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 코스가 만족스러웠던 프렌치 레스토랑, 고베 레시페 Re・ci・pe レシピ
by 첼시
레시페 인터넷 예약 방법은 → 2016/04/03 - 고베 레시페 예약, Re・ci・pe レシピ 메뉴 및 위치
한국에서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을 한 뒤 방문한 레시페. 고베의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예약 당일에 따로 확인전화 같은 것은 없었다.
프렌치는 피에르에서 먹었던 게 마지막인데... 레시페는 과연 어떨까?
(피에르는 사실 디저트 빼고는 다 그저 그랬다)
고베 거리를 돌아다니다보니 예약 시간이 다 되어 발걸음을 옮겼다.
자전거가 나란히 서있다.
레시페와 자매점인 루세토의 간판이 보인다.
계단을 따라 내려간다.
정면에 보이는 것은 루세토, 오른쪽에 있는 것이 레시페.
들어가서 이름을 얘기하고 자리를 안내 받았다.
예약 메일을 보낼 때 내 이름을 한자로 적고 그 옆에 가나로 발음하는 방법도 써두었다.
직원분에게 이름을 말했더니 바로 알아듣고 예약석으로 안내해주셨다.
내가 예약한 코스는 요리사 추천 코스(세전 6,000엔, 소비세 8% 및 봉사료 5% 별도).
그날의 추천 식재료를 사용한 주방장의 추천 메뉴로 구성된다.
그래서 인쇄된 메뉴판은 따로 없고 요리가 나올 때마다 직원이 하나하나 설명해주는 식.
내가 고를 수 있는 것은 디저트 뿐.
일어를 잘 모르는게 정말 안타까웠는데..ㅠㅠ 설명을 해도 알아들을 수가 없어...ㅇ<-<
직원분이 영어를 잘 하셨더라면 좋았겠지만... 영어와 일어를 섞어가며 그럭저럭 대화했다.
서비스는 유난스럽지 않으면서도 정중하고 편안했기에 마음에 들었다.
음료 및 주류 메뉴.
글라스 샴페인(세전 1,800엔, 소비세 8% 및 봉사료 5% 별도)을 주문했다.
일행이 있었으면 하프 보틀로 시켰을텐데.. 아쉬워라. ㅠㅠㅠ
테이블 매트와 식기류.
포크, 나이프 등은 식사함에 따라 메뉴에 알맞은 것으로 바꿔준다.
나왔다. 샴페인! 와....... 샴페인부터 맛있다.
모에샹동은 화사한 향기가 좋지만 내 입맛에는 좀 쓴 편이어서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이 샴페인은 그보다 약간 더 단맛이 돌면서 상쾌한 산미가 느껴져 입 안을 씻어내기 딱 좋다.
어떤 샴페인이냐고 이름을 물어봤어야 했는데!! ㅇ<-<
아뮤즈부쉬(amuse-bouche).
프렌치 코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한입거리로 간단하게 준비되는 요리를 일컫는 말이다.
우리나라 말로는 딱히 표현할 말이 없는데.. 쉽게 말하면 웰컴 푸드? ㅋㅋㅋㅋㅋ
뚜껑을 여는 순간 그릇 안에 가둬놓았던 연기가 홀연히 피어올랐다. 마치 향이 타오르듯!
그릇 안에는 스모키한 풍미를 품고 있는 시라코(생선 이리)와 볶은 채소가 들어있었다.
이리에는 고소하면서 크리미한 감칠맛이 농축되어 있었고 채소의 단맛과 좋은 궁합을 보여주었다.
오르되브르(hors-d’œuvre). 전채 요리.
프랑스식으로 해석한 쿠시카츠와 비프 리에뜨, 그리고 래디시가 함께 나왔다.
다가오는 봄을 형상화해서 만들었다는 설명답게 장미와 꽃가지가 함께 꽂혀 나왔다.
보통 글을 쓸 때 우리말로 대체할 수 있는 단어는 그렇게 쓰는 편인데.. 이번에는 그게 안 된다. ㅠㅠㅠ
쿠시카츠는 꼬치에 재료를 꿰어 만든 튀김요리. 말하자면 꼬치튀김이다.
레시피에서는 이 쿠시카츠를 프렌치 풍으로 만들어서 냈다. 재료는 작은 생선과 새우.
오사카에서도 못 먹은 쿠시카츠를 고베에 와서 먹다니 ㅋㅋㅋ
입 속에서 캐스터네츠를 연주하는 것처럼 바삭바삭 잘강잘강 씹히는 느낌이 유쾌했다.
래디시와 비프 리에뜨. 빨간 무 래디시는 조그마한 것을 써서 부담없이 먹을 수 있었다.
리에뜨(Rillettes)는 고기, 생선을 으깨어 페이스트처럼 만드는 요리인데 그대로, 혹은 빵 등에 발라먹는다.
빨간 래디시가 어우러져 마치 화분을 퍼먹는 ㅋㅋ 느낌이었다.
짭조름한 리에뜨 덕에 샴페인이 술술 넘어갔...ㅇ<-<
오르되브르까지 먹고 나니 빵과 버터가 나왔다. 작은 바게뜨와 곡물빵이었는데 직접 굽는 듯.
겉은 아주 단단하고 바작바작하면서 속은 고소하고 따끈따끈해서 정말 맛있었다.
요리만 맛있는 줄 알았더니 빵도 수준급이다. 훌륭...ㅠㅠㅠ
버터는 부드럽고 달콤한 크림 풍미가 좋고, 중간중간 소금 알갱이로 짭짤한 포인트를 줘서 마음에 들었다.
채소와 생선 요리.
왼쪽은 슈파겔 무스에 저민 채소를 올리고 아마도 데친(?) 슈파겔과 비트소스를 곁들인 것.
오른쪽은 연어회에 게살, 생선알을 올린 뒤 콘소메 젤리를 덮고, 얼린 사워크림소스를 곁들인 것이다.
신선한 채소 요리로 다가오는 봄을, 얼린 사워크림소스로 물러가는 겨울 눈보라를 표현한 것 같다.
저민 채소와 슈파겔 무스, 그리고 비트 소스.
슈파겔(spargel)은 독일어로 아스파라거스를 뜻하는데, 그 중에서도 흰 아스파라거스를 의미한다.
신선하고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었다. 아작아작 씹히는 채소도 별미.
연어회, 게살, 생선알, 콘소메 젤리, 그리고 얼린 사워크림소스. 음식 사진 찍기 너무 힘들다....ㅇ<-<
연어는 숙성을 잘 시켰는지 씹는 맛이 부드럽고, 게살은 감칠맛을, 생선알은 톡톡 터지는 재미를 주었다.
콘소메는 맑은 수프(consomme)인데 우리가 흔히 먹는 걸쭉한 수프(포타주 potage)와 대별되는 것이다.
한 마디로 고깃국물 등으로 끓인 맑은 국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그걸 젤리로 만들어 연어 위에 얹었다.
부드럽고 풍성하고 바다 냄새가 나는 요리여서 좋았다.
생선 요리. 바닷가재와 광어를 페이스트리로 감싸서 구운 것.
곁들여 나온 것은 볶은 버섯과 채소, 소스는 새우엑기스를 넣은 거품과 샴페인 풍미의 크림소스
처음에 오마르에비라는 설명을 들었는데 검색해보니 로브스터로 나온다. 바닷가재 맞는 듯.
페이스트리의 버터향이 바닷가재와 광어의 풍미에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새우엑기스 거품과 샴페인 크림소스는 먹으면서도 굉장히 우아한 맛이 나서 감탄했다.
몇 방울 없는 크림소스가 이리도 맛있을 수가 있다니...
버섯과 채소를 익힌 정도 역시 훌륭하다. 매끄럽고 고들고들하게 씹히는 느낌이 마음에 쏙 들었다.
분자요리 할거면 이렇게 해야합니다. ㅠㅠㅠㅠ
메인 나올 차례가 되니 식기류를 다른 것으로 바꿔준다.
오리가슴살과 푸아그라 구이, 위에 얹은 것은 트뤼플 저민 것. 곁들임은 버섯 시금치, 당근이다.
소스는 오리뼈에서 뽑은 육수를 이용한 그레이비, 그리고 발사믹 두 가지를 냈다.
오리가슴살은 탄탄한 조직을 살려 적당히 잘 익혀냈고 푸아그라와 트뤼플의 녹진한 풍미도 좋다.
놀라운 것은 곁들임. 내가 알던 버섯과 시금치와 당근 맞나...?!
시금치는 아삭함이 가실 정도로만 살짝 익힌 것 같은데 나긋나긋하게 씹히는 느낌이 정말 좋다.
버섯도 질긴 느낌 없이 부드럽게 씹히고 당근도 불쾌하게 물컹하지 않고 고들고들한 맛이 난다.
디저트가 나올 차례. 식기류는 디저트용으로 바꿔주었다.
내가 고른 것은 추천 받은 메뉴였다.
그 때는 그냥 이치고(딸기)라는 말만 듣고 골랐는데 지금 메뉴판을 보니 파리브레스트였다.
파리브레스트(Paris-Brest)는 슈의 일종. 보통 도넛 모양으로 구워내 크림 등을 넣어 먹는다.
슈껍질 속에 아이스크림을 채우고 딸기를 얹은 뒤 설탕 공예로 마무리한 모양새가 귀엽다.
맛은 평범한 편. 디저트는 피에르가 나았다(워낙 독보적이어서).
디저트와 함께 나온 커피. 크게 쓰거나 시지 않고 적당히 구수했다.
함께 나온 크림과 설탕.
이번 식사가 아주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다음번에도 방문할 생각이 있다.
이곳 때문에 고베를 다시 와야겠다고 생각했을 정도.
프렌치를 처음 접해서 익숙치 않은 사람들도 매료시킬만한 맛. 또 가고 싶어지네. ㅠ
※디저트는 아주 맛있었던 피에르 → 2014/03/20 - 만다린 오리엔탈 홍콩 피에르
레시페 위치. 고베 산노미야역과 가깝다. 전화번호는 078-221-0131
레시페.. 레시피.. 레서피.. 보통 '레시페'로 검색했을 때의 결과가 가장 관련성이 높았다.
영어로 찾을 때는 Re・ci・pe 이걸 그대로 복사해서, 일본어로는 神戸 レシピ 를 찾으면 된다.
※레시페(Re・ci・pe レシピ) 홈페이지 : http://recette.jp/recipe/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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