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lsea Simpson

고요함이 흐르는 은모래 정원, 교토 은각사 긴카쿠지(銀閣寺) 지쇼지(慈照寺)

by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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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각사에 와있다고 얘기한 내게 절친이 아쉽다는 듯 입을 뗐다. "매번 금각사만 가고 은각사는 못 가봤네."

사실 은각사, 긴카쿠지(銀閣寺)라는 이름은 비공식적인 것이고 공식 명칭은 지쇼지(慈照寺)라고 한다.

 

금각사는 그 명칭답게 금을 입힌 사원이지만 은각사는 그와 달리 은을 입히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많은 관광객들의 눈길은 금각사 쪽에 더 쏠리는 것 같다.

 

둘의 이름은 발음이 비슷하다. 금각사(金閣寺)는 카쿠지, 은각사(銀閣寺)는 카쿠지.

금각사는 예전에 가봤기 때문에 이번에는 은각사를 가보기로 했다.

원래 기요미즈데라도 갈 계획을 세웠으나, 한창 공사중이라는 말에 마음을 접었다.

 

긴카쿠지로 가는 길.

긴카쿠지와 난젠지를 연결하는 산책로는 철학의 길이라 하는데 벚꽃철이 되면 더 아름답다고 한다.

 

은각사로 향하던 도중 발견한 젊은이들.

전통의상을 차려입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은각사로 가는 길.

 

토끼 마네킹이 귀여워서 찍어봤다.

깨알같이 모형 당근도 가게 앞에 쌓아두었다.

 

은각사 입구. 매표소는 이 입구를 지나서 좀더 가야한다.

 

매표소까지 가는 길 한 켠에 무성하던 대나무.

 

배관시간(拝観時間), 즉 관람시간은 09:00-16:30. 다만 입장 마감이 16:30이고 관람 종료는 16:50이다.

촬영시 삼각대 사용을 자제해달라는 내용과 자전거, 식음료 반입 금지에 대한 안내도 보인다.

 

입장료는 어른 500엔, 어린이 300엔.

 

간단한 안내지와 함께 입장권을 받았다.

 

본래 은각사 겉에도 은을 입히려고 했으나 그 계획은 실현되지 못했다고 한다.

대신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것은 정성스레 조성된 모래의 향연이다.

 

은각사에서는 모래 더미에 물결 같은 빗살무늬를 내거나 산처럼 높이 쌓아올려서 자연을 형상화한다.

 

언제나 정돈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수시로 모래를 재정비하고 있었다.

 

한참 떨어진 건물을 찍었는데도 역시 단렌즈여서...ㅠ

 

역시 단렌즈여서...ㅠㅠ

 

역시 단렌즈여서...ㅠㅠㅠ

그래도 내 카메라는 최선을 다해주었다.

 

인공연못.

 

전통적인 건물과 정원, 기모노를 입은 남녀까지. 다른 세계에 들어와있는 기분이다.

 

사람이 그리 적지 않았는데도 묘하게 고요했다. 이 곳에서는 시간이 천천히 흐르고 있는 것 같았다.

 

흥미로웠던 이끼들.

 

일부러 조성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융단 같은 이끼.

 

가늘게 흘러내리는 물줄기도 다 계산 하에 만들어진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다양한 이끼에 계속 눈이 갔다. 이끼 때문인지는 몰라도 둘러보는 내내 들숨날숨이 촉촉했다.

 

단렌즈라서...ㅠㅠㅠㅠ 더 뒤로 가서 찍고 싶었지만 그러려면 뒷걸음질로 산을 넘어가야했다. ㅇ<-<

 

건물 바로 옆의 산책길.

 

그리고 푹신해보이는 이끼. 아마 통제 받지 않았다면 그냥 이 위에 누워버렸을게다. ㅋㅋㅋ

 

단렌즈 색감이 원래도 약간 파르스름한 편인데 여기 오니 공기 자체가 푸르게 찍히는 것 같았다.

 

흐린 날 방문한다는 게 처음에는 아쉬웠는데.. 둘러보면서 점점 이 흐릿함이 좋아졌다.

 

돌계단. 잘 다듬어진 편이지만 굽이 높은 신발을 신고 올라가긴 힘들 듯.

 

계단을 올라와서 긴카쿠지 일대를 담았다.

모래정원이 좀더 잘 보이게 찍고 싶었으나 만세를 하고 촬영해도 이 정도였다. ㅠ

 

호젓한 분위기를 즐기며 걷는 연인들도 많았다. 짝꿍과 함께 거닐기 좋은 곳이어서 그렇겠지.

 

금각사에 대한 감상은 금칠! 건물! 봤다!로 끝났는데(다녀왔다고 얘기하기는 좋지만 그게 다였다)

은각사는 내 주변의 모든 것이 느릿하게, 그리고 고요하게 흐르는 것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서 행복했다.

둘중 한 곳을 재방문하게 된다면 그건 아마 은각사가 될 것이다.

 

※간단한 금각사 감상 → 2015/01/26 - [마실/'15.1 오사카,교토] - [명소]교토 구경 이것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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