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추리]선원의 약속 by 조르주 심농

2019.06.11 06:30

매그레 반장의 휴가는 어디로

오랜만에 재회하는 매그레 시리즈. 작년 여름 '꼭 1년만이다.'라고 했던 것이 무색하게 이번에도 거의 1년만에 빼들었다. 이쯤 되면 심농과 나의 만남은 거의 연례 행사 수준이라고 해도 될 법하다. 이번 작품은 이미 몇 달 전에 다 읽었으나, 그 내용이 닻에 엉겨붙은 해초처럼 끈끈하고 음습하게 내 목을 조여오는 느낌이 영 마뜩잖아 한동안 덮어두었다가 이제서야 감상을 기록하게 되었다.

번역은 '이상해' 역자. 초기 The Sims의 기본 캐릭터였던 이상해·이기자·이슬비 가족 덕에 더 친숙한 그 이름. 『라 프로비당스호의 마부』, 『교차로의 밤』에 이어 이번 『선원의 약속』까지, 매그레 시리즈를 통해서 세번째 만나게 되니 어쩐지 구면인 느낌도 든다. 이번에도 잘 부탁합니다.


휴가를 떠나기 위해 짐을 꾸리던 매그레 부부에게 날아온 한 통의 서신. 매그레 반장의 학창 시절 친구였던 조리센은, 피에르 르 클랭슈라는 청년이 「오세앙」호의 선장인 팔뤼를 교살했다는 혐의를 뒤집어쓴 것이라 보고, 매그레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는 조리센의 부탁을 받아, 휴가지로 알자스 대신 페캉을 택한다.


매그레는 사건의 진상을 확인하기 위해 페캉 항구의 카페 「선원의 약속」[각주:1]에 발을 들인다. 매그레의 사건 조사는 초반부터 그리 순탄치 않게 진행된다. 카페 「선원의 약속」은 선장이 살해당한 이후 갈 곳을 잃은 오세앙 호 선원들로 인해 침통한 분위기만이 가득하다. 그 중 한 사람인 프티 루이는 한술 더 떠서 만취한 상태로 여기저기 시비를 걸고 다닌다. 매그레는 그의 진술을 통해 선장이 평소 조업시와 다른 행동을 보였으며, 배에 타고 있던 장 마리라는 소년마저 파도에 휩쓸려가 실종되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팔뤼 선장의 비밀

매그레의 조사는 거듭 난항을 겪는다. 사건이 벌어진 장소가 바다 위라는 고립된 곳이라는 특성 뿐만아니라, 가장 협조적이어야할 인물인 르 클랭슈마저 조개처럼 입을 꾹 다물고 진술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그는 반장과의 대화에 응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그를 걱정해 찾아온 약혼녀 마리 레오네크에게도 차가운 태도를 보인다.

매그레는 르 클랭슈와의 대화에서 큰 소득을 얻지는 못 했지만, 팔뤼 선장과 결혼할 예정이었던 베르나르 부인을 통해 선장이 미지의 여인과 밀회를 즐겼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또한 르 클랭슈의 짐가방에서 찾아낸 사진 속 여인―얼굴 부분을 펜으로 마구 그어놓아 보이지 않지만 드러난 육체는 매우 육감적으로 보였다―이 선장의 정부와 동일인이며, 그녀가 사건의 핵심이 되는 인물이라 판단한다. 그 여인을 찾아내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매그레는 한 호텔의 테라스에서 마주친 여자가 팔뤼 선장의 정부였음을 확신하고 짐짓 르 클랭슈가 갖고 있던 사진을 흘린다. 이로 인해 반장이 자신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제발로 그를 찾아온다.


그녀는 벨빌 출생의 아델 누아롬으로 매춘부 명단에 등록되어 있었다. 아델은 팔뤼 선장과 자신의 사이를 인정하고, 그가 출항할 때 자신을 혼자 남겨두는 것에 두려움을 느껴 함께 배에 오르게 했다고 털어놓는다. 그러나 선장의 불안감은 그녀가 선실 안에 있다고 해서 경감되는 것이 아니었다. 팔뤼는 아델을 배에 태움으로써 그동안 엄격하게 지켜온 규율을 깨뜨렸다는 사실에 괴로워했고, 자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그녀가 다른 젊은 선원과 눈이라도 맞을까 초조해했다.


오세앙 호는 진실을 알고 있다

※스포일러 더보기


읽기는 다 읽었다만 주요 인물들 심리에 공감이 가지도 않고 혐오스럽게 느껴졌다.

명백한 고의적 과오를 한순간의 실수로 여기고, 그마저도 원인을 남에게 돌리는 태도가 위선적으로 보였다.

함께 해서 더러웠고 다시 만나지 말자.

  1. 제목에도 쓰인 「선원의 약속」 원제는 '테르뇌바'의 약속 Au rendez-vous des Terre-Neuvas 인데, 여기서 테르뇌바는 뉴펀들랜드 어장으로 가서 대구잡이를 하는 선원들을 의미하며, 「오세앙」호의 일원 역시 여기 해당한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