쉘과 협업한 버전도 좋아한다고 하는데 운전을 하다 쉘 주유소를 보면 "와! 레고와 똑같아!"라고 하면서 그 곳에 들어가 주유한다고 한다. 앞에서 인터뷰한 빈지노와 달리 설명서를 보고 조립한 뒤에 그것을 부수고 나름의 응용을 해서 만드는 재미가 크다고 한다.

레고 매니아인 그답게 각자 좋아하는 재료만 넣어 맞춤 주문할 수 있는 레고를 제안하는게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이 외에도 다른 사람의 인터뷰가 더 있지만 내용이 너무 길어져서 생략...

 

 

 

이 외에도 레고로 만든 작품, 레고가 함께하는 다양한 공간에 대한 소개 등이 있다. 한남동의 비숍, 서래마을의 마놀린, 동교동의 아래 등. (지금은 폐점한)홍대의 우스블랑도 나와있길래 찍어봤다! 이제 이 레고는 효창동 우스블랑의 2층에 놓여져있다.

그 2층에서 먹은 기록은 → 2014/08/14 - [맛/밖] - [효창동]우스블랑 2층에서 먹기

 

 

 

레고의 새로운 변신 : 미니 피겨

 

레고를 구성하는 가장 큰 요소는 '브릭'과 '미니 피겨'다. 이 중 브릭은 정방형 또는 장방형의 모양으로 이를 통해 만들어낼 수 있는 변화는 오직 색상과 크기 이 두 가지 뿐이다. 바퀴라든지 문짝 같은 엘리먼트(특수 부품)도 있지만 그런 부품들로 이끌어낼 수 있는 변화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하지만 미니 피겨 덕택에 자칫 무미건조하고 단조로울 수 있는 레고 세상에 새로운 이야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것이다.

 

 

 

미니 피겨는 1975년 처음 출시했는데 당시에는 표정도 팔도 없이 두 다리만 붙어있었다. 피겨에 표정과 팔다리가 생긴 것은 1978년이었고, 이 표정이 다양해지기 시작한 것은 1989년 출시된 해적 시리즈부터였다. 그 후 다양한 미니피겨가 출시되긴 했으나 각각의 시리즈에 맞춰진 피겨만이 전부였다. 그러나 2010년부터 출시하고 있는 미니피겨 시리즈는 16종의 피겨가 하나의 시즌을 이뤄 아홉번째까지 출시됐다. 이 미니피겨는 불투명한 비닐로 포장되어 있어 무작위로 구입할 수 밖에 없다는게 나름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지금까지 태어난 미니피겨의 인구는 약 40억명이라고 한다.

 

 

 

레고 = 견고 SOLIDITY | 호환 COMPATIBILITY | 자생 AUTOGENOUS | 놀이 PLAY

 

레고는 다음의 네 가지 키워드로 정리된다.

 

견고 SOLIDITY

조각을 조립하고 해체하는 형태의 블록 완구는 많지만 레고가 다른 브랜드와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바로 견고함이다. 브릭 상단의 돌기가 다른 브릭 하단 원통의 함몰 부위에 깊이 들어가 결합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워낙 견고하게 결합하는 탓에 작은 브릭끼리 끼웠을 때 '레고 브릭 분리기'를 이용해 떼어내야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레고 브릭이 담겨있는 통에 손을 넣고 아무리 휘저어도 다칠 염려가 없는 안전한 제품이기도 하다.

 

호환 COMPATIBILITY

레고는 전 제품군을 표준화된 규격으로 통일시켰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일반 레고와 영유아용 듀플로도 호환될 정도니!). 시리즈가 다르고 크기나 모양이 다른 브릭도 돌기와 함몰 부위의 비율이 같기 때문에 동일한 방식으로 조립할 수 있다. 따라서 기존 제품과 최신 제품을 얼마든지 호환이 가능케 할 뿐만 아니라 세대를 아우르는 소비 몰입을 이끌어낼 수 있다.

 

자생 AUTOGENOUS

레고는 완구, 놀잇감의 의미를 넘어서 일종의 문화가 되고, 레고 팬들에 의해 또다른 콘텐츠를 끊임없이 양산해내고 있다. 유튜브에 레고를 검색하면 관련 영상이 60만개 가까이 나오는게 단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레고 매니아들은 단순히 브릭 조립, 해체를 반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레고를 이용해 만든 작품, 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함으로써 레고의 파급력을 더욱더 키워나가고 있다.

 

놀이 PLAY

레고의 영속성을 견고하게 결합되는 구조와 규격화된 부품 등의 특성으로 설명하려고는 하지만 놀잇감, 장난감으로서의 재미가 없었다면 지금까지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레고의 출발점은 '어린이를 위한 놀이 도구'였지만 결국 '인간을 위한 놀이'라는 특성이 레고를 지금까지 이끌어온 것 같다.

 

사실 조셉조셉편을 읽을 때는 '오, 이거 신통한데?','엇, 이거 사고 싶잖아!'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 흥미를 가졌던 것은 아마 내가 음식 만들어먹는 것에 관심이 많아서인 것 같다. 레고에는 큰 흥미가 없어서 브랜드 자체에는 별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내 어린시절 친구는 코코블럭이기도 했고 ㅋㅋ) 그래도 굳이 이번 호를 골라 읽은 것은 그토록 널리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온 장난감의 매력은 무엇인지 궁금해서였다. 그래서 팬의 마음으로 두근두근하며 본 것은 아니고 담담한 마음으로 편하게 읽어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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