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리움-ART SPECTRUM 2014(5.1 - 6.29)

 

아트스펙트럼은 격년제로 운영되고 있는 리움의 기획성 전시회로, 변화와 혁신, 창의를 주도하는 신진 작가를 선정해

작품을 공개하고 있다. 리움 개관 10주년, 즉 다섯번째 아트스펙트럼을 맞이하여 향후의 성장 가능성이 주목되는

젊은 작가들을 추천받고자, 리움 소속 큐레이터 외에도 외부 평론가와 큐레이터를 별도로 섭외했다.
이번 기획전에 참여하는 작가는 김민애(설치), 박보나(영상), 송호준(설치), 심래정(영상), 이완(영상과 생산품),

이은실(수묵), 장현준(퍼포먼스, 설치, 영상), 정희승(설치), 제니 조(유채), 천영미(설치)로 총 열 명이다.

이번 전시회는 회화나 조각같은 전통적인 매체 외에도 사진, 설치, 영상, 퍼포먼스 등 장르를 가로지르는 작품을

전시함으로써 한국현대미술의 다면성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 - 리움 홈페이지 http://leeum.samsungfoundation.org/html/exhibition/main.asp?types=2>

 

 

 

기획전시를 하고 있는 공간의 상징성이 잘 드러나도록 유리창에도 ARTSPECTRUM 2014라고 새겨놓았다.

 

 

 

DAY PASS 역시 이번 전시의 메인 색상인 주황색.

리움미술관은 기획전에 한해서 사진 촬영이 가능하긴 하나 휴대전화로만 찍을 수 있고 카메라 지참은 불가능하다.

휴대전화로 촬영시에도 플래시를 터뜨리는 것은 금지되어있다.

금번 기획전 입장요금은 대인 6,000원, 청소년 4,000원이며 상설전까지 모두 관람할 수 있는 DAY PASS는 대인 12,000원, 청소년 7,000원이다. 기획전 설명은 평일 11시, 13시, 15시(한국어), 주말 14시(영어)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그래셔 여기서부터는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들.

 

 

 

'현대 미술'하면 '이게 과연 예술의 범위에 들어가는가?'하는 당혹스러움과 난해함이 느껴진다고 하는 사람들이 다수일텐데

이 전시회 역시 그러한 기대(?)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작품들의 연속이다.

내가 갔을 때는 마침 전시 설명이 진행중이어서 내가 알아서 구경하다가 설명을 듣다가 하면서 관람했다.

설명을 듣지 않고 돌아다니면 작품을 쉽게 지나치고 당장의 가시적인 부분만 목도하고 경악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상자를 쌓아놓고 벽 한 켠에 몇 마디 끄적거린 작품이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끄적거린다는 표현이 비하하는 의미는 아니다.

말 그대로 작가가 정좌하고 붓글씨를 쓴게 아니라 자유롭게 의도하는 바를 적어내려갔다는 뜻이다.)

 

 

 

영상을 틀어놓고 작가가 퍼포먼스를 위해 작품 근처에 등장하기도 한다.

 

 

 

작가가 퍼포먼스와 관계없이 전시장에 들어오는 것인지

'사진의 작가와 비슷한 사람이 있더라도 퍼포먼스는 아닙니다.'라는 주의사항도 적혀져있다.

(실제로 내가 방문했을 때도 비슷한 사람이 있었으나! 퍼포먼스하는 시간이 아니기에 얌전히 구경만 했다.)

 

 

 

천영미 작가의 <완벽한 원들>. 이 작품의 경우도 설명을 듣고 작가의 의도를 깨달았다.
그냥 보기에는 별 의미없는 동그라미를 연속해서 그린 것에 불과한데 작가의 의도는

아무리 완벽한 원을 그리려고 해도 인간의 신체적 한계로 인해 완벽한 원은 그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앞에 전시되어 있는 스티로폼 조각 역시 작가가 최대한 원에 가깝게 깎아내었다고 한다.

실제로 공장에 의뢰해 손으로 직접 조각해달라고 요청했을 때 이게 손으로 깎아서는 될만한 일이 아니기에

기술자가 동그랗게 성형한 스티로폼을 사출해서 그걸 손으로 깎은 것마냥 적당히 다듬어 내놓았다고 한다.

작가는 이는 자신의 의도와 부합하지 않는다며 직접 다시 작업했다고 한다.

 

 

 

역시 천영미 작가의 <구름기둥 불기둥>.

종교적인 내용을 담은 초자연적인 현상을 고대 철학자 플라톤의 정다면체와 연결하여

전시장 내에 대형 조각으로 변화시킨 작품이다.

색채의 조화, 선과 면이 모여서 이루는 형태의 아름다움, 명암과 원근감이 주는 깊이 등이 주가 되었던 고전 미술과는 달리

현대 미술은 부조화, 파괴, 동적 요소 등을 가미해 더 이상 '눈으로 보기에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다.

단순히 시각적으로 보고 아, 아름답네 하고 넘어갈 수도 없고 넘어가기 전에 작가의 의도와 작품이 만들어진 환경까지도

면밀하게 공부해야하는, 어떻게 보면 관람객들이 좀더 부지런해질 필요가 생긴 것이다.

게으르고 배경지식이 자라는 나로선 팜플렛이라도 한 글자 더 읽고 작품 설명 한 마디라도 더 들어야 이해가 될 듯하다.

 

 

 

내려오다가 소담스럽게 피어난 장미가 너무 예뻐서 찍었다.

붉은색을 넘어서 깊은 자줏빛마저 느껴지는 꽃송이가 참 탐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