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lsea Simpson

[커리]실패한 커리(feat. 수리 타이 옐로 커리 페이스트)

by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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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처참한 패배의 현장을 기록해보고자 남기는 글.

김치찌개 만들어먹고 남은 돼지갈비로 커리를 만들어보려고 시도했다가 시원하게 말아먹은 이야기다.

다음을 위해 실패의 현장을 차근차근 적어내려가본다.

돼지갈비 300g 정도. 살코기 부분이어서 뼈가 많지 않았다.

끄트머리에 붙은 뼛조각 대여섯개가 전부.

 

코코넛밀크. 냉동실에 있는걸 몽땅 쓰기로 했다.

이게 큰 패인 같은게... 난 코코넛밀크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데...OTL

1인분에 한 두 큰술 넣으면 충분한 것을 아주 들이붓는 바람에 느끼해졌다.

 

일단 갈비는 핏물을 제거하기 위해 30분 정도 찬물에 담가두었다.

 

월계수잎과 통후추를 넣고 1시간 정도 삶아서 부드럽게 만들었다.

남은 물도 육수로 쓰려고 했는데 기름이 워낙 많이 떠서 그냥 버렸다.

 

갈비가 식은 뒤 살을 발라서 잘게 찢어두었다.

 

오늘 쓸 카레는 페이스트 형태로 된 수리 타이 옐로 커리.

400g에 7,800원이다.

 

마른 붉은 칠리와 마늘, 샬롯, 큐민, 고수, 소금, 레몬그라스, 강황 등이 들어가있다.

1인분에 25g 정도 쓰면 된다고 한다.

 

찰흙덩어리 같은 페이스트가 비닐팩에 담겨있다.

 

굉장히 되직한 된장 같은 농도.

대강 꺼냈는데(저울 사기 전이었다) 한 70~80g 정도 될 듯.

 

집에 별다른 채소가 없어서 그냥 코코넛밀크를 바로 부었다.

 

고기를 넣은 뒤 간을 보는데 아뿔싸... 엄청나게 짜다.

물을 아무리 넣어도 짜다 못해 목구멍이 아릴 지경...ㅠㅠㅠ

간수로 국을 끓여도 이것보다는 싱겁겠다. 어떻게 이렇게 짤 수가 있지?

 

결국 건더기만 대강 건져서 먹고 작별을 고했다.

남은 페이스트는 일단 냉동시켰는데 이걸 어떻게 활용해야할지 매우 두렵다.

 

실패의 원인을 찾아보자면 크게 두 가지가 되겠다.

우선 커리의 염도를 고려하지 않고 아무 재료나 막 때려넣었다는 것.

그리고 코코넛밀크의 느끼한 고소함을 알면서도 비율 재지 않고 커리에 다 퍼부은 것이다.

커리에는 죄가 없지...ㅠㅠ 좀더 잘 써먹을 방법을 궁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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