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추리]Y의 비극 by 엘러리 퀸
by 첼시
미국의 추리작가 엘러리 퀸들(?)은 동갑내기 사촌형제인 맨프리드 베닝턴과 프레데릭 더네이가 합작해서 만든 필명이다. 두 사람은 1929년 <로마 모자 미스터리>를 시작으로 중국 오렌지, 프랑스 파우더 등등으로 이어지는 '국명 미스터리' 시리즈를 집필해왔다. 엘러리 퀸의 추리소설은 트릭에 다양한 형식과 아이디어를 동원함으로써 인기를 끌었고, 일본의 본격, 신본격 미스터리에도 영향을 주었다. 미국미스터리작가협회는 엘러리 퀸의 이러한 공로를 높이 사, 미스터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공동작업에 대해 엘러리 퀸 상을 수여하고 있다.
<Y의 비극>은 버나비 로스라는 필명으로 출판되었는데, 이는 엘러리 퀸의 또다른 필명이다. 즉 베닝턴과 더네이가 합작해 만든 필명 엘러리 퀸에 또다른 필명을 덧입힌 셈이다. 이러한 사실이 밝혀지기 전에는 버나비 로스가 제2의 엘러리 퀸이 될 것이라고 화제를 모으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 작품의 긴장감은, 유일하게 범인과 접촉한 중요한 참고인이자 사건의 중심에 서있는 루이자 캠피언이 귀머거리이자 벙어리이며 장님이기 때문에, 지극히 제한된 단서만으로 범인을 쫓아야하는 상황에서 극대화된다. 이 책은 전반부에서 풀어놓았던 떡밥(?)들을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차근차근 거둬들이는 트릭의 세심함, 사건 구성의 치밀함 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과 함께 세계 3대 추리소설로 꼽히기도 한다.
이 작품 역시 해문출판사의 단행본인데, 예전에도 누누이 언급했지만 해문출판사의 추리소설은 옛날 느낌이 나는 촌스러움이 매력이다. 앞표지에서부터 '무섭지?'라고 겁을 주는 그림과 뒷표지의 시뻘건 글씨, 옛날 책다운 글자체, '범인이 추리소설사상 가장 유례없는 인물'이라고 짚어주는 과한 친절까지...ㅋㅋㅋㅋ 스포일러가 있는 작품은 스포일러가 있다는 걸 언급하는 자체가 실례지만 귀엽게 넘어가기로 한다.
※사건 요약 : 요크 해터 자살 후 시체 발견 → 루이자 캠피언 독살 미수 → 에밀리 해터 피살
<Y의 비극> 시리즈는 해터 집안의 가장인 요크 해터의 자살로 시작된다. 그는 실종된지 한참만에 시체로 발견되었는데, 그의 주머니 속에는 '나는 정상적인 정신상태에서 자살한다'는 쪽지가 들어있었다. 그의 가족은 부인 에밀리 해터, 자녀 바바라, 콘래드, 질, 세 남매와, 에밀리가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 루이자 캠피언이 있었다. 루이자는 앞서 적었듯이 귀머거리, 벙어리, 장님이기 때문에 의사소통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녀가 사건의 중심에 있고, 또 범인을 직접 대면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단서를 주지 못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옛스러운 글자체... 해문 시리즈는 죄다 도서실에서 묵은 먼지를 몇십년 동안 뒤집어쓰고 있을 법하게 생겼다. 그게 싫지는 않다. 왠지 정겨운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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