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lsea Simpson

호젓하게 거닐기 좋았던 교토 우지 뵤도인(平等院), 그리고 말차아이스크림.

by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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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첫 글.

 

이 카테고리의 첫번째 글(간사이 여행을 다녀왔다)에서도 썼지만 원래 우지는 내 일정에 없었다.

사실 오사카에 있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USJ)을 가려고 했는데 계획을 바꾸게 된 것.

혼자 놀러가는데 놀이기구를 타도 큰 재미는 없을 것 같고(놀이동산을 썩 좋아하지 않아서)...

시설하고 기념품만 구경하자고 그 입장료 내고 가는건 돈이 아깝고...

여럿이 여행가게 되면 그 때 가는게 더 즐겁지 않을까 싶어서 USJ를 과감하게 빼버렸다.

그러고나니 시간이 붕 뜨게 되어서 그 대신 우지(宇治)를 가기로 결정했다.

 

간사이쓰루패스가 있다면 우지로 이동할 때 쓸 수 있다.

요도야바시역에서 출발하는 게이한 선이 우지까지 연결되어있기 때문이다.

※간사이쓰루패스 글은 → 2016/02/28 - 간사이쓰루패스 3일권 구입, 오사카, 교토, 고베 등 여행 패스

 

뵤도인은 2번 출구라길래 걸어서 이동했다.

 

다리를 따라 우지천(宇治川)을 건넜다.

 

같은 간사이 지방인데도 교토는 오사카와 다른 느낌이다.

먹거리는 오사카에 많지만 볼거리는 교토 쪽이 더 풍성하고 매력적이었다.

교토의 이미지는 오래된, 나무로 만든 집. 정성스레 돌봐온, 세월이 느껴지는 그런 집.

매일 쓸고 닦고 가꾸어서 손때가 반질반질하게 묻은 기둥과 서까래가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

 

다리를 건너오니 뵤도인이 600m 남았다길래 부지런히 걸음을 옮겼다.

 

다왔다. 뵤도인 입구.

 

오전이어서 그런지 한산한 길거리.

 

앗 뭐지.

 

우지 말차를 쓴 아이스크림이라니!!!

우지는 좋은 녹차의 산지로도 유명한데 이 녹차를 곱게 빻아 만든 것이 분말 녹차, 즉 말차(末茶)다.

말차는 다도에 쓰일 뿐만아니라 아이스크림, 케이크 등 디저트의 재료로도 널리 사랑 받고 있다.

우지 말차는 생생한 풍미와 고운 색상 덕에 말차 중에서도 고급 축에 속한다.

 

300엔을 내고 콘 하나를 받았다.

파삭한 콘에 말차 아이스크림을 담고 그 위에 말차가루를 덧뿌려준다.

아이스크림은 소프트크림 계열이라기보다는 좀더 쫀득하고 밀도 있는 느낌.

부드러우면서 쌉쌀한 녹차 풍미가 좋고, 덧입힌 말차가루에서도 그윽한 차향이 풍긴다.

 

뵤도인 입구.

 

들어가는 길목이 참 깔끔하다.

 

뵤도인의 진짜 입구와 매표소.

관람시간뵤도인이 08:30-17:30, 봉황당이 09:00-17:00 이다.

입장료는 어른 600엔, 중고등학생 400엔, 어린이 300엔이다.

가이드가 동행하는 봉황당 관람은 이와 별도로 표를 끊어야하는데 입장료가 300엔이다.

따라서 뵤도인 경내와 박물관 관람만 하면 600엔, 여기에 봉황당까지 관람하면 총 900엔이 든다.

 

그리고! 간사이쓰루패스가 있다면 이 때 우대권과 함께 제시하자.

할인 같은 건 없지만 뵤도인 박물관의 사진이 담긴 기념 엽서를 받을 수 있다.

엽서 사진은 맨 밑에 별도로 넣었다.

 

뵤도인에 들어섰다.

 

입장권과 안내지.

 

봉황당 관람 티켓은 뵤도인 내부에 별도로 설치된 매표소에서 구입해야한다(별도 입장료 300엔).

제한된 인원만 관람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표를 끊어두지 않으면 관람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한다.

 

봉황당 표를 끊었다. 내가 보려고 했던 시간은 벌써 마감돼서 그 다음 시간으로 끊었다.

가이드의 설명은 일어로만 진행되기 때문에 한글로 인쇄된 안내문을 별도로 받았다.

안내문은 한글 외에도 영문, 중문이 있었다.

 

봉황당 입장시 주의사항.

입장 시간 5분 전에 모여달라는 당부사항과 봉황당 내의 기물에 손대지 말 것을 요청하는 내용이다.

참고로 봉황당 내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있다.

나도 카메라를 메기만 하고 촬영은 하지 않았다.

 

이곳이 봉황당. 앞서 관람을 끝낸 인원이 건물을 나서고 있다.

본채 지붕 위에 봉황 두 마리가 붙어있고 좌우의 건물이 봉황의 두 날개 같아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봉황당을 관람할 때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한다.

날이 많이 풀렸다고는 하지만 2월의 공기는 여전히 싸늘해서 양말을 뚫고 냉기가 그대로 전해졌다.

봉황당 내에는 거대한 목조 불상이 있었고 작은 불상 52구가 벽 곳곳에 붙어있었다.

시간이 된다면 한번 쯤 들어가볼만하다.

 

본채는 팔작지붕...? 좌우 건물은 맞배지붕...?

재색 지붕과 적갈색 기둥이 어울려 멋스럽다.

 

뵤도인의 전경은 10엔짜리 동전에도 새겨져있다.

지붕 위쪽에 봉황 두 마리가 보인다. 한 마리는 봉이고 다른 하나는 황이겠지.

 

단렌즈로는 아무리 해도 한번에 들어오지 않아서 저 멀리 구석으로 가서 사진을 찍었다.

날씨가 흐려서 사진이 좀 추워보인다.

 

절친에게 뵤도인에 와 있다고 자랑하면서 "절 좋아하세요?"라는 드립(...)을 쳤다.

그랬더니 능청스럽게도 "널.. 좋아해."라고 답장이 와서 기겁 ㅋㅋㅋㅋ

되지도 않는 드립에는 이렇게 응징하는구나. ㅇ<-< 네. 제가 잘못했습니다.

 

뒤로 돌아와서 찍은 사진. 들어가기 전에 신발을 벗는 사람들이 보인다.

 

걷다보니 비단잉어가 내 옆으로 다가왔다.

멀리서 볼 때는 색이 곱고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왠지 무서워져서 도망쳤다(...).

 

석등.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벤치들(...). 이로써 교토 벤치도 클리어

 

흰 외벽과 검은 나무의 조화가 전형적인 일본 목조건물답다.

 

또다른 건물.

 

건물 앞에 벚나무 화분이 있었다.

아직은 쌀쌀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꽃망울이 터졌다.

 

뵤도인 매표소에 간사이패스를 제시하고 받아온 엽서.

 

박물관 내에 있던 전시품 사진을 엽서에 담았다.

 

박물관 내에 전시되어 있던 봉황.

 

그리고 역시 박물관 내에 전시되어 있던 불상들.

본래 이 불상은 봉황당 내에 있던 것인데 52구의 불상 중 절반인 26구를 전시실로 옮겼다고 한다.

그래서 봉황당 내부의 불상 절반은 진본이고, 나머지 절반은 복제품이다.

 

박물관 내에서 사진을 찍을 수 없는 대신 이렇게 엽서로 전시품을 간직할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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