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lsea Simpson

[교양-음식]차 Le Thé(창해ABC북 028)

by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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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창해 ABC북 28)

저자
스테판 멜시오르 뒤랑 외 지음
출판사
창해 | 2000-12-20 출간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책소개
이 책은 중국에서 영국, 인도에서 지중해, 러시아에서 케냐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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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이 아닌 음료의 양대 산맥을 꼽는다면 단연 커피와 차일 것이다. 커피는 커피나무에서 체리를 수확해 그 속에 들어있는 원두를 볶아 우린 물을 마시는 음료로, 활기찬 대화와 각성효과, 보사노바 뮤지션 등을 연상시킨다. 차는 차나무에서 찻잎을 따서 그 잎을 덖거나, 발효시키거나, 또는 반만 발효시켜 우린 물을 음용하는데, 커피와는 달리 고요한 명상, 시를 읊는 문장가와 산사의 스님, 잔잔한 해금 선율 등을 떠오르게 한다. 두 음료 모두 차갑게도, 뜨겁게도 마실 수 있고, 이를 응용한 다양한 음식들도 널리 사랑받고 있다. 평소의 내 음료 기호는 커피 쪽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차류에 대한 관심의 끈 역시 계속 쥐고 있다((특히 디저트류!).

 

차의 기원 : 신농씨의 나뭇잎과 달마의 눈꺼풀

 중국에서는 차의 기원에 대해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고대 중국의 삼황오제중 하나였던 신농씨는 백성의 건강을 염려하여 늘 끓인 물을 마시도록 당부했다. 어느날 그가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 나무 밑에 앉아 물을 끓이는데 갑자기 바람이 불어 나뭇잎 세 장이 물 속에 떨어졌다. 신농씨는 나뭇잎의 향이 우러나온 이 음료를 마시고 매력을 느끼고 이 나무에 '차나무'라는 이름을 붙였다(이를 고증된 역사라기보다는 일종의 전설로 받아들이는게 타당할 것이다. 신농씨는 단순한 사람이 아니라 농업을 주관하는 신으로 여겨졌으며, 그 생김새 또한 소의 머리에 사람의 몸을 한 신비로운 존재였기 때문이다.).

 불교에서 내려오는 또다른 전설에 의하면 차는 달마로부터 기원했다고 한다. 9년간 명상을 하다 지친 그가 잠시 잠들었다 깬 적이 있었는데, 그가 자신의 나약함을 스스로 꾸짖으며 눈꺼풀을 잘라 땅에 심었더니 그 곳에서 두 그루의 차나무가 솟아났다는 것이다.

 이런 전설을 토대로 생각건대, 고대인들은 차를 건강 증진 또는 각성 효과를 기대하며 마신듯 하다.

 

역사 속의 차 : <보스턴 차 사건>

 역사 속에서 차를 둘러싸고 일어난 사건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보스턴 차 사건>일 것이다. 이는 1773년 12월 미국 보스턴 항에서 미국인들이 영국에 대항하여 일으킨 사건으로, 미국 독립 전쟁의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

 당시 미국의 식민지 개척인들은 영국 정부의 무거운 과세에 대해 계속적인 불만을 갖고 있는 상태였는데, 1773년 12월 영국 국왕 조지 3세가 미국 식민지 주민들에 대해 차별적인 관세 조치를 시행하는 차 조례에 서명을 하는 일이 있었다. 섬유, 공산품 다음으로 많이 수입하는 차에 대한 세금이 과중해짐에 따라, 미국에서는 영국 차 불매 운동이 시작되었고, 인디언으로 위장한 미국의 식민지 반군이 영국 동인도회사의 선박에 침입해 배를 파괴하고 차를 바다에 던져버렸다.

 

차의 종류 : 비취와 황옥과 호박과 진주

 차의 종류를 구분하는 기준 중 대표적인 것은 찻물 색에 따라 나누는 방법이다. 이는 중국에서 기원한 것으로, 차의 종류는 이에 따라 녹차, 홍차, 반발효차, 백차 등으로 나뉜다. 차를 제조하는 방법으로 나눌 경우에는 반발효차, 발효차 등으로 나뉜다.

 녹차와 홍차는 같은 차이며 단순히 제조 방법에 따라 그 종류가 나뉠 뿐이라는 말이 있는데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얘기다. 본래 차는 차나무에서 채취한 잎을 가공해 만드는데, 발효를 시키지 않고 덖어서 만들면 녹차, 발효시키면 홍차, 반 정도만 발효시키면 반발효차(우롱차 등)가 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 잣대를 일률적으로 적용해 각각의 차를 모두 동일한 것으로 치부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으며, 차 종류를 구분하는 법 중 하나로 받아들이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다도 : 센 리큐의 <차에 대한 일곱 가지 법칙>
"맛있는 차를 만들라.

 목탄을 이용해 물을 끓여라.

 신선한 꽃을 준비하라.

 여름엔 신선함을, 겨울엔 따뜻함을 느끼게 하라.

 느긋한 마음으로 준비하라.

 부드러운 감수성을 지녀라.

 차를 대접하는 자에게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라."

- 센 리큐(千利休, 1522~1591), <차에 대한 일곱 가지 법칙>

 17세기까지 일본의 다도에는 정해진 규칙이 없었다고 한다(다도는 원래 불교 의식이었다고 한다). 전문화된 다실이 등장한 것은, 도쿠가와 막부가 권력을 잡았을 무렵이라고 한다. 체계적인 다도 교육을 시행하고 다도 원칙을 세운 것은, 센 리큐의 손자인 센 소탄(千宗旦, 1578~1658)이었다. 센 소탄의 세 아들들은 각각 우라센케(裏千家), 오모테센케(表千家), 무샤노코지센케(武者小路千家)라는 이름의 다도교육원을 세웠고, 센 리큐와 센 소탄의 정신을 이어받아 다도를 교육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인기있는 유파는 우라센케 유파라고 한다.

 다도는 따로 마련된 다실에서 행해지는데, 따로 가구를 배치하지 않은 다실은 소박한 인상을 준다. 방의 윗목은 바닥을 돋우어 높게 만들어놓고, 중앙에 난로와 주전자를 놓아둔다. 안주인은 손님에게 처음에는 진한 농도의 차를, 그 다음에는 좀더 연한 차를 대접하는데, 이 때 쓰이는 차는 고운 분말 형태의 말차(抹茶)로, 가볍게 요기할 수 있는 음식과 함께 나온다.

 

※그동안 읽은 창해ABC 중 식문화와 관련된 시리즈↓

 - 2015/04/01 - [교양]커피 Café(창해ABC북 006)

 - 2015/03/02 - [교양]꿀 Miel(창해ABC북 043)

 - 2015/03/23 - [교양]초콜릿 Chocolat(창해ABC북 015)

 - 2015/06/02 - [교양]향신료 Les Épices(창해ABC북 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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