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처음으로 집에서 치킨을 튀겨보았다.
by 첼시
자취하면서 배달시켜먹기 힘든 음식이 치킨.
한마리 시켜먹고 남는 걸 데워 먹으면 영 그 맛이 나지 않는다.
뭐 피자나 족발, 중국음식도 마찬가지긴 한데 그런 메뉴들은 평소에 딱히 즐겨찾는 편도 아니고...
다만 치킨, 그 치킨 한 조각이 아쉬워서...OTL
다른건 몰라도 치킨은 월례 행사처럼 꼬박꼬박 생각이 나는 바람에 이렇게 직접 튀길 방법을 궁리하게 되었다.
오늘 준비한 것은 닭다리. 날개나 안심 같이 작은 부위를 쓰면 골고루 빨리 익어서 시간이 단축된다.
다리 2개, 소금, 후추, 마늘가루, 청하, 그리고 치킨튀김가루!
마늘가루 뒤쪽에 있는 것은 이마트에서 구입한 양념소스와 치킨무.
야심차게 치킨을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되어준 백설 치킨튀김가루(마트 기준 5,450원).
신제품 출시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몇달 전부터 사고 싶었는데 고민 끝에 드디어 구입했다.
먹다 남은 치킨 냉동하기도 지치고... 배달 기다리는 시간이나 치킨 튀기는 시간이나 큰 차이가 없는 듯.
개봉 후 냉장보관하라는게 특이한 점.
전분이 들어가서 파삭한 질감을 살려주고 베이킹파우더가 튀김옷을 부풀리는데 도움을 준다.
고춧가루, 후춧가루가 매콤한 맛을 더해주고, 마늘, 생강, 넛멕이 치킨의 누린내를 잡아준다.
조리법. 1.5kg 닭이면 꽤 큰 닭인데... 시판하는 토막친 닭 포장단위 중 제일 큰게 1600g 정도 하는 것 같다.
튀김가루 1kg이 많은 것 같지만 치킨 한번 튀길 때 들어가는 가루가 제법 많으니 꽤 헤프게 쓰게 되겠다.
조리법처럼 물반죽을 만들어 치킨을 담갔다가 가루반죽에 다시 굴리면 튀김옷도 바삭하고 맛있긴 하지만
오늘은 귀찮아서 닭고기에 바로 가루만 묻혀 튀기기로 했다.
닭다리 위쪽에 간이 잘 배라고 세로로 칼집을 세 군데 냈다.
소금 약간, 후추, 마늘가루와 청하로 미리 밑간을 하고 30분 정도 기다렸다.
밑간한 닭다리에 치킨튀김가루를 쏟아붓고 꾹꾹 눌러가며 묻혔다.
가루를 입힌 뒤 10분 정도 기다리면 닭고기에서 수분이 배어나와 보송했던 표면이 눅눅해진다.
그 때 한번 더 가루를 돌려가며 골고루 입혔다.
튀긴 기분(...)을 느껴보려고 식용유 남은걸 모두 쏟아부었다.
어설프게나마 온도 잰다고 튀김 반죽을 떨어뜨려보니 잠깐 잠잠하다 주위로 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온다.
좋았어. 이제 닭다리 넣어야지.
닭다리를 넣으니 맹렬하게 끓어오르는 기름.
물반죽을 따로 입히지 않으면 이렇게 가루가 기름에 쉬이 흩어져 빨리 타버리는게 단점이다.
다음엔 물반죽을 만들어서 써봐야겠다.
뚜껑 닫고 7분, 뚜껑 열고 7분 정도 튀겼다.
뚜껑을 닫으면 수증기가 내부에 맺혀서 기름이 튈 위험이 있으니 더 조심해야한다.
난 기름이 적어서 뚜껑을 덮었지만, 기름을 넉넉히 붓고 튀기면 굳이 뚜껑을 덮을 필요는 없다.
뚜껑닫고 7분 정도 튀긴 다음에 뒤집었는데 아뿔싸 튀김옷이 검게 그을렸다. ㅠㅠ
보기 좋지는 않지만 살짝 태운다고 크게 개의치 않는 성격이어서 그다지 괘념치 않았다.
('개념치 않다'가 아니다. 괘념(掛念) : 마음에 두고 걱정하거나 잊지 않음.
즉 '괘념치 않다'는 걱정하거나 신경쓰지 않는다는 말.
개념은 '槪念' 이거다. 개념원리, 기본 개념, 개념을 정립하다 이런 식으로 쓰는 어휘다.)
이렇게 점심 준비 끝.
이마트에서 구입한 소스와 치킨무, 콜라까지 곁들여서 삼위일체가 완성되었다!
가로로 누운 닭다리.
기름기를 흡수시키려고 키친타월을 깔았다.
곁들이는 소스는 와사비마요네즈와 양념치킨소스.
와사비마요네즈는 와사비와 마요네즈를 1:3으로 짜서 그대로 먹거나 미리 섞어서 준비해도 된다.
양념치킨소스는 위에도 썼듯이 이마트에서 500원 주고 구입했다. 치킨무도 500원.
소스건 치킨무건 한번에 다 먹을 수 있는 양은 아니어서 먹을 만큼만 덜어서 내었다.
젓가락으로 닭다리를 찢어서 속살을 확인해보니 잘 익었다.
닭다리 특유의 촉촉한 육즙이 배어나오고, 고춧가루와 후추향이 느껴지는 튀김옷이 잘 어울렸다.
튀김옷 특유의 맛이 있어서 소스와 함께 먹기보다는 그대로 먹는 것이 가장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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