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lsea Simpson

[그림]뉴욕의 상뻬 by 장 자끄 상뻬

by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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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상뻬

저자
장 자끄 상뻬 지음
출판사
미메시스 | 2012-03-0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수채화의 시인 상뻬의 [뉴요커]지 표지화 30년시정과 유머가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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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자끄 상뻬 Jean-Jacques Sempé

 

장 자끄 상뻬가 대체 누구야? 하는 사람이라 해도 <좀머 씨 이야기>와 <내 친구 꼬마 니콜라>를 읽어봤다면 그의 그림을 단박에 알아볼 것이다.(<좀머 씨 이야기>는 파트리크 쥐스킨트 작품에 상뻬의 삽화를 넣은 것이고, <내 친구 꼬마 니콜라>는 상뻬와 르네 고시니가 합작해 만든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는 1932년 8월 17일(바로 오늘이 그의 생일! 그걸 기념해서 이 글을 쓰고 있다.)에 프랑스 보르도에서 태어났다. 소년 시절 악단에서 연주하는 것을 동경해 재즈 음악가들을 그리기 시작한게 그림 인생의 첫 걸음이었다. 1960년 르네 고시니와 함께 작업한 <꼬마 니꼴라>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되었다. 1991년 그가 30년간 그려온 데생과 수채화가 <파비용 데 자르>에서 전시되었을 때, 현대 사회에 대해 저술한 사회학 논문 1천 편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그는 지금까지 40여 권에 이르는 작품집을 발표해왔는데, 주요 작품집으로는 <랑베르 씨>, <가벼운 일탈>, <인생은 단순한 균형의 문제>, <어설픈 경쟁>, <사치와 평온과 쾌락>, <뉴욕 스케치>, <속 깊은 이성 친구>,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 <파리 스케치>, <프랑스 스케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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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뻬와 나의 만남

 

나와 상뻬의 첫 만남 역시 꼬마 니콜라 시리즈였고, 그 이후 학교 도서관에서 그의 작품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언덕배기 천지인 우리 학교 캠퍼스 내에서 도서관은 학교 꼭대기에 있어서 거기까지 씩씩거리며 올라가서 잠시 쉬었다가 들어가야 했는데 언덕 꼭대기에 다다르는 순간 내 숨도 머리 꼭대기까지 차오를 지경이었지만 희한하게도 나는 그 느낌이 싫지 않았고 오히려 좋았다(일명 도르가즘??). 그 때 나는 전공 수업 외 각종 시험과 과제에 지친 상태여서 심심하면 도서관 4,5층을 헤매고 다녔는데 (4층은 사회과학도서, 5층은 인문과학도서였다. 가끔 지겨우면 2층의 기술 서적 코너에도 기웃거리곤 했다.)

5층에 가면 온갖 고전과 현대소설을 작가별로 만나볼 수 있었다. 일단 좋아하는 작가부터 시작해서 이름이 마음에 드는 작가, 제목이 마음에 드는 작품을 종류별로 꺼내놓고 한껏 탐독할 수 있는 천국 같은 곳이었다. 다시 그 때 추억을 떠올리니 돌아가고 싶기도 하다. ㅠㅠ 각종 일러스트집인 <사치와 평온과 쾌락>, <거창한 꿈>, <겹겹의 의도> 등에 상뻬의 일러스트집에 <얼굴 빨개지는 아이>,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 등의 동화와 소소하게 꾸민 단편 <랑베르 씨>, <랑베르 씨의 신분상승> 등 지금은 이미 절판된 작품들도 마음껏 만날 수 있는 기회였다. 그 때를 계기로 그에게 홀딱 반해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그의 작품은 거진 다 사모았다.

 

그의 작품을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을까.

부족한 머리를 짜내어 굳이 설명해보자면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4월에서 5월로 넘어가는 어느 날,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화첩을 들고 커다란 너도밤나무, 또는 측백나무, 아니면 호두나무, 뭐여도 좋다. 어쨌든 이런 나무 밑에 앉아서 웃고 뛰고 소리치는 소년, 소녀의 모습을 그리고, 또 그 소년과 소녀를 지켜보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그리다가 문득 바람이 세차게 불어 그림자와 빛의 어룽거림이 훈풍과 함께 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는  따뜻하고 행복하고 그런 순간 중에서도 지나온 세월을 돌이켜보게되는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아스라하면서 찬란한 슬픔...

이런 중2병스러운 문구 밖에 생각이 안 난다...좌우지간에 상뻬는 내게 그런 의미다. 따뜻하고 포근하고 훈훈한... 꿀을 넣어 데운 우유 같은 그런 존재. 기분이 처질 때 그의 작품을 넘기고 있으면 마음에 내려앉았던 서리가 사르르 녹으면서 어느 순간 풋-하는 웃음이 배어나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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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 The New Yorker>와 상뻬의 만남

 

1978년 <뉴요커>에 그의 첫 표지화가 실렸을 때, 그것은 일종의 문화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뉴요커>는 표지화를 선택할 때 워낙 까다롭기로 유명해 여기 작품을 싣는다는 것은 모든 그림 작가들의 꿈이었기 때문이다. 이 잡지는 상뻬에게 미국적인, 뉴욕스러운 그림이 아니라 '상뻬다운' 그림을 요청했다. 그 이후로 그는 30년 이상 <뉴요커>의 표지를 그려왔다.

이 책은 1978년부터 2009년까지 상뻬가 그린 표지화를 수록하고 있다. 또한 상뻬가 뉴욕과 <뉴요커>에 대해 품고있는 생각을 인터뷰해 담고 있다. 이 인터뷰를 통해 그가 그림에 대해 품고 있는 생각과 일러스트를 그리면서 생겼던 일화 등을 엿볼 수 있다. 좀더 어린 시절의 상뻬가 궁금하다면 <상뻬의 어린 시절>이라는 작품을 추천한다. 매번 상뻬의 책은 열린책들에서 출간했는데 별안간 미메시스라는 출판사에서 이 책을 내서 어찌된 일인가 했더니 미메시스는 열린 책들의 자회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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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표지화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이것. 1984년 3월 12일자 <뉴요커>에 실린 표지다.

인사하고 있는 관현악단원들의 팔 방향이 제각각이라서 의아한데, 맨 아래쪽 사람부터 보면 각각 자신의 옆 단원을 가리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이렇게 차례차례 시선을 옮겨 맨 끝으로 가면 마지막 사람이 두 손을 모아 공손하게 인사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지 않는 마지막 사람이 최종적으로 주목을 받게끔 인사하는 모양새가 귀엽고 유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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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2002년 5월 20일자 <뉴요커>에 실린 표지다.

이 그림이 마음에 들어서 사진을 넣은게 아니라 어색해서 넣어봤다.

상뻬는 느긋한 남부 프랑스에는 잘 어울리지만 힙합 소울과는 뭔가 잘 어울리지 않는 느낌...

들판에 누워있는 느긋한 소년의 그림이 훨씬 와닿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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