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그러모으기 028(의식의 흐름 좇아가기)

오늘/오늘하루

2020. 6. 4. 14:04

클립 삽입하는 플러그인이 갑자기 안 돼서 일단 html로 넣기.

영상은 Sarah Vaughan의 <What a Difference a Day Made>


아마 아빠 작품이었던 김치찌개 움짤.

이번 글은 '그러모으기'라는 표현에 걸맞지 않게 구성이 소박하다.

이 움짤 밑으로는 단 한 끼에 대한 기록 뿐.


병원 다녀오는 길에 마트 들렀다가 손바닥보다 작은 양갈비 두 대를 샀다.


굽기 1시간 전에 미리 꺼내놓고 양념 준비.

대개 양고기에는 민트 젤리를 곁들이지만, 나는 요리나 디저트에 들어가는 민트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넛멕, 마늘가루, 소금, 후추를 쓰기로 했다.


후추 넉넉하게 갈아서 뿌리고 연육 작용을 도와줄 올리브유도 쪼르륵.


양고기를 호일로 잘 감싸서 마리네이드 되길 기다리는 동안 나머지를 준비한다.

가니쉬 모둠...이라고 쓰지만 사실은 냉장고 속 자투리 재료 정리.

생사를 오가는 버섯을 꺼내고, 버터 한 조각에 자색 양파도 조금 썰어두었다.

웬일로 집에 로즈마리도 있다. 888원으로 세일해서 샀지 안 그랬으면 오늘 네 자리는 없었다.


불을 최대한 세게 올려서 팬을 바짝 달군 다음 버터를 던져 넣고 양갈비를 굽는다.

미듐 웰 정도로 익히고 싶어서 양면을 각각 1분 30초씩 구운 다음 새로운 호일로 감싸서 3분 가량 레스팅.


양갈비가 레스팅되는 동안 곁들임을 조리한다.


완성.

처음 넣은 로즈마리 가지는 볼품없이 타버려서 새로 조그마한 이파리 하나 꺼냈다.


흙냄새가 조금 묻어나는 양고기에 상쾌한 로즈마리 풍미가 어우러져 아주 근사한 향기가 난다!


샐러드도 준비하고.

사진 속 분량만큼 먹은 다음에 비슷한 양을 한번 더 덜어먹었다.

물론 푸성귀 역시 냉장고 속에서 운명 직전인 걸 구출한 것이지만 사진은 아닌 척.


양 특유의 사각거리는 지방질에 촉촉한 육즙이 혈관에 바로 스미는 느낌이다.

먹으니까 좀 살겠다.


버섯도 훌륭해.

맛있다... 수혈 받는 것 같은 식사였다.


새벽에 내 잠을 세 번이나 깨운 후추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