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lsea Simpson

[소설-추리]13호 독방의 문제 by 잭 푸트렐

by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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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호 독방의 문제

저자
잭 푸트렐 지음
출판사
동서문화사 | 2003-01-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타이타닉 호와 사라진 천재 푸트렐! 홈즈 라이벌 요절하다!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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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호 독방의 문제> 잭 푸트렐 Jacques Heath Futrelle (1875.4.9 - 1912.4.15) 김우탁 옮김
평소에 독서감상문 쓰면서 굳이 작가의 생존연대를 쓰지는 않는 편인데

이 작가는 죽음 자체가 비극적인 사고에서 기인했고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기에 짚고 넘어간다.
그는 타이타닉에 탑승했다가 배가 침몰하는 순간, 부인을 구명보트의 남은 한 자리에 태우고, 생을 마감하게 된다.
그의 부인 릴리 메이 필 Lily May Peel 은 그가 사망한 뒤 그의 작품을 엮어 유고집을 출판하는데

책머리에 "타이타닉의 영웅들에게, 내 남편의 책을 바칩니다"라고 적고 있다.

이 단편집에는 <13호 독방의 문제>, <사고기계 조사에 나서다>, <수수께끼의 흉기>, <불꽃에 휩싸인 유령>,

<정보 누설>, <절단된 손가락>, <루벤스 도난사건>, <수정점술사>, <루벤스 도난사건>, <갈색 윗옷>, <사라진 목걸이>, <완전한 알리바이>, <빨강 실>이 수록되어 있다.


그가 창조한 기이한 캐릭터 오거스터스 S.F.X. 반 도젠 박사, 일명 '사고기계'가 처음 등장하는 단편소설

<13호 독방의 문제>는 푸트렐이 1905년 처음 발표한 작품이다.

간단한 줄거리만 읊어보자면 번뜩이는 추리 능력과 천재적 논리성을 겸비한 반 도젠 박사가 지인들과 대화를 하던 도중 '훌륭한 두뇌를 가지고 있다면 사고의 힘만으로 탈옥할 수 있다.'는 가정을 증명하기 위해 실제로 감옥에 구금되었다가

기상천외한 방법을 통해 탈출을 꾀한다는 내용이다.
반 도젠 박사라는 자는 생김새부터 기이하고 대대로 과학자 집안인 내력을 타고 났을 뿐만 아니라

그 자신도 철학, 법학, 의학, 치과 박사 뿐만 아니라 각종 직함을 줄줄이 달고다니는 가히 초인적인 존재다.
조금이라도 이치에 맞지 않는 부분을 발견하면 논리적으로 파고 들어서 옳고 그름을 증명하고
한번 실험에 몰두하기 시작하면 이틀이건 사흘이건 끼니도 거르고 정신없이 빠져든다.
그에게서 뭔가 익숙한 낌새를 느꼈다면 셜록 홈즈의 애독자일 것이다.

잠시 화제를 돌려서 추리소설계의 거장을 살펴보자면 영국의 코난 도일과 애거서 크리스티를 첫 손에 꼽을 수 있다.

두 작가가 창조한 셜록 홈즈(도일)와 에르큘 포와로, 그리고 마플 양(이상 크리스티)의 추리 방식은 좋은 대조를 이루는데 홈즈의 추리가  'X,Y,Z중 X와 Y가 사실이 아니라면 분명히 Z가 사실이다 .Z'라든가 A등의 다른 경우는 있을 수 없다.'는 논리적이고 수학적인 추론을 바탕으로 하고 객관적인 물증에 입각해있으며 증거를 찾아내기 위해 밤샘은 물론 장시간의 잠복 근무도 마다하지 않는다면, 포와로와 마플 양은 심증, 인물의 성향, 주어진 상황 속에서 특정 인물이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지에 대해 자리에 앉아 곰곰히 생각하고 실뜨기를 하듯이 결론을 이끌어낸다.

책을 다 읽고 생각해보건대, 푸트렐은 도일을 흠모했던 게 아닐까 싶다.

푸트렐이 창조해낸 반 도젠 박사는 그 괴팍한 성품부터 시작해서 객관적으로 진상을 가려내는 추리력이나, 사건의 실마리를 잡아내기 위해 며칠이고 잠복하는 끈기, 추리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덤벼드는 집요함 등이 홈즈의 그것과 상당히 유사하다. 특히 이 단편집 끝에 수록된 <빨강 실 The Scarlet Thread>은 도일의 <주홍색 연구 A Study in Scarlet>를 연상시킨다.

단지 아쉬운게 있다면 객관적인 반 도젠 박사와는 달리 작가의 서술 태도 자체는 상당히 주관적인 필치가 느껴진다. 책 곳곳에 '이것이 바로 사고기계 반 도젠의 초인적인 능력인 것이다'라는 식의 인물평이 덧붙여져 있는데 사족처럼 느껴진다. 이걸 뭐에 비유해야하나... "우리 도젠이 이렇게 잘났지요?" 내지는 "우리 반 도젠 박사님 정말 킹왕짱임, 우왕ㅋ굳ㅋ 완전 냉철하고 전자 두뇌 장난아님 乃" 이러는 것 같잖아. ㅠㅠ 책을 절반 정도 읽어나가다 보면 '그래, 알았어. 너네 박사님 잘났으니까 이제 자랑 좀 그만'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정보 누설>이라는 단편 말미에는 그의 인간적인 성품을 드러내는 면모를 묘사하고 있기도 한데(복지원에 익명으로 기부) 마치 '난 차가운 도시 과학자, 하지만 내 복지원에게는 따뜻하겠지.' 같다. 이런거 하지 말라고 ㅠㅠㅠㅠ
자잘한 불만을 늘어놓긴 했지만 홈즈를 기리는 작품 정도로 보고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는 괜찮다.

그가 불의의 사고를 겪지 않았더라면 아마추어 느낌이 빠진 더 나은 작품을 만날 수 있었을텐데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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