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lsea Simpson

[잡지]매거진B 40호 : 산펠레그리노(2015년 10월)

by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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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매거진B.

그동안 읽은 과월호는 여럿인데(딥티크, 아우디, 이솝, 챔피언스리그, 헬베티카 등등)...

희한하게 감상문을 쓸 마음이 동하지 않아서 읽기만 하고, 혹은 초안만 잡아놓고 내버려뒀다.

 

지난달 부산에 갈 일이 있었는데 그 때 전화기만 붙들고 있기는 심심하니 책도 한 권 챙겼다.

그 책이 매거진B 40호 산펠레그리노 편. 나름 익숙한 브랜드이다보니 재밌을 것 같아서 샀던 것.

그런데 기차는 난데없는 선로 복구 지연으로 인해 1시간 반이 넘게 연착되었고...ㅇ<-<

나는 꼼짝없이 7시간 가까이 기차 안에 갇혀있어야했다. ㅠㅠㅠㅠ

그 덕에 산펠레그리노 편을 두번이나 반복해서 읽을 수 있었고, 이렇게 감상문도 쓰고 있다. ㅋㅋ

 

변치 않는 것의 가치, 산펠레그리노 San Pellegrino

산펠레그리노는 이탈리아의 탄산수 브랜드로, 그 시작은 1395년 돌로미티의 한 마을에서 출발했다. 브랜드와 동명인 산펠레그리노 마을의 광천수는 질좋은 미네랄이 풍부한 것으로 유명했지만, 특유의 맛 때문에 이를 꺼리는 사람들을 위해 1899년부터는 토스카나 지역의 천연 탄산을 주입해 판매하게 되었다. 산펠레그리노는 단순히 탄산수를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식 분야와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다이닝 워터'라는 개념을 확립했을 뿐만 아니라, 과일을 가미한 탄산 음료군, 1.5ℓ 크기의 파격적인 매그넘 사이즈 등을 출시하면서 탄산수 전문 브랜드로서 확고한 정체성을 구축해왔다.

 

기포가 보글보글, 다양한 탄산수의 세계

매거진B에서는 다양한 인터뷰를 통해 산펠레그리노와 탄산수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이중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은 SSG마켓의 식품담당 김은구 바이어의 인터뷰. 그는 워터 바를 기획했던 경험 덕인지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탄산수 시장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서도 밝았다. 그는 탄산수에 대해, 가격 진입장벽이 낮고 디자인적으로 만족감을 주면서도 쉽게 맛을 짐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들이 선호하는 품목이라고 답하며, 그 중에서도 판매량이 높은 브랜드 1위는 페리에, 2위는 산펠레그리노라는 내용도 덧붙였다. 그는 제조방법에 따라 탄산수를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는 스틸 워터(일반 정수)에 인공 탄산을 주입한 것, 수원지에서 취수할 때부터 자연 탄산수인 것, 수원지에서 나온 천연 탄산과 물을 혼합한 것으로 나눌 수 있으며, 산펠레그리노는 마지막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매거진B에서는 시판제품을 나열하면서 기포의 탄산 함유량에 따라 탄산수 종류를 구분하는 내용도 싣고 있다. 탄산 정도에 따라 에퍼베센트(effervescent, 0~2.5㎖/ℓ), 라이트(light, 2.5~5㎖/ℓ), 클래식(classic, 5~7.5㎖/ℓ), 볼드(bold, 7.5㎖/ℓ 이상)로 나뉜다. 에퍼베센트는 극미량의 탄산 덕에 부드럽게 넘어가고, 라이트군은 자잘한 기포가 가볍게 터지는 정도이다. 일반적인 탄산수의 수준이 클래식인데 산펠레그리노 역시 이에 해당한다. 볼드는 탄산음료처럼 굵직한 기포가 특징이며, 시판 제품으로는 페리에, 초정탄산수 등이 있다.

 

탄산水를 뛰어넘는 탄산秀, 산펠레그리노의 전략

내가 평소 즐겨 마시는 탄산수는 페리에, 초정탄산수, 산펠레그리노 순인데 이 제품들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고유한 이미지들이 있다. 페리에는 카페에 앉아 유리병을 열어, 얼음이 담긴 테이크아웃용 플라스틱 잔에 탄산수를 꼴꼴꼴꼴 붓고 빨대를 꽂아 마시는 장면이 연상된다(실제로도 거의 그렇게 마시고). 초정탄산수는 약수터에서 표주박 바가지로 물을 떠서 마시는 상황이 우선 떠오르는데...ㅋㅋ 실제로는 냉장고에서 갓 꺼낸 탄산수를 유리잔에 담아 마시는 경우가 많다. 산펠레그리노는 대부분 레스토랑에서 마시게 되어서인지, 마실 때마다 하얀 식탁보가 씌워진 탁자에 둘러앉아 식사를 즐기는 기분이 든다.

 

그동안 내가 경험했던 산펠레그리노의 이미지는 위와 같다. 그저 마시는 물을 넘어서, 미식 문화의 한 요소를 보는 듯한 느낌. 기포 입자가 적당해서 식사하는 중간중간 입속을 산뜻하게 씻어내주는 기능이 탁월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여담이지만 라세느의 생수가 에비앙에서 아쿠아파나로 바뀐 것이 매우 반갑다. 솔직히 에비앙은 내 입맛에 영 아니기 때문에). 산펠레그리노는 탄산수가 식탁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고, 이와 연계된 고유의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해 부단히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중 대표적인 사례가 '월드 베스트 레스토랑 50'의 메인 스폰서 활동이다. 산펠레그리노는 이 외에도 '영 셰프 2015'라는 경연 대회를 작년부터 진행하고, 파인 다이닝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다이닝 워터'로서의 정체성을 굳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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