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lsea Simpson

[소설-일반]대프니 듀 모리에 단편선(지금 쳐다보지 마 外 8편) by 대프니 듀 모리에

by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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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프니 듀 모리에 Daphne du Maurier(1907-1989)

대프니 듀 모리에는 '서스펜스의 여왕'으로 칭송받는 20세기 영국의 가장 대중적인 작가 중 하나이며, 스릴러의 거장인 히치콕 감독의 영원한 뮤즈이기도 하다. 그녀는 소설, 논픽션, 희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작품 활동을 했으며, 특히 단편 소설에서 특유의 공포와 서스펜스가 결합된 작품을 여러 편 선보였다.

1969년 대프니 듀 모리에는 문학적 공헌을 인정 받아 데임 작위―남자의 기사 작위에 해당하는―를 받았고, 1977년에는 미국 미스터리 작가 협회로부터 그랜드 마스터상을 받았다. 대표작으로는 「레베카」, 「자메이카 여인숙」, 「새」, 「지금 쳐다보지마」 등이 있다.


-본저 인용 후 2차 가공


대프니 듀 모리에 단편집에는 「지금 쳐다보지 마」, 「새」, 「호위선」, 「눈 깜짝할 사이」, 「낯선 당신, 다시 입 맞춰 줘요」, 「푸른 렌즈」, 「성모상」, 「경솔한 말」, 「몬테베리타」 순으로 총 아홉 편의 작품이 실려있다.

이전에 대프니 듀 모리에의 대표작 『레베카』를 읽고, 그녀의 작품에 홀딱 반해서 단편집을 바로 샀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 이후로 나의 에너지가 급격히 증발하는 바람에, 한동안 책장을 넘길 기운도 없어서 얼마 전에야 집어들었다. 실린 작품들은 단편 뿐이어서 길이가 짧지만, 그녀가 풀어내는 이야기의 긴박감은 여전했다. 내가 기대했던 그대로 낭만적이면서도 서늘했다.


일상의 균열로 스며들어오는 긴장과 공포

대프니 듀 모리에를 흔히들 '서스펜스의 여왕'―개인적으로는 '여왕'보다는 '왕'이라고 부르고 싶다―이라고 칭한다. 그녀가 이끌어내는 긴장감은 독특하거나 괴상한 것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 언제나처럼 같은 나날들에 가해지는 자그마한 균열, 그 틈으로 스멀스멀 올라오는 공포를 그녀는 포착해낸다. 당연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 일그러지는 인물들의 심리 묘사는 독자들로 하여금 목덜미를 서서히 조여오는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


그녀의 단편집이 일상에 도사리고 있는 공포를 자극한다는 점에서 쥐스킨트의 「비둘기」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 소설 속 '조나단 노엘'이라는 인물 역시 파문 한 점 이는 일 없이 잔잔한 일상 속에 찾아온 한 마리 비둘기로 인해, 극한의 공포를 느끼며 일생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인물들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는 존재는 없지만, 그들의 내면에 잠재된 불안감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텍스트가 빚어내는 이미지의 힘

대프니 듀 모리에의 작품은 유난히 영화나 드라마화가 된 것들이 많다. 그녀가 영상의 거장들에게 끝없는 사랑을 받은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그녀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모리에는 작품 전체에 불안한 듯 위태로운 분위기를 드리우고 내용을 전개한다. 그 덕에 예상할 수 있는 결말을 좇는 순간에도 느껴지는 미묘한 감정의 흐름을 실감나게 그려낸다. 대강의 결말이 유추되면서도 관객을 끝까지 잡아놓는 영상 매체의 힘처럼, 그녀의 소설 역시 독자가 눈을 떼지 못하게끔 하는 '마력'을 품고 있는 셈이다.


"절 내버려 두고 가세요. 뒤돌아보지도 말고요. 몽유병 환자처럼 빗속을 걸어 돌아가는 거예요,"

...(중략)... 조용히 앉아 내 얼굴을 바라보던 그녀가 다시 눈을 감고 고개를 뒤로 젖히고는 말했다.

"낯선 당신, 다시 입 맞춰 줘요."


「낯선 당신, 다시 입 맞춰 줘요」 中


□대프니 듀 모리에의 다른 작품

2015/08/20 - [소설-일반]레베카 by 대프니 듀 모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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