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lsea Simpson

[소설-SF]SF 명예의 전당. 3:유니버스 by 폴 앤더슨 外

by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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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명예의 전당. 3: 유니버스

저자
폴 앤더슨, 로버트 A. 하인라인, C. M 콘블루스, 로렌스 오도넬, 에릭 프랭크 러셀 지음
출판사
오멜라스 | 2011-11-2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SF 명예의 전당 3 : 유니버스』는 미국 SF작가협회(SF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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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보기는 끝났다. 본 코스는 이제부터

 통틀어서 총 스물 여섯 편의 단편을 읽고나니 황금시대의 공상과학소설이 무엇인지 조금 알 것 같았다. 자신감이 좀 붙은 셈이다. '좋다, 와라!'라는 자신만만한 태도는 잠시 뿐, 3권에서부터는 단편이 중편으로 넘어가면서 편당 분량이 두배로 훌쩍 늘었다. 한 작품의 호흡이 길어지기 때문에 작품 내에서의 서사구조가 보다 긴밀해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더 오랫동안 집중력을 요한다. 그래도 앞 권부터 차근차근 읽어온 독자라면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3권에 수록된 작품은 폴 앤더슨의 <조라고 불러다오>, 로버트 A. 하인라인의 <유니버스>, C.M. 콘블루스의 <끝없는 얼간이들의 행렬>, 헨리 커트너, C.L. 무어(필명 로렌스 오도넬)의 <기념할 만한 계절>, 에릭 프랭크 러셀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코드웨이너 스미스의 <방황하는 씨' 멜의 연가>순으로 모두 일곱 편이다.

 콘블루스(vol.1의 <작고 검은 가방>), 하인라인(vol.2의 <길은 움직여야 한다>), 스미스(vol.2의 <스캐너의 허무한 삶>)의 작품이 3권에서도 연이어 소개되고 있다. 앞서 각 작가들에게 매료되었던 독자라면 환영할만한 구성이다.

 

유니버스라고 불러다오

 가장 재미있게 읽은 작품은 로버트 하인라인의 <유니버스>다. <유니버스>는 '세대우주선'이란 개념을 도입해 장거리 우주여행을 현실적인 시간 개념에 입각해서 그려낸 작품이다. 우주에서의 장거리 개념은 지구에서의 그것과 차원을 달리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전갈자리의 알파 별인 안타레스만 해도 지구에서 600광년이 떨어져있다. 빛의 속도로 전진해도 600년이 족히 걸리는 거리다. 개념 때문에 익숙한 안드로메다 은하도 250만광년이나 떨어져있다. 우주 밖은 커녕 눈에 보이는 웬만한 은하계를 탐사를 하기에도 인간의 수명은 턱없이 짧다(가는 동안 늙어서 죽는다고!). 기술적으로 뒷받침이 되는 장거리 우주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함내에서 자급자족이 가능한, 세대 교체를 하면서 탐사를 이어나갈 수 있는 '세대우주선'이 필요한 것이다.

 <유니버스>의 등장인물들이 거듭되는 세대 교체로 인해 묻힌 탐사 초기의 기록을 발견하고 해독하는 과정이 현대의 고고학자가 고대의 유적을 발굴하고 복원하는 과정을 보는 것 같아서 흥미로웠다. 이 작품은 뒤이어 나온 <상식>과 합쳐져서 1963년 <하늘의 고아들>이라는 제목의 장편으로 재출간되었다고 한다. 국내에는 <조던의 아이들>이라는 제목으로 최근에 완역판이 나왔다고 한다.

 

 그 다음으로 재밌게 읽은 것은 <조라고 불러다오>다. 이 작품은 불편한 신체를 가진 '앵글시'라는 인물이 '조'라는 원격조종 신체를 통해서 새로운 자아정체성을 갖게 된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앵글시로서의 자아는 불편한 육체로 인해 제대로 움직일 수 없지만, 심령투사기를 이용해 조로 활동하는 동안에는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것이다. 앵글시가 궁극적으로 본래의 몸을 떠난 것은 그 동안의 구속을 벗어나고 싶어서였을지도 모른다. 목성의 기후와 자연환경에 대한 설명이 다소 부정확하기는 하나, 일원화된 사고가 독립적인 육체를 오가면서 활동한다는 설정과 묘사는 매우 선구적인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기념할 만한 계절>과 <방황하는 씨'멜의 연가>는 공상과학소설이긴 하나, 내가 생각하는 Sci-Fi와는 좀 다른 느낌이었다. <기념할 만한 계절>은 '역사 관광 시간여행'을 제재로 다루었다. 미래인들이 시간여행을 통해서 역사 속의 사건들을 관광처럼 체험하는 것이다. 소재 자체는 공상과학 같지만 부분부분 몽환적인 묘사가 두드러지는 통에 환타지 소설을 읽는 것 같았다. 안개가 가득한 방, 신비한 은색 상자 등의 소재가 등장인물은 물론 내 기분까지 몽롱하게 만들었다.

 <방황하는 씨'멜의 연가>는 제목 때문에 자꾸 '방황하는 멜 씨의 연가'로 착각했다. 여기서 씨'멜은 고양이 인간으로, 인간이 하기 힘든 육체노동(이른바 3D)을 도맡아하는 노예, '언더피플'의 일종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제스토코스트라는 인물이 언더피플의 인권을 신장시켜주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읽으면서 영화 <아일랜드>가 생각났다. 이 작품이 집필될 당시를 생각하면 혁신적인 내용이지만, 씨'멜과 제스토코스트 사이에 흐르는 묘한 기류가 통속 소설 같아서 좀 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읽었던 SF 명예의 전당 1,2권은↓

  - 2015/03/19 - [책] - [소설]SF 명예의 전당. 1:전설의 밤 by 아이작 아시모프 外

  - 2015/04/19 - [책] - [소설]SF 명예의 전당. 2:화성의 오디세이 by 로버트 하인라인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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