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lsea Simpson

I found my weakness in the shape of that

by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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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s going on?


"파키케팔로사우르스처럼 행동하고 싶어요."(실제로는 이렇게 말하지 않았다)

라는 내용으로 상담하고 청심환 비슷한 걸 처방받았다.

무슨 약인지 찾아보고 빵 터졌네. 코끼리 마취제 같은 느낌인데...

필요시 복용이라고 적혀있긴 하지만 넉넉한 분량을 받았으니 거르지 않고 챙겨먹어야할 것 같다.


이번 학기 기말고사까지 잘 마치고 얼마 전에 최종 성적을 받았다.

점수는 꼭 노력하지 않은 부분만큼 깎아먹었기 때문에 딱히 할 말이 없다.

따로 인증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는데 이 때문에 최종학력 증명서와 함께 졸업일자를 제출해야 했다.

졸업한 날짜가 기억나지 않아서 오래된 메일을 뒤져 겨우 찾아냈다.


다음 개강일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서 그 사이에 독일어와 일본어 중 뭘 할까 고민하다가 독일어 선택.

일본어는 서투르고 독일어는 굉장히 심각하게 서투르기 때문에 균형을 맞추려면 독일어 쪽을 신경쓰는 게 좋겠다.

모르는 걸 익히는 건 급류를 거슬러 헤엄치는 것처럼 즐거우면서도 괴롭다.

엉망이 된 창고에 짐을 쑤셔넣듯 머릿속에 단어와 문법을 겨우겨우 새겨, 아니 욱여넣는다.

언젠가 내가 독일어로 대화할 수 있을까? 작년에 여행할 때 익힌 건 고작 인삿말 뿐이었는데.


그 날의 할당량을 마치고 찾아오는 적막은 더 끔찍하다.

아무 일에도 화가 나지 않는데 왜 나 자신에게는 이렇게 화만 내게 될까.

깨어있는 시간의 절반 정도는 즐겁거나 괴롭고 나머지 반은 허무하고 황망하다.

비어있는 시간의 마디마디를 베어내어 돌돌 말아 버리고 싶다.

사실은 왜 계속 살아야하는지 잘 모르겠어...

딱히 더 살 이유도 없는 것 같은데 캡슐 속에서 영원히 잠이나 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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