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lsea Simpson

Billie Holiday

by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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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llie Holiday. 오늘은 그녀가 세상을 떠난지 57년이 되는 날이다.

내가 갖고 있는 그녀의 음반은 두 가지.

BLUE BILLIETHE REAL...THE ULTIMATE BILLIE HOLIDAY COLLECTION 이다.

(이하 '블루'와 '얼티밋'으로 표기)

 

내부는 이렇게. 블루는 열여섯 곡이 한 장에 담겨있다.

얼티밋은 음반 세 장에 각 25곡, 26곡, 26곡이 들어있는데 CD를 LP처럼 디자인한 게 눈에 들어온다.

둘 다 베스트앨범 격이어서, 겹치는 곡을 가능한 적게 하려고 했는데 다행히 여섯 곡만 중복이다.

93곡의 음원을 몽땅 추출해놓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줄곧 틀어댔다. 아, 좋아라.

가을겨울에 듣는 재즈도 물론 좋지만, 여름밤에 흐르는 재즈의 정취야 더 일러 무엇하랴.

 

보통은 가격 얘기를 잘 하지 않는 편인데 이번에는 언급하고 넘어가려한다.

블루는 21,500원이었는데 그리 비싸단 생각이 들지 않았고, 얼티밋은 8,500원이었다.

음반 세 장에 8,500원....? 미니앨범 한 장도 아니고....? 눈을 의심하며 구입했는데 정말 보물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 다 들어있어. 엉어엉엉어어어어엉....ㅠㅠㅠㅠ 제 돈 가지세요 ㅠㅠㅠㅠㅠ

 

BLUE BILLIE

빌리 그녀의 노래 중에서도 좀더 끈적하고 느릿한, 이른바 블루지한 음악들을 담았다.

이 음반은 1940년대 전후로 녹음된 레퍼토리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그녀가 1915년생인 걸 감안한다면, 이 음반 속 목소리는 20대의 빌리임을 알 수 있겠다.

그래서 그런지 느릿하긴 하지만 축 처지는 느낌은 아니다.

그리 어둡지 않은 바에서 천천히 칵테일을 마시는 듯한 분위기의 음악들.

 

다 좋아하지만 딱 두 곡만 꼽자면 #3. Body and soul, #14.Why was I born?

이 두 곡이 정말 마음에 들어서, 지난 여름 친구와 여행 갔을 때 숙소에서 내내 틀어댔다.

 

THE REAL...THE ULTIMATE BILLIE HOLIDAY COLLECTION

음반 세 장인만큼 빌리의 주옥같은 곡들이 꽉꽉 들어차있다.

오래된 LP를 틀어놓은 것처럼 기분 좋은 잡음이 녹아있는 트랙도 있어서 듣는 느낌이 나쁘지 않다.

블루지하고 끈적한 노래도 있지만 흥겹고 경쾌한 분위기의 노래도 많다.

특히 몇몇 곡은, 가볍게 스텝을 밟는 듯한 스윙재즈의 피아노 반주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왁자지껄하지만 소란스럽지 않은 비스트로에서 와인을 마시는 듯한 분위기.

 

여기서는 음반 한 장마다 좋아하는 곡을 두 곡씩 추려봤다.

 

첫번째 CD에서는 #21.The same old story, #25.C'est un peche de dire un mentire

25번 트랙의 제목은 프랑스어인데, 영어로 번역하면 'It's a sin to tell a lie'이라는 뜻.

 

두번째 CD에서는 #2.Jeepers creepers, #15.I wish I had you

2번 트랙은 Martha Tilton, Johnny Mercer, Billie Holiday 그리고 Leo Watson이 함께 불렀다.

목소리가 등장하는 순서는 위에 적은 것과 같다. 세번째로 나오는 것이 빌리의 음성.

흥겨운 세션에 잡음이 적당히 녹아있는 음악이 흐르는 것이 익살맞게 느껴져서 마음에 든다.

 

세번째 CD에서는 #2.Born to love, #14.Life begins When you're in love

특히 14번 트랙의 첫머리에 등장하는 피아노가 물방울 떨어지듯 경쾌하고 명랑해서 좋다.

 

수많은 곡 중에 무얼 클립으로 넣을까 하다가 블루의 3번 트랙 Body and soul(1940)을 택했다.

내가 그나마 '안다'고 할 수 있는 여성 재즈보컬은 엘라와 빌리 둘 뿐이다.

엘라(Ella Fitzgerald)는 재즈의 여왕이라는 별명답게 명곡도 많고, 목소리와 기교도 훌륭하다.

듣고 있으면 뭔가 마음이 푸근해진다. 모든 걸 맡길 수 있을 것 같은 대모님의 목소리를 듣는 기분.

빌리 역시도 불세출의 보컬이지만 그녀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뭔가 처량한 느낌이 든다.

숙녀도, 처녀도 아닌, 사랑을 갈구하는 소녀의 심정을 토로하듯 목소리가 섧다.

안쓰러운 건 아니지만 애처로워서 자꾸 마음이 가는, 그녀의 머리에 꽂힌 새하얀 치자꽃 같다.

Body and soul은 들어도 들어도 좋다. 느릿한 브라스도, 절절한 노랫말도, 애타는 빌리의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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