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크라상]팥빙수, 포레누아체리, 진한 초코수플레 달콤한 연애(소)
by 첼시
프랜차이즈 빙수 중에는 파리크라상이 내 입맛에 가장 잘 맞는다.
밀탑의 밀크빙수에서 자그마한 좌절을 맛본 뒤 파리크라상을 방문해서 팥빙수를 주문했다.
원래 밀크티 폭포빙수를 주문하려고 했으나 현재는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해서(4월말 기준) 팥빙수(9,500원)로 결정.
둘이 먹으면 넉넉한 크기다. 그나저나 가격 또 올랐어...OTL
구성이 아주 단촐해서 딱히 설명을 붙일 것도 없다.
곱다 못해 가루눈처럼 자잘한 입자로 갈린 얼음에 달콤한 연유시럽, 팥, 콩고물 인절미가 올라간 구성.
팥은 퇴적암 지층처럼 얼음 아래쪽에도 깔려 있어서 먹는 동안 팥이 모자라거나 하지는 않는다.
요새 빙수 가격 생각하면 나름 적당한 값에 기대하는 만큼의 달콤하고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게 장점.
케이크류 주문했던 것도 묶어서 올려본다.
광화문 일대에는 파리크라상이 세 군데 있는걸로 알고있는데 광화문점, 무교키친점, 인사동점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곳은 광화문점. 빵이나 케이크 종류가 가장 다양하고 좌석도 많고 채광이 잘 돼서 환하다.
무교키친점은 너무 시장 분식집처럼 어수선하고 시끄러워서 별로고 인사동점은 그냥 파리바게뜨 카페처럼 비좁아서 좀...
어쨌든 이 날은 광화문점에 가서 케이크를 주문했다.
만드는 수고에 비해 결과물이 참 안나오는 체크무늬 케이크도 있고(장점은 예쁜 단면 뿐이니...),
주문할 때마다 말끝을 흐리게 되는 이런 치즈케익 드셔보셨나요?도 있다(외래어 표기법에 의하면 케익이 아니라 케이크다).
평소에는 쉽게 구하기 힘든 포레누아체리(7,000원)를 구입했다.
* 포레누아 forêt noire
초콜릿 케이크 층(layer)과 생크림 층 사이 사이에 체리를 넣고, 윗면에 초콜릿을 깎아낸 초콜릿 쉐이빙(shavings)을 수북하게 얹은 후 생크림과 체리로 장식한 케이크를 가리키는 말이다. 포레누아(forêt noire)란 독일에서 처음 만든 초콜릿 케이크인 슈바르츠밸더 키르슈토르테(Schwarzwälder Kirschtorte)의 프랑스 명칭으로, ‘검은 숲’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편 슈바르츠밸더(Schwarzwälder)란 독일어 역시 ‘검은 숲’이라는 뜻으로 독일의 지역 명칭이며, 키르슈토르테(Kirschtorte)란 체리 케이크라는 의미이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즉 초콜릿과 생크림, 체리를 주재료로 만든 케이크인데 만드는 법은 독일에서 유래했고 포레누아라는 이름은 '검은 숲'이라는 프랑스어.
포레누아 자체에 이미 체리를 넣은 케이크라는 의미가 들어가있는데 왜 굳이 포레누아'체리'로 강조했는지는 모르겠다.
재료 자체가 궁합이 좋고 이국적인 느낌이어서(체리의 영향이 강하다) 발로 만들어도 맛있는 케이크인데 시중에서 구하기 쉽지 않다.
어차피 생체리는 케이크에 넣을 정도의 단맛을 기대하기 힘들고 단가 문제도 있으니 통조림을 쓰면 될텐데 왜 이걸 안 팔지...ㅠㅠ
개인적으로는 초콜릿 비스퀴에 체리와 생크림을 넣어 돌돌 만 뒤 초콜릿을 솔솔 뿌린 롤케이크 버전도 좋다.
겉은 전체적으로 생크림을 바른 뒤 얇게 깎아낸 초콜릿을 성기게 붙였다.
맨 위에 생크림을 별깍지로 동그랗게 짜 올린 뒤 체리...를 올려야 정상인데 대신 포도를 올렸다.
포도가 올라앉은 생크림은 입에서 사르륵 녹는게 아니라 뭔가 걸리적거리는게 좀...
초콜릿 시트 사이사이에 초콜릿크림과 다진 체리를 넣은 크림을 두툼하게 끼워넣었다.
아래쪽의 체리는 블랙체리 통조림으로 추정... 적당히 새콤달콤하면서 체리향도 괜찮다.
맨 아래의 시트는 시럽을 듬뿍 적셨는지 촉촉하면서도 녹아내리는 것 같은 감촉이 마음에 들었다.
생크림과 초콜릿과 체리는 사실 맛이 없을래야 없을 수 없는 조합이고... 적당히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맛이었다.
다른 날 먹은 진한 초코수플레, 달콤한 연애(소)(6,500원).
초콜릿 수플레 위에 모양을 내어 얹은 생크림 덩어리와 가늘게 뿌린 캐러멜 소스가 올라가있다.
얼핏 보기에는 초콜릿 브라우니 같은 모양새인데 맛을 보면 차가운 느낌과 함께 촉촉하면서 묵직한 질감이 느껴진다.
몽실몽실하게 부풀린 수플레 느낌은 아니지만 한번 확 부풀어올랐다가 꺼진 수플레같은 느낌이다.
파리바게뜨에서 파는 치즈 수플레처럼 쪄낸 듯한 질감이다.
단맛이 부담스럽지 않고 밀도가 있으면서 촉촉한 케이크. 차게 먹는게 맛있겠다.
위에 얹은 생크림은 단단하게 올린듯 실온에 둔 버터같은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포레누아가 더 취향이지만 이 수플레도 나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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