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lsea Simpson

[교양-음식]알고나 먹자 by 전호용

by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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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나 먹자

저자
전호용 지음
출판사
글항아리 | 2015-04-13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알고나 먹자! B급 저자의 A급 식재료 이야기 이 책은 한마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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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항아리에서 출간된 전호용 著<알고나 먹자>.

 이글루스의 밥과술님 글을 읽고 구입한 책이다(소개글 : http://babnsool.egloos.com/3132190). '우리 음식에 들어가는 식재료에 대해 다룬 책'이라고 한 마디 적고 끝내기는 아쉽고, 책머리의 일러두기를 인용하면 적당할 것 같다.

 

· 이 책은 레시피를 알리는 게 목적이 아닙니다. 말하자면 레시피의 레시피라고나 할까요?

  된장찌개에 들어가는 된장, 두부, 파, 마늘, 육수에 대해 심도 있는 분석을 시도합니다.

· 된장만 하더라도 전국 팔도 읍, 면, 동, 리마다 다르고 통, 반마다 다르고 집집마다 다르고

  …(중략)… 허니, 얼추 이만하면 되겠다 싶으면 그러려니 하고 넘겨주시기 바랍니다.

 

<알고나 먹자> '일러두기' 中

 

 

B급 감성으로 풀어낸 식재료, 그리고 한식 이야기

 도서 소개글에는 'B급 저자'라고 하지만 책 자체를 읽어보면 내용이 헐겁지 않고 꽉 찬 느낌이다. B급이 낮은 수준이라는 의미보다는 '정제가 덜 된, 좀더 날것인'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본 저서는 딴지일보에서 연재되던 동명의 글을 엮어서 출간한 책이다.

 

 장류부터 시작해서 곡식까지 한식에 쓰이는 식재료에 대해 두루 다룬 흔치 않은 책이라는데 의의가 있다. 예전에 <모든 것을 먹어본 남자>를 읽으면서 한국 음식도 그런 식의 책이 나오면 좋겠다고 했었는데, 방향성은 다르지만 이 책도 만족스럽다. <모든 것을 먹어본 남자>가 엄격한 실험을 거친 탐구보고서라면 <알고나 먹자>는 깊은 내공이 담긴 입담을 풀어낸 듯한 느낌이다.

 

알고 먹어요 = 속지 말아요

 책을 다 읽고나니 제목 <알고나 먹자>가 두 가지 의미로 와닿는다. 일단 '모르는 것에 대해 알자', 그리고 '오해하지 말고 정확하게 알자'.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 뿐만 아니라 식재료를 가꾸는 과정 등을 차근차근 짚어준다. 예컨대 장을 어떻게 담그는지, 고추를 재배하고 수확하고 말려서 고춧가루로 만드는게 얼마나 많은 수고를 필요로 하는지, 경험을 바탕으로 자세하게 설명한다. 이렇게 힘들게 만든 고춧가루를 제대로 알고 사려면 어떤 점을 확인해야하는지까지 알려준다. 된장과 간장이 어떻게 제조되는지, 진간장과 양조간장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 분석해주고, 제품명에 혹할 것이 아니라, 장이 어떻게 숙성되었는지 꼼꼼히 살필 것을 당부한다. 매 장마다 저자가 이렇게 말하는듯 하다.

 '이런 음식도 있습니다. 저런 음식도 있고요. 실체를 알고보면 이렇습니다. 알고는 계세요. 알고나 먹자구요.'

 

말을 글로 옮기기까지, 또 전자 매체를 인쇄 매체로 바꾸기까지

 이 책은 인터넷에 연재하던 칼럼을 책으로 옮겨적은 것이다. 전에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라는 책에서도 얘기했지만 칼럼을 연재하는 것과 책을 집필하는 것은 같은 글쓰기라도 판이하게 다르다. 칼럼은 하루, 한주, 한달을 두고 꼬박꼬박 써내는 글이다보니 이를 정기적으로 챙겨보는 독자층이 있지만, 책은 서적을 구입하는 독자와 저자가 오로지 한 권을 매개체로 만나게 된다. 서적의 저자와 독자의 관계는 칼럼과 달리 시간을 오래 두고 쌓이는 상호 관계가 아니다. 그렇다보니 토씨 하나 바꾸지 않은 글일지라도 독자에게 와닿는 인상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칼럼을 엮어서 책으로 내다보니 재밌긴 하지만 글의 분위기가 좀 생경한 느낌이었다. '이게 지금 농담을 던진 것인가?', '이런 내용이 왜 등장하지?' 라는 질문이 몇번 나왔다 들어갔다를 반복했다. 칼럼과 책의 차이를 감안하고 읽어야 매끄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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