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lsea Simpson

나의 식이조절 답사기 : 서막

by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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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 식이조절의 종착지는 장밋빛 미래가 될 것인가 핏빛 비극이 될 것인가...(시작도 안했는데 말이 많다).

추석 끝나고 목요일부터 마중물 붓는 셈 치고 꼼지락꼼지락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나름 챙겨먹었다 싶은 한 끼만 끄적여봤다.

 

 

 

목요일 저녁

 - 두부샐러드(모닝두부 140g 1팩 + 꽃송이상추 + 라디치오 + 오리엔탈드레싱 1T)

 - 찐 블랙아지헤이호박 100g, 탄산수

 

기계체조하는 지인에게 스쿼트와 비슷한 하체 운동을 배운 적이 있는데(난 이걸 얼치기 스쿼트라고 부른다)

밥먹기 전에 이 얼치기 스쿼트를 음악 네 곡을 들으면서 자세 바꿔가며 쭉 하고 난 다음에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 레그레이즈, 그리고 플랭크를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스트레칭으로 마무리했다.

그리고 알았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이 이렇게 적다니...ㅋㅋㅋ 재활용도 안될 체력이여...

 

씻고 나와서 물을 마시고 종아리를 세븐라이너에 집어넣고 누워서 멍-하니 있다가 샐러드와 단호박으로 저녁을 먹었다.

블랙아지헤이호박이라고 새로운게 나왔길래 사다가 쪄먹어봤는데 보통 단호박보다 물내가 덜하고 고급스러운 단맛이 난다.

단호박 종류를 먹을 일이 있으면 앞으로 이걸 골라야겠다.

밥먹고 기운내서 청소하고 노닥거리다가 누웠는데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식이조절이냐 일기냐 이거).

 

 

 

금요일 저녁

 - 달걀샐러드(반반숙으로 삶은 달걀 2개 + 꽃송이상추 + 라디치오 + 파인애플드레싱 1T)

 - 찐 블랙아지헤이호박 100g, 탄산수

 

집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었다.

채소는 미리 씻어서 냉장해둔걸 썼고 단호박도 손질을 이미 마친 상태여서 균일한 크기로 썰어서 바로 익히니 편했다.

달걀을 삶아 식히면서 방을 정리하고 단호박을 찌고 채소를 먹기 좋게 찢고나니 20분이 채 걸리지 않아 좋았다.

지난달에 사놓은 달걀이라 빨리 정리할 요량으로 두 개 삶았는데 먹어보니 여전히 신선했다.

 

저녁을 먹고 커피를 내려 한강에 나가서 한 시간 좀 넘게 걷다가 들어왔다. 재빠르게 걸어서 몸에 열이 오르는게 좋았다.

얼치기 스쿼트를 노래 4곡 들으면서 하고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를 할 수 있는만큼 했다.

레그레이즈도 하려고 했는데 몇 개 하고 나니 명이 단축되거나 상스러운 소리를 뱉을 것 같은 기분이라 포기했다.

씻고 나오니 기분이 좋아서 신나는 노래를 들으면서 앞차기(...) 두어번 하고 머리도 한번 흔들고 하니 기운이 빠졌다.

세븐라이너에 종아리를 맡기고 누워있는데 위로 올라온 허벅지가 기운이 없는게 풀이 죽어보였다.

주인 잘못 만나게 해서 미안하다... 피부 챙기면서 너도 꼭 알차게 만들어줄게.

 

 

 

토요일 아침

 - 삶은 달걀 1개, 블루베리 100g +요거트 100g + 꿀, 자몽 1개

 

아침에 눈 뜨자마자 자몽부터 까기 시작했다.

껍질에 좋은 성분이 많다고는 들었는데 내가 싫어서 안 먹으면 무슨 소용...

그대로 과육만 먹을 수 있도록 말끔하게 손질했다.

달걀은 어제보다 조금 더 익혀서 겔처럼 굳은 상태의 반숙으로 삶았다.

머그에 블루베리를 반 정도 채우고 같은 양의 요거트를 얹은 뒤 또르르 꿀을 떨어뜨리고 블루베리 몇 알로 장식했다.

달걀을 제일 먼저 먹고 요거트와 블루베리를 떠먹은 뒤 마무리는 자몽으로 했다.

상큼하고 단순하고 즐거운 아침식사였는데 준비시간이 오래 걸려서 또 이렇게 먹을지는 모르겠다.

 

점심은 은사님께서 사주신 김치찌개.

순하고 부드러운 김치찌개만 먹다가 간만에 칼칼하면서 잘 익은 김장김치 넣은 찌개를 먹으니 입맛이 돌았다(안돼!!!).

집에 오니 시원하고 달콤한게 마시고 싶어서 탄산수에 유자엑기스를 섞어서 마셨다.

안 움직이다가 꿈틀대니까 몸이 놀랐는지 발목을 살짝 삐어서 얼음찜질 좀 하고 파스를 잘라 붙이고 누워있었다.

시큰거리는 발목에 약기운이 퍼져나가니 나른해지고 기분이 좋다가도 나이먹었나 싶어서 왠지 서글프다.

 

 

 

토요일 저녁

 - 돼지고기청경채볶음, 찐 블랙아지헤이호박 100g, 탄산수

   → 돼지고기청경채볶음 만드는 법은 2014/09/14 - [맛/기록] - [볶음]중국풍의 돼지고기와 청경채 볶음

 

오전에 돌아다닌 덕에 이미 만보계의 목표는 달성했고 발목 삔게 차도가 없어서 저녁에는 얌전하게 있기로 했다.

생수 먹는 버릇을 들이지 않아서 아직도 그냥 물은 뭔가 어색하다.

시판 음료보다는 낫겠다 싶고 입맛에도 맞아서 탄산수를 애용하고 있지만... 생수로 갈아타도록 연습해야겠다.

얼굴에 윤기가 없고 낯빛도 어딘지 어둡다. 까칠하면서 메마른 듯한 느낌이 드는 피부가 안쓰럽다.

 

 

 

일요일 점심

 - 토마토소스의 돼지고기볶음, 찐 블랙아지헤이호박 100g, 드립커피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 크래커와 치즈를 먹고 커피도 마시고 노닥거리다가 점심을 먹었다.

호박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어서 상하기 전에 부지런히 먹으려고 하고있지만... 이런 고기에는 밥을 곁들여 먹고 싶어지는군.

왠지 먹어도 먹은 것 같지 않은 허기가 느껴져서 점심먹고 놀다가 아이스크림도 먹고 젤리도 먹고 그랬다.

확실히 움직이지 않고 미적거리고 있으면 이것저것 주전부리를 많이 먹게 된다.

 

 

 

일요일 저녁

 - 버섯샐러드(볶은 버섯 + 꽃송이 상추 + 라디치오 + 오곡참깨드레싱 1T)

 

얼치기 스쿼트를 노래 4곡 들으면서 하고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 레그레이즈를 할 수 있는만큼 했다.

윗몸일으키기라고는 하지만 반 정도만 몸을 일으켜서 복근에 자극을 주는건데 상복부가 당기는게 느껴진다.

발목이 신경쓰여서 최대한 무리가 덜 가도록 주의하며 몸을 움직였다.

몸이 좀더 단단해졌으면 좋겠다. 기운없이 흐물흐물한 주꾸미 같은 내 몸~~

씻고 나와서 버섯을 볶아 곁들인 샐러드를 먹었다.

여름내 얼굴이 그을렸는지 얼굴이 좀 우중충한 것 같다.

요새 낯빛에 계속 신경을 쓰고 있어서 더 그래보이는 것 같다.

다음주부터는 저녁에 도시락을 먹을텐데 잘 될는지 궁금하다. 과연 내가 화내지 않고 계속 식이조절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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