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lsea Simpson

시간이 멈춘 듯한 단풍 절경, 도후쿠지 京都 東福寺 교토여행 게이한패스 코스 추천

by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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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에서도 단풍 명소로 손꼽힐 만큼의 절경을 자랑한다는 교토 도후쿠지(京都 東福寺).

구글링할 때 지하철역은 도후쿠지 역으로 나오고, 사원은 토후쿠지로 나온다. 영어 표기는 Kyoto Tofukuji.

선종 사원이다보니 참선 수행을 위해 지어졌을 것이고, 그래서인지 경내 분위기도 호젓하고 고즈넉하다.


동복사

게이한 전철의 도후쿠지역에서 나오면, 길목마다 안내판과 안내요원이 길을 알려준다.

절대 길을 잃어버릴 수가 없으니 안심해도 된다.


내가 다녀온 시기는 11월의 보름날 즈음.

교토의 단풍은 11월 하순(21~30일)이 절정이라는데, 정확한 건 그해 기후에 달려있다.

이상고온이 계속되면 12월이나 되어서야 단풍이 절경일테고, 갑자기 추워지면 앞당겨지고 뭐.

일본의 2016년 가을 단풍 현황을 나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사이트가 있어서 링크 넣었다.

※링크는 여기→http://www.japan-guide.com/blog/koyo16/


도후쿠지 가는 길에 늘어진 단풍도 곱다.

이파리가 누렇게 시들거나 쪼그라드는 것 없이, 푸른 잎 그대로 발갛게 물드는 것이 신기했다.

수줍게 말 한 마디 붙였을 뿐인데 귀뿌리부터 붉어지는 아씨를 보는 것만 같았다.


모두 다 붉지 않아도 충분했다. 색채의 어울림 자체 그대로 좋았다.


이제 입구 직전인데 이미 감탄하고 있었다.

들어가서 더한 별천지가 펼쳐질 거라곤 꿈에도 생각 못 했고.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있는 구름다리에서 한 컷.


구름다리 위에서 바라보니, 단풍도 노을에 불그레하게 물든 뭉게구름 같았다.


촬영금지 같은 픽토그램이 붙어있는데... 제재가 없는 걸 보니 아마 삼각대만 금지인 것 같다.


다리를 건너왔다. 일본 특유의 느낌이 가득한 건물들.

이날 흐린 데다가 드문드문 비도 뿌렸기 때문에, 사진 색감이 우중충하다.


매표소.

사원에 입장하는 것은 무료인데 호조(方丈)나 쓰텐교(通天橋)와 가이산도(開山堂) 참배는 유료.

입장료는 어른 400엔, 중학생 이하는 300엔. 둘러볼 풍경에 비하면 저렴하다 싶은 요금이다.


나도 표를 구입하고 쓰텐교와 가이산도를 구경하기로 했다. 엄마 손 찬조 출연!

400엔짜리 입장권 하나를 구입하면, 쓰텐교라는 다리를 건너 가이산도라는 불당을 볼 수 있다.


초입인데 벌써 찬란해... 번들을 들고 갔으나, 여긴 내 사진으로 담을 수가 없었다.

이 아찔함을 눈으로 보고, 머리에 새기고, 하는 게 최선이었다.


비가 와서 우비를 뒤집어쓰고 돌아다녔다.


신비로운 요정의 숲에 온 기분! :D


비가 오는 날이었지만 단풍 명소인 만큼 사람이 적지 않았다.


은각사 때도 느꼈지만, 이끼를 보면 눕고 싶다. 비취 위에 루비를 쏟은 듯, 청라 위에 장미를 떨군 듯 영롱했던 단풍.


이전에 긴카쿠지(은각사) 글을 쓰면서는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곳'이라고 표현했었는데...


도후쿠지는 '시간이 멈춘 곳'이라 일컫고 싶다.


가이산도로 이동하기 직전에 입구 쪽을 보고 찍은 사진.


안쪽으로 들어가니 가이산도 본당과 함께 일본 특유의 모래정원이 나왔다.

빗줄기가 꽤 거세져서, 우리는 잠시 처마 밑에 앉아 비를 긋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으로 북적거리는데도, 주변은 소란스럽지 않았고 알 수 없는 고요함마저 흐르고 있었다.


좀전까지 나를 압도하던 황홀한 단풍과, 새하얀 모래를 적시는 빗방울, 눈앞에 펼쳐진 울창한 숲까지...

그 순간을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어쭙잖은 미사여구를 갖다대기도 부끄럽다.


정원을 둘러보던 엄마의 눈동자가 어느 때보다도 맑고 투명하게 빛나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ㅋㅋㅋㅋ

(이번 간사이여행을 통틀어서 엄마가 최고로 꼽으셨던 것이 도후쿠지의 단풍 구경이었다!)


그동안 내가 단풍을, 아니 자연을 앞에 두고 말문이 막힐 정도로 가슴 벅찬 적이 있었던가?


내 짧지 않은 삶을 되짚어봐도, 손꼽을 정도로 값진 경험이었다.


도후쿠지 위치는 여기. 구글에서는 '토후쿠지'로 검색해야 사원이 잡힌다.

관람시간08:30-16:30, 다만 가을 참배 종료(언제인지???)부터 3월까지는 09:00-16:00라고 한다.

입장은 폐관 30분 전까지, 유료 관람권은 현금 결제만 가능한 듯.

사실 일본은 카드 결제가 되지 않는 곳이 의외로 많아서, 현금을 넉넉히 준비하는 게 좋다.



<이미지출처 - 게이한패스 안내 페이지 캡처>

여기서부터는 지난번 게이한(케이한) 패스 글에 보충하는 내용.

교토-오사카 광역패스(1일권, 2일권으로 두 종류)를 구입했을 때 다닐만한 코스를 추천한다.

참고로 교토-오사카 1일권 가격은 700엔, 2일권은 1,000엔, 교토만 1일권은 500엔(아동은 각각 반값).


게이한패스 교토-오사카 버전은 오사카 요도야바시에서부터 교토 데마치야나기까지 갈 수 있다.

이 패스 하나만으로 후시미이나리, 도후쿠지, 기요미즈데라, 야사카신사, 헤이안진구 등의 관광명소와,

기온시조, 산조 등 교토의 번화가, 일본 녹차의 명산지인 우지(뵤도인)까지 다닐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 참고 → ※게이한(케이한) 패스 안내 페이지 http://www.keihan.co.jp/travel/kr/tickets/special



잘하면 한큐에(...) 다 찍을 수 있는 일정이기 때문에, 게이한 1일 승차권으로도 충분히 클리어 가능하다.

나의 추천 순서는 남쪽부터 올라가면서 우지 뵤도인-후시미이나리-도후쿠지-기온시조(+야사카신사).

기온 거리와 야사카 신사는 해가 저문 뒤에 더 아름답기 때문에, 저녁에 들르는 게 나을 것 같다.

같은 패스로 헤이안진구까지 갈 수 있는데, 그곳은 관람 시간이 06:00-17:00(정원은 08:30-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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