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디저트]대실망한 요리책, '떡' by 한국의 맛 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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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저자

한국의 맛 연구회 지음

출판사

다홍치마 | 2011-10-01 출간

카테고리

요리

책소개

“떡: 멥쌀이나 찹쌀, 잡곡 같은 곡물을 물에 불린 후 찌거나 ...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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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살다 이 책을 절대 사지 말라고 리뷰하기는 또 처음이다. ㅋㅋ

요새 "ㅇㅇ떡 무작정 따라하기"류의 간단한 떡, 퓨전떡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은 많지만'

기본적인 떡, 전통 떡, 향토 떡을 집중적으로 다룬 책은 많지 않아서 고민하다 이 책을 샀다.

'한국의 맛 연구회'라는 곳에서 펴낸 것도 그렇고 세시떡, 의례떡, 향토떡, 별미떡까지 골고루 구성된게 마음에 들었었다.

 

허나 이 책에는 크나큰 단점이 있었으니...

급하게 마무리한 팀플 과제도 아니고 틀리거나 빠뜨린 항목이 눈에 띄는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일례로 바로 위 사진의 막팥고물이며 다른 팥고물의 재료비율이 팥 1컵당 소금 1큰술이라고 되어있다.

이 책의 계량 단위는 1컵 = 200ml, 1큰술 = 15ml 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참고로 바닷물의 평균 염도는 3.5%, 즉 200ml에 반 큰술 정도의 소금이 들어간다.

그런데 이 책에서 시키는대로 한다면 팥고물에 바닷물의 두배가 넘는 소금간을 해야한다.

미심쩍긴 했지만 책 내용대로 했더니 팥이 무슨 소태가 되었다. 레시피를 별 생각없이 복붙했다는 얘기다.

 

가장 큰 문제는 몇 가지 재료에 대한 표기가 틀리니 책 전체의 레시피를 믿을 수가 없다는 점이다.

위 사진은 단자 레시피인데 찰수수 2컵, 찹쌀가루 2컵이라고 되어있다.

그냥 찰수수와 찰수수가루는 넣는 양이 달라진다(찰수수 2컵이면 찰수숫가루 4컵 가량 나온다).

위의 레시피에서 찹쌀가루 2컵이라고 했다면 찰수수도 찰수수가루로 통일해서 표기하는게 맞다.

교정을 제대로 보지 않고 넘어갔다는 얘기다.

떡 종류가 잘 갖춰져 있으면 뭐하나 레시피도 제대로 쓰지 않았는데...

이걸 22,000원 받고 팔다니... 이런 책을 돈 받고 파는 출판사는 정말 각성해야한다.

하다못해 개인이 블로그에 올리는 레시피 하나도 사진부터 시작해서 정성들여 올리는게 대다수인데

엄청난 공신력이 있는 단체인 것마냥 '한국의 맛 연구회'라는 타이틀을 걸고 가장 기본적인 걸 틀리다니 거참...

한국 전통 음식을 계승하고 세계화하기 위한 비영리 단체라는데 영리 추구를 안 해서 이런 부분까지 못 챙기나?

 

게다가 각 떡의 레시피에는 완성 사진만 있고 과정 사진은 단 한장도 없다.

다양한 떡을 소개하고자 하는 의도였다고 한다면 그건 이해하고 넘어가겠다만

맨 뒤쪽의 '떡 만들 때 꼭 알아야 할 것들'이란 콘텐츠는, 보통 사람이라면 글만 보고 알아내기 쉽지 않은

떡가루에 물 주기, 안치기, 고물 만들기 등의 내용인데 이것 역시 텍스트만 달랑 있다.

책에 실린 대부분의 레시피가 쌀가루 5컵, 10컵처럼 똑 떨어지는 단위인 상황에서 쌀가루 11컵당 설탕물 3/4컵은 뭐냐?

쌀가루 10컵당 설탕물 계산하기 빡세면 컵 말고 ml 단위를 대신 써도 되잖아...

인터넷에 당장 '쌀가루 물주기'로 검색하면 쌀가루를 슬며시 쥐었다가 손바닥 위에서 한번 던진 뒤 떨어졌을 때

두 세 조각으로 분리될 때가 적당하게 물을 준거라는 팁도 나온다만... 이 책은 정말 대강 발로 설명하고 있다.

'약간' 건드리는건 어느 정도이며 얼마나 '헤진다'는 건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최소한 이런 내용은 사진을 넣어서 설명하는게 기본 아닌가?

 

이 책의 유일한 장점은 세시풍속과 관혼상제에 쓰이는 전통떡과 향토떡을 골고루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써먹을 수 있는 부분은 레시피가 아닌 떡 이름 뿐이기에

(레시피의 신뢰도를 확인하려면 검색해서 일일이 대조해보는 수 뿐인데 그러려면 이 책은 왜 샀겠나?)

관심법과 독심술을 마스터하고 이런 책을 살 돈이 남는 떡 숙련자들에게 추천한다.

혹은 틀린 재료의 비율을 가지고 원래의 올바른 재료양을 추리해낼 수 있는 사립탐정에게 추천~

(요새 내가 ㄱㅈ라니 TAG가 자주 등장하는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