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평온해진 첼시세끼(4.19-4.25)

오늘/첼시세끼♬

2020. 4. 2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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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9일 일요일

아침은 큼직한 갈치구이에 총각김치, 열무김치와 가자미식해.

오랜만에 먹는 갈칫살이 입 속에서 보드랍게 녹는다.

생선살 바르기 전국대회가 있다면 내가 출전해서 꼴등할 자신이 있는데, 그래서 아빠가 거의 다 발라주셨다... 연습이 더 필요해.

부지런하게 젓가락을 놀리느라 바빠서 식사도 자연히 천천히 할 수 있었다.

밥은 일단 덜어놓고 부족하면 더 먹어야지 생각했는데, 다 먹고 나니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 싶어서 식사를 그대로 마쳤다.


눈여겨봐뒀던 막국수 가게에서 이른 점심.

문 열자마자 바로 간 곳이어서 손님은 내 팀 뿐이었다.

전에는 분명 이 정도 막국수를 한 그릇 다 먹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절반 조금 더 넘게 먹으니 배가 꽉 차는 기분이었다.

아마도 다른 메뉴를 같이 주문해서 그런가보다.

개운하고 깔끔한 음식이어서 든든하면서도 속이 편했고 소화도 잘 되었다.


저녁은 내가 좋아하는 미역국.

밥을 2/3 공기 남짓 담았다가 다른 반찬들까지 하면 다 못 먹겠다 싶어서 덜어내 반 공기로 만들었다.

역시 이 정도가 적당했다. 부족하면 더 먹을 수 있으니까 괜히 과욕을 부리지 말아야지.


4월 20일 월요일

조금 어수선해보이지만 맛있었던 식사.

김치제육볶음에 가자미식해, 삶은 문어가 함께 했다.

아침이어서 가자미나 문어가 잘 넘어가진 않아 한 점 정도 맛만 보았다.


점심은 스키야키.

다이어트할 때 매일같이 먹었지만 여전히 좋아하는 메뉴이다.

닭가슴살 완자에 대파와 버섯, 배추를 듬뿍 넣어서 보글보글 끓여먹었다.

원래 스키야키 타레 자체가 달기도 하지만 대파와 햇배추의 달큰함이 더 진했다.


저녁은 갈치조림에 밑반찬 몇 가지.

큼직한 토막의 갈치살이 보드랍게 녹고, 양념이 잘 밴 감자는 포슬거리면서도 촉촉했다.

시래기 넣은 건 처음 먹어보았는데 국물이 흠뻑 스며든 시래기가 축축 늘어져서 혀에 감기는 맛이 좋았다.

갓 담근 겉절이와 새로 무친 도라지의 신선함은 말할 것도 없고.


4월 21일 화요일

나의 요청을 받은 아빠가 햄채소볶음밥을 해주셨다.

서니사이드업으로 단정하게 만든 달걀이 고소함을 더해주었고, 달콤하게 녹는 감자의 포근한 맛이 좋았다.


점심은 그제 갔던 막국수집에 한번 더.

지난번보다 막국수를 한 그릇 덜 주문했는데 이쪽이 오히려 만족스러웠다. 워낙 푸짐해서.

내 막국수는 1/3 정도 덜어서 드리고 나머지만 먹었는데도 꽤나 배가 불렀다.

집까지 2km 남은 지점에서 내려서 산책 겸 천천히 집으로 걸어서 돌아왔다.


저녁은 아침에 먹은 것과 같은 볶음밥.

살짝 눌어있는 부분이 더 고소했다. 언제 먹어도 맛있는 아빠의 볶음밥.


4월 22일 수요일

아침은 구운 두부와 갈치조림, 밑반찬 몇 가지.

밥은 처음 담았던 것에서 1/3 정도 덜어내어 더 적어보인다.

단순히 밥 양만 보면 소식하는 것 같지만 반찬도 많이 집어먹고 주전부리도 식사 마치고 이것저것 챙겨먹어서 결코 적게 먹는 건 아니다.

다만 예전처럼 정량 식사에 간식이 추가되면 포만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니 가능하면 한 번에 몰아서 먹지 않으려고 주의하고 있다.


점심은 온우동, 냉우동 반반 세트.

구운 두부와 닭가슴살 완자, 대파, 단배추, 청경채, 버섯 등 각종 재료를 넣고 쯔유로 간해 보글보글 끓였다.

전에 잔뜩 사뒀던 건조 우동을 삶아서 나눠담고, 큰 그릇에는 채소 듬뿍 들어간 우동국물을, 작은 그릇에는 상큼한 감귤류 과즙 넣은 쯔유를 부었다.

다른 주전부리도 먹고 싶어서, 냉우동은 사진 속에 있는 것의 1/3 분량만 먹었다. 전체적으로 우동면 분량 자체를 적게 잡기도 했다.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던 식사.


저녁은 꼬막비빔밥에 밑반찬과 짭짤이 토마토.

고소하고 쫀득한 꼬막살에 밥알이 살아있는 흰밥이 잘 어울렸다.

오독오독 씹는 맛 좋은 도라지와 신선한 겉절이를 곁들여 천천히 오래오래 먹었다.

밥이 조금 적은 것도 있었지만 요새는 이갈이를 하려는지 뭔가 자꾸 씹고 싶어져서 애꿎은 짭짤이 토마토만 연달아 먹었다(사진 밖에 더 있음).

이번에 산 토마토는 지난번보다 더 맛이 진해서 이미 한입 베어무는 순간 혀뿌리가 아릴 정도로 새콤달콤한 맛이 살아있다.

다른 간식 먹고 싶어서 부엌 주변을 맴돌다가 결국 토마토로 타협했는데 맛있어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4월 23일 목요일

따뜻한 게 먹고 싶어서 아침에는 미역국.

천천히 국물까지 싹 비웠다.


점심에는 월남쌈.

라이스페이퍼 마는 요령이 없어서 엉망진창으로 만들다가 마지막에는 조금 나아졌다.

닭가슴살 제품 사다놓은 게 있는데 이렇게 월남쌈 속으로 넣으니 꽤 잘 어울렸다.

신선하고 아삭아삭한 채소를 듬뿍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운동을 쉰 지 오래됐다 싶어서 오후에 가볍게 몸을 풀었다.

목요일 운동

케틀벨스윙 4kg×6sets×25

데드리프트 8kg×3sets×20

쿼터 스쿼트 15분


정말 몸 풀기니까 간단, 간단, 또 간단하게.

케틀벨 4kg은 솔직히 한 손으로도 빙빙 휘두를 수 있는 정도이지만, 오랜만에 하는 거라서 스윙은 이걸로 가볍게 했다.

날이 싸늘해서 땀이 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운동이 되었는지 옷에 땀이 촉촉하게 배어나왔다.


저녁에는 고기고기.

굽달인 아빠께서 전담해서 고기를 구우셨다.

항정살+삼겹살에 유자드레싱 샐러드와 쌈채소를 잔뜩 먹을 수 있었다.

와사비와 유즈코쇼를 따로 짜놓고 소금, 후추도 조금씩 찍어서 함께 먹었는데 꽤 잘 어울렸다.

밥이 조금 더 먹고 싶어지긴 했으나,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먹는 편이 나으니까 자제했다.


그렇지만 역시 과식이긴 과식이었는지 저녁을 먹고 서너 시간이 지나도록 소화가 되지 않아서 조금 괴로웠다.

다음에는 욕심을 더욱 덜어내고 먹어야겠다고 반성하는 밤을 보냈다.


아침에는 나주곰탕 정식.

밥은 좀 덜 먹었어야 했는데 내가 원래 국밥처돌이이기도 하고, 오전 일정 때문에 점심이 늦어질 것 같다는 핑계로 많이 먹었다.


식사하고 예약 시간에 맞추어 치과를 갔다.

얼마 전에 위쪽 어금니 안쪽이 손상돼서, 상당히 거슬리는 요철이 생기는 바람에 응급 조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것만 아니었으면 서울 집에 있을 때 친구 병원에 가서 진료 받으려고 했는데 일단 이걸 급하게 수습해야만 했다.

섭식 장애로 인한 반납 때문에 성대가 상한 것도 신경 쓰이는데 치아 손상까지 오다니...

반납하는 과정에서 소화액이 장기와 구강 내부를 훑고 지나갔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긴 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하고 스스로 부끄러웠다.


점심은 맘스터치 살사리코 버거 세트였는데... 사진 찍는 걸 깜빡해서 매장 내부에 내걸린 사진으로. ㅋㅋ

버거는 하나 다 먹었고 감자튀김과 콜라는 어느 정도 남겼다.

대신 돌아오는 길에 40분 정도 산책하는 것으로 운동을 대신했다.

어제 몸 풀기한 것도 나름 운동이라고 하체 근육이 다소 뻐근했다.


치과는 점심 식사 전에 다녀왔는데 다행히 손상된 치아를 다듬어주면 해결되는 정도였다.

손상된 치아 옆에 그것과 별개로 충치의 기미가 보이는 부분이 있어서 그것만 간단하게 치료했다.

잇몸 관리만 좀 신경써서 해주면 될 것 같다는 설명에 안심했다.

다음 내원은 6개월 정도 뒤에 검진차 하면 될 것 같다고 해서 마음이 조금 놓였다.

정말 반납하지 말고 내 몸을 소중하게 다루어야지.


저녁은 아침에 먹었던 나주곰탕 정식을 한번 더.

곧 우기가 다가와서(=PMS여서) 머릿속에 음식 생각이 가득하다.

나의 PMS 증상은 식욕이 엄청나게 강해진다는 것인데 이럴 때 먹고 싶은 대로 다 먹었다가는 바로 반납 코스를 밟게 된다.

먹고 싶은 건 맛있게 먹되, 아무리 생각해도 과하다 싶으면 일단 양치하고 30분 정도 기다렸다가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다.


4월 25일 토요일

오랜만에 빵이 먹고 싶어서 브로첸 하나 구워서 포타주와 함께 먹었다.

버터를 바르고 오디잼과 유자청을 곁들여서 냠냠.


점심은 토치로 불맛 낸 장어구이에 스시노코 넣어 비빈 스메시.

장어는 대충 반 마리 정도 먹은 듯.

스메시 간이 생각보다 세서 다음에는 양념을 조금 덜 하기로 했다.


저녁은 로제 파스타와 리조또 반반.

다 먹고 좀 더 먹었기 때문에 사진 속 분량의 1.2배 정도는 식사한 것 같다.

평소보다 많이 먹긴 했지만 천천히 꼭꼭 씹어서 삼킨 덕에 크게 부담스럽지 않고 기분 좋은 식사였다.


BEFORE : "안녕하세요. 어제 구해주신 소라빵입니다."


예전 머리는 거의 흉추 11,12번까지 올 만큼 긴 편이었다.

스타일링 열심히 해주면 어제 구해준 소라빵(...)의 현신을 볼 수 있을 정도이긴 하지만, 관리하기도 힘들고 일상생활할 때는 불편했다.

가끔 내 머리채와 후추가 드잡이하는 모습도 볼 수 있고...(집사 머리채 잡는 냥아치)

단골 미용실에 가서 상한 머릿결도 정리하고 싶고 한동안 시술은 쉬고 싶다는 의견을 전달하고 머리를 짧게 잘랐다.

웨이브 있던 부분은 거의 다 잘라내서 쇄골 살짝 덮을 정도의 길이가 되었다.

찰랑이는 머리카락이 가붓하고 시원하게 느껴져서 마음에 든다.


식사와 신변잡기 기록은 다 했으니 이제 좀 진지한 얘기로.


섭식 장애(에 뒤따라오는 폭식+반납)가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위산, 쓸개즙 등이 역류하면서 장기 점막을 서서히 손상시킨다.

또한 강산성인 위산이 치아 표면을 부식시켜 내구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금세 깨지거나 충치가 생길 수 있다.

게다가 습관성 구토는 식도의 괄약근을 약화시켜, 나중에는 본인이 원하지 않아도 구역질을 견디지 못하고 섭취한 음식을 바로 반납할 수 있다.

단순히 먹은 걸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는 것을 넘어서 전신을 망가뜨리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그래서 섭식 장애는 반드시 교정해야만 한다. 본인이 홀로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감내해야 할 고통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

알릴 만한 이가 주변에 있다면 도움을 청하고, 그게 여의치 않다면 스스로 기록해보면서 식사 패턴을 복기해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잘못했다며 자책하고 자기 자신을 비난하는 것은 금물이다.

개선을 위한 반성은 어떨지 모르나, 본인의 식이를 죄악시하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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