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lsea Simpson

[수육]고소한 고기맛이 매력적인 소고기 사태 수육

by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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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수육을 만들어보려고 사태 부위를 샀다.

횡성 한우 세일 기간이길래 440g에 약 12,000원이라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다.

(청구할인 상품이라서 사진에는 할인전 가격으로 표시되어있다.)

수육하기에는 두께가 충분치 않은데 적어도 한 근 정도는 사야 고기의 직경이 확보될 것 같다.

누린내를 잡으려고 월계수잎을 준비했는데 이걸 쓸 필요가 없을 정도로 고기가 좋았다(그래서 안썼다.).

 

수육, 제육, 편육... 다 같은 고기인데 무슨 차이가 있는가하니,

 

정진권의 <다듬이>라는 작품에도 이 제육편육에 대한 내용이 언급되고 있다.

어렸을 때 우리 집에도 다듬잇돌이 있었다. 돼지 머리를 삶으면 삼베 보자기에 싸서 그 다듬잇돌로 눌러 놓았었다. 그러면 고기가 고들고들 맛이 있었다. 그 돼지 머리 고기를 썰어 담은 쟁반 옆에는 언제나 새우젓 종발이 하나 놓여 있었다.

<정진권 - 다듬이> 

 

이 소고기 수육을 만들기 위해 양지와 사태 중에 고심했다. 둘 중 무엇을 고를 것인가...

 

오늘은 들어가기 전부터 사설이 좀 긴데 결론적으로 내가 고른 것은 사태 부위다.

사태는 근섬유 사이사이에 콜라겐 조직이 끼어있어 그것을 씹을 때 쫀득한 느낌과 감칠맛이 좋기 때문이다.

 

사태는 고기 주변을 근막이 감싸고 힘줄이 굵게 박혀있는게 특징이다.

 

핏물을 빼기 위해 찬물에 고기를 완전히 담그고 30분 정도 두었다.

고기 크기가 작아서 잠깐만 담가두어도 핏물이 금방 빠진다.

 

 이렇게 핏물이 빠져나오면서 고기가 분홍색으로 변한다.

물을 버리고 흐르는 물에 한번 헹궈준다.

 

 끓는 물에 고기를 살짝 데쳐도 되는데 귀찮아서 포트에 물을 끓여 볼에다 들이부었다.

물은 버린 뒤 다시 흐르는 물에 고기를 흔들어가며 지저분한 찌꺼기를 씻어낸다.

이 정도만 해도 고기가 꽤 깔끔해진다.

 

국물까지 쓸거라서 찬물에 헹궈낸 고기를 담그고 끓이기 시작했다.

뚜껑을 덮고 센불로 가열하다가 물이 펄펄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줄여서 약 30분 정도 끓인다.

 

30분이 지난 상태.

고기 속에 박힌 콜라겐 조직이 도드라져보인다.

 

 물이 많이 졸아붙어서 추가로 더 부어준 뒤 약불로 줄였다.

이 때 월계수잎을 넣을 생각이었는데 정말 끝내주는 고기 냄새가 나는게 아닌가!

고기 누린내가 아니라 말 그대로 짙은 육향이 풍겨져나오길래

이 향기를 월계수잎 냄새로 덮기는 아까워서 통후추만 서너 알 넣고 20분 정도 더 끓였다.

처음 불을 켠 시간부터 계산하면 총 50분 정도 익혔다.

 

50분 동안 익힌 뒤 불을 끄고 고기를 건져내 10분 정도 내버려두었다.

 

10분 뒤에 잘 드는 칼로 저며주었다.

고기가 완전히 식은 뒤에 썰면 조직도 굳고, 어느 정도 모양이 잡혀서 더 얇게 썰 수 있는데...

배고파서 성급하게 굴었다.

  

이건 시간이 좀 더 지난 뒤 썰어준 것.

맨 오른쪽에 있는 편육이 고기를 건져서 10분 뒤에 썬 것이고 나머지는 고기를 완전히 식혀서 썬 것이다.

완전히 식혔을 때의 두께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식은 고기는 덜 흐트러지기 때문에 보다 깔끔하게 저밀 수 있다.

따뜻하고 얄팍한 편육이 먹고 싶다면 고기를 완전히 식혀서 저민 뒤 다시 데워주면 된다.

 

어쨌든 이렇게 저민 편육을 담아냈다.

찍어먹을 소스(유자 폰즈 소스를 썼다)와 김치와 무쌈도 곁들여서 밥과 먹었다.

 

사태의 특징은 이렇게 쫀득한 콜라겐이 살코기 사이에 끼어있다는 것.

 

 폰즈에 찍어서 무쌈에 싸서 먹었다.

고소하면서 감칠맛나는 고기와 짭짤새콤향긋한 폰즈, 아작아작 씹히는 무쌈이 좋은 조화를 이루었다.

나중에 식은 뒤에 냉면 위에 올려서도 먹었는데 냉면에 부족했던 뭔가를 완성시켜주는 느낌!

맛있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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