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lsea Simpson

오랜만에 호박설기를 먹었다

by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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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설기.

오랜만에 사먹었다.

네 개 한 팩에 2,000원.

 

 

 

포실한 떡덩어리에 완두콩과 잘게 썬 늙은호박이 한 켜 들어가있다.

떡 자체의 단맛은 강하지 않고 속으로 들어간 호박채는 당근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뭉근하게 익어있다.

 

 

 

호박오가리라고 요새 아가들은 알려나 모르겠다. 호박고지라고도 하는 말린 호박.

보통 호박오가리는 늙은 호박 말린 것을 일컫는 반면 호박고지는 애호박을 말린 나물에 주로 붙이는 명칭 같다.

 

*호박오가리

호박이나 박의 살을 길게 오려서 말린 것을 오가리라 한다.

호박오가리는 비교적 말리기 쉬우나 박오가리는 쉽게 거무스름해지므로 너무 오래 말리면 깨끗한 빛을 얻기 어렵다.

가을에 누렇게 잘 익은 청둥호박 또는 잘 익은 박의 껍질을 긁어내거나 벗기고, 속의 씨와 무른 살을 깨끗이 파낸 다음

단단한 살만 0.5~0.6센티미터 정도의 두께로 돌려가면서 끊지 말고 계속하여 길게 오려낸다.

이것을 바람이 잘 통하는 처마 밑에 빨랫줄을 걸거나 장대를 가로질러 놓고 널어둔다.

하루 이틀에 마르는 것이 아니므로 바람이 잘 통하고 햇볕이 잘 들면서 비를 맞지 않는 곳에 널어둔다.

다 마르면 사리를 지어두었다가 필요할 때 내어 쓴다.

호박오가리로는 오가리떡을 해서 먹는데 달고 맛이 좋으며 떡의 빛깔도 일품인 서민적인 떡이다.

잘 마른 호박오가리를 물에 불리고 2~3센티미터의 길이로 썰어서 떡가루, 특히 찹쌀가루에 버무리고 시루에 찐다.

이때는 찹쌀가루보다는 멥쌀가루를 많이 섞는 것이 좋다. 또 켜떡보다는 한 덩어리로 찌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떡에 넣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나 찌개에 넣어서 먹기도 한다.

같은 방법으로 썰어 말린 박오가리는 우리 나라에서는 음식에 별로 쓰지 않는 편이다.

 

"금년에는 호박오가리가 우찌나 달든지 생청 겉더라. 그래서 팥하고 찹쌀하고 넣어서 고았더니 세가 설설 녹게 달더고나"

 - <토지 2권 134페이지 13행>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본문의 '청둥호박'은 씨까지 잘 여문 늙은 호박, 토지의 대사 중 '생청(生淸)'은 벌집에서 채취한 뒤 가공하지 않은 꿀 그대로를 의미한다.

즉, 호박오가리가 달고 맛이 좋아 꿀 같았다는 얘기 정도 되겠다.

 

 

 

떡 하나 먹다가 말이 좀 길어졌는데 이 호박설기가 영 마음에 차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다.

호박을 길게 저며 그대로 말린 달달한 호박오가리를 듬뿍 넣어 멥쌀이 들어간 떡은 보들보들하면서도 차진 느낌이 있고

쌀가루와 호박이 닿은 부분은 촉촉하고 눅진하니 호박물이 들어서 입 속에서 쌀의 구수한 단맛과 호박의 오물오물 녹아내리는 맛이

어우러진 그런 떡이 내가 먹고 싶은 호박떡이었는데 엉엉... ;o

라고 얘기해놓고 앉은 자리에서 내 몫을 다 먹긴 했다만 조만간 떡하는 법도 배워야지 싶다.

 

이글루스의 투명사과님이 만드신 호박고지 찹쌀설기(http://bellecys.egloos.com/11101825)가

내가 원하는 떡의 이상형 같아 링크를 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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