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lsea Simpson

[교양-음식]모든 것을 먹어본 남자 by 제프리 스타인가튼

by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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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먹어본 남자. 1

저자
제프리 스타인가튼 지음
출판사
북캐슬 | 2010-03-02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모든 음식을 먹고 만들어본 최고의 음식 평론가의 미식의 세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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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먹어본 남자. 2

저자
제프리 스타인가튼 지음
출판사
북캐슬 | 2010-03-09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모든 음식을 먹고 만들어본 최고의 음식 평론가의 미식의 세계이 ...
가격비교

 

<모든 것을 먹어본 남자 The man who ate everything> by 제프리 스타인가튼 Jeffrey Steingarten, 이용재 옮김

시리즈로 나온 책은 도서 정보를 권별로 넣어야하네. 이건 좀 불편하다.

1,2권 모두 다 읽은지는 몇 달 됐는데 한번 더 읽고 감상을 남기는게 옳다 싶어서 글을 적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요즘 읽고 있는 책들이 다 호흡이 길어서 완전히 다 읽어내린 뒤 시간을 두고 반복해서 읽는 내 독서 습관에 적잖이 부담되긴 한다.

 

어쨌든 각설하고, '알고 먹자'라는 심지를 품고 출간됐던 이용재님의 <외식의 품격>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스타인가튼의 저작도 마음에 들 것이다(이 책 역시 이용재님이 번역한 책. 음식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번역과 주석이 읽기 편하다).

음식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제대로 알고 먹는 것을 넘어서 그 지식을 응용해 원리와 법칙을 찾아내

새로운 음식에 응용하는 것까지 적고 있는게 마치 여행기를 보는 것 같다(새로운 맛을 찾아나서는 모험..?).

제목과 표지에 있는 글귀('최고의 음식 평론가가 말하는 음식의 진실')가 내용과 참 적절하게 어우러지긴 하는데

요새는 '최고', '진실'이라는 단어가 너무 남발돼다 보니 정작 임자를 찾은 자리에서 오히려 식상해보이는게 안타깝다.

 

읽기 전까지는 "정말 모든 것을 먹어본 남자가 맞는거야?"라는 의구심이 생기기도 하고

"네가 뭔데 모든 것을 먹어봤다고 자신있게 단언하는거야?" 뭐 이런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일단 첫 장을 넘기고 나니 작가에게 애정이 샘솟기 시작했다. '모든 것을 먹어 본' 것이 피상적인 의미가 아니라 정말 열린 마음으로 음식을 받아들일 자세가 됐다는 뜻임을 알았다.

책 서두에는 그가 두려워하는 음식을 쭉 적은 뒤 실제로 그 장벽에 어떻게 도전했는지를 짧게 적고 있다.

음식에 대한 호불호를 지속적인 반복을 통해 무디게 만들고 극복해나가려는 자세가 마음에 들었다.

 

그가 음식을 대하는 태도는 흡사 미생물을 배양하는 과학자처럼 철저하면서 집요하고 경건한 느낌마저 든다.

자연 발효빵을 굽기 위해 밀가루를 신중하게 고르고 하루하루 '셰프'(발효종을 일컫는 말)의 상태를 기록하는 일지는

로빈슨 크루소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건기와 우기를 지나 사냥을 하고 농사에 성공하는 일대기를 보는 것 같다.

보통 '바삭바삭하게 튀겨서 맛있어요.', '산 속에 있는 샘물이라 물맛이 좋네요.' 등의 감에 의존하는 평가는 접어두고

물맛이 어떤 광물질에 의해 좌우되는지 면밀히 검토한 뒤 배합하고, 완벽한 으깬 감자를 위해 품종과 세포구조와 조리하는 물의 온도까지 연구하는 집요함에 기가 질리기도 하지만 그런 자세가 보통의 식도락가와 전문 음식 평론가를 구분해주는 차별점이 된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그의 책은 유익하면서도 유쾌하다! 편집증 환자 이상으로 한 음식맛을 끌어올리기 위해 파헤치고 또 깊이 들어가는데 그 과정이  42년생 할아버지의 여정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어린아이같은 호기심과 열정이 가득해 귀엽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1장|음식을 둘러싼 진실|2장|음식과 건강|3장|음식에 관한 편견 뒤집기|4장|식도락 기행|5장|먹어야 제맛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주제에 맞는 음식을 선정해 소개..가 아니고 탐구하고 있다(개미굴 파듯 집요하게 파고 들어간다.). 그가 미국인이어서 그런지 책의 내용은 미국을 비롯한 유럽 음식에 치중되어 있고 동아시아 음식은 책 서두의 김치(그는 김치에 익숙해지기 위해 열 가지의 김치를 계속해서 맛보았다고 한다, 그가 두려워하던 다른 음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자세를 취했다.)와 2권에 소개되는 '교토의 음식 문화'정도가 전부다(와규도 책에 쓰고 있기는 하지만 그걸 동아시아 음식으로 국한시키는 것은 어폐가 있다.).

그의 그 집요한 연구 자세로 한국 음식에 대해서도 탐구하고 맛을 내는 원리와 과학적인 근거를 분석해주면 대단히 흥미로울 듯하다. 우리나라의 음식의 전통에 대해 연구한 책은 많지만 이런 식으로 철저하게 파고 들어간 책은 없는 것 같아서 아쉽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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