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lsea Simpson

[소설-일반]앵무새죽이기 by 하퍼 리

by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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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저자
하퍼 리 지음
출판사
문예출판사 | 2008-07-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미국 사회 전체, 나아가 세계가 고민해야 할 문제 '차이'와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앵무새 죽이기 To kill a Mockingbird>, 하퍼 리 Harper Lee, 1960(최초 출간). [문예출판사]

 

<앵무새 죽이기>란 책 제목은 다른 현대 문학작품에서 본 적이 있다.

대단히 충격적인 제목 아닌가. 앵무새 죽이기라니...

성격이 좀 다르긴 하지만 나에게는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에 비견하는 파장을 가져다준 작명이다.

중학생 때 그 제목을 처음 봤는데, 그 때는 <시계태엽오렌지>처럼 싸이코패스가 등장하는 스릴러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 혼자 상상한 책 표지 역시 앵무새를 움켜쥐고 광기어린 눈을 번득이는 남자의 얼굴을 묘사한 것이었다.

 

그런 선입견을 가지고 10년도 더 넘게 살아오다가 올 가을에야 이 책을 처음 읽게 되서인지 영 술술 넘어가지 않았다.

이 소설의 배경은 1930년대의 미국인데 나에겐 영 익숙하지도 않고,

내가 골머리를 앓았던 <분노의 포도>와도 비슷한 배경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더 낯설었다.

1930년대의 미국은 뭐랄까... 어수선한 전후 시절 및 대공황과 맞물려 기계적이고 메마른 느낌이 드는데다가

심지어 미국 남부가 배경이니 벌써 뽀얗게 흙먼지 뒤집어쓰고 일하는 노예 일꾼들이 떠올라 답답하기까지 했다.

그나마 로자 팍스 여사의 체포로부터 촉발된 버스 보이콧 운동 및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전기에 나오는

흑인 민권 운동 등이 관련되어 있다고 해 어디부터 재밌어지나보자 라는 심정으로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책 제목의 '앵무새'는 원래대로 번역하면 '흉내쟁이지빠귀'라는 새인데 워낙 앵무새라는 단어가 강렬한 족적을 남겨

개정판이 거듭되어도 그대로 <앵무새 죽이기>라고 출간하는 모양이다.

읽으면서 생각을 했는데 책에서 의미하는 '앵무새'는 '백인의 흉내를 내는 흑인'으로 보인다.

좀더 풀어서 쓰면 '백인처럼 인간답게 살아보려고 애쓰는 흑인' 정도 되겠다.

 

배경은 메이콤이라는 지역으로, 미국 남부이며, 목화농장을 대대로 해왔다는 점만 봐도

노예제가 깊게 뿌리잡고 있어 흑인들의 인권을 논한다는 자체가 넌센스가 되는 곳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소설의 가장 큰 축이며, 갈등의 핵이 되는 사건은 주인공의 아버지가 변호하기로 한

톰 로빈슨이란 흑인이 백인인 메이옐라 양을 강간한(것이라고 주장되는) 사건이다.

전체적인 전개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린 주인공(진 루이즈 핀치)의 시점으로 서술해나가고 있다.

처음에는 무슨 괴짜가 사는 집(래들리 하우스)부터 시작해서 벽창호같은 듀보스 할머니댁에 책을 읽으러가는 벌까지,

이거 어디서 많이 본건데.... 허클베리 핀이냐? 라고 속좁은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야기가 2부로 접어들면서 재미가 있어지기 시작한다.

사건에 대한 백인들의 냉대, 경멸과 흑인들의 잠재적인 반발심이 은연중에 대립하고

주인공과 주인공의 오빠가 흑인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동안 그들을 둘러썬 조심스럽고도 경계심 가득한 시선,

로빈슨을 변호하기로 한 주인공의 아버지(애티커스 핀치)가 같은 백인들로부터 흑인을, 그것도 백인을 감히 범하려 한

흑인을 변호한다는 이유로 질타를 받는 상황 등이 잘 묘사되어 있다.

상당한 분량을 할애한 법정 심리는 그 당시 일반적인 사람들이 얼마나 무지했는지를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지금의 세계 최강자, 선진국의 지위를 뽐내는 문명대국 USA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2부 막바지에 주인공 남매가 연극을 마치고 돌아가다 밥 이웰로부터 공격을 받고,

그로부터 도망치는 일련의 상황은 상당히 긴박감 있게 전게된다.

나 또한 심장 쫄깃거려가면서 열심히 글자를 따라 달음질쳤다.

소설의 거의 끝부분에 아서 래들리 덕에 주인공 남매가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제야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심했다.

 

아직 소설 내용을 다 파악하지 못했다.

내년 봄 쯤 돼서 한번 더 읽어봐야할 것 같다.

일단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이 나에겐 너무 어렵다. ㅇ<-<

난 1930년대가 시러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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