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첼시세끼(5.10-5.16+じゅん♥)
by 첼시5월 10일 일요일
아침은 건너뛰고 점심은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들 만나서 시간 순삭.
바우처를 써야 해서 생어거스틴 갔는데 정작 내가 제일 못 먹어서 ㅋㅋㅋㅋ
텃만꿍 하나 먹고 똠얌꿍 조금 먹고 나머지는 다 맛만 봤다.
씹고 삼키는 게 힘들어서 자몽에이드만 두 잔 마심. ㅋㅋㅋㅋ
친구가 할당량까지 정해서 덜어줬는데 그건 거의 손도 못 댔지만 떠들고 노는 게 아주 재밌어서 기분이 매우 좋았다.
커피와 케이크를 친구가 사줘서 그것도 잘 얻어먹었는데 집에 돌아오니 기프티콘까지 보내줘서 감동... 사랑합니다. 흑흑...ㅠㅠ
저녁도 못 먹을 것 같았는데 그래도 만두 한 판 사와서 천천히 먹었다.
만두를 한입에 넣기도 힘들어서 반씩 쪼개서 냠냠.
그래도 혼자 있을 때 뭔가 조금씩 먹으려고 하는 게 고무적이어서 좋다.
지금의 '먹고 싶다'는, '음식을 섭취하는 내 모습을 보고 싶다'에 가까운 것이다.
그래서 먹고 싶다는 말은 달고 사는데 먹어지지가 않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다시금 혼자 있어도 잘 먹을 수 있도록 걸음마 떼는 연습을 하고 있다.
5월 11일 월요일
먹은 기억도 없는데 사진에 있네.
아점으로 마신 아마도 블랙 밀크티 + 펄인 것 같다.
이날 고민이 좀 생기는 바람에 이런저런 잡념만 가득했던 듯.
저녁으로 먹은 딸기모찌롤.
맛으로 먹은 건지 뭔지 넘어가지도 않는 걸 반쯤 무의식 상태로 먹었다.
과식하지 않고 반납이 없다는 건 물론 긍정적인 신호이다. 그렇지만 그게 다였다.
5월 12일 화요일
아침은 바깥 내려다보면서 카페라떼에 카스타드.
점심에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버거킹 불고기 주니어와퍼 세트.
번 부분만 1/4 정도 남겼고 감자튀김은 절반만 먹었다.
좀 많다 싶긴 했는데 그래도 잔뜩 먹고 싶어서 욕심을 냈고 다행히 별 일 없었다.
저녁 사진은 왜 저렇게 찍었지...-ㅅ-
나주곰탕에 밥 1/2공기 정도 담았는데 더 먹으려고 드니 아빠가 제지하셨다. 먹을 수 있는데... 무리하지 말라고 그러시는 거겠지.
하루 정도의 경로 이탈 외에는 별다른 일 없이 잘 지냈다.
단지 내가 자신의 부족함을 극복 할 수 있는 어른일까...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아주 자그맣게 줄어들어버렸다.
나는 보기보다 시시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일단 할 수 있는 걸 시도해봐야겠다. 멈추지는 말자.
5월 13일 수요일
본가에서의 먹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김치찌개까지 클리어했다.
아빠의 김치찌개는 정말 맛있어... 아빠가 안치는 밥도 최고야... 물론 엄마 김치가 맛있는 게 먼저이다. 내가 따라가려면 둘다 멀었지만.
그래서 아침을 생각보다 많이 먹어버렸다. 사진 속처럼 담긴 걸 한 톨도 덜어내지 않고 깨끗이 비웠다.
점심은 XO 크림소스에 세 가지 파스타(리가토니, 카사레치아, 트리폴리네)를 섞어서.
파스타는 0.5인분만 넣는 대신 카프레제를 곁들여서 자몽에이드와 함께 먹었다.
잘 갖춰진 코스 요리 먹는 느낌이어서 기분이 좋았다.
저녁은 타코 파티!!! 타코!! 나는 자네를 사랑해!!!!!(고래고래)
두 개 말아먹었는데 부족해서 손가락 빨다가 결국 한 개 더 먹었다.
나의 타코 정량은 원래 두 개인데 웬일로 초과해버렸다.
(옆으로)성장기인 걸까? 아냐, 또띠아가 작은 거였을 거야... 진짜 그랬을 거야...
5월 14일 목요일
아침은 나주곰탕에 취나물과 밑반찬.
밥맛이 도는 요즘이어서 아주 열심히 싹싹 비웠다.
점심은 매콤한 닭다리살구이.
엄마가 굽네 볼케이노 소스와 부타동 소스를 섞어서 숯불닭갈비처럼 매콤달콤하게 양념구이를 해주셨고, 나는 토치로 마무리 불질만 했다.
시치미 조금 뿌린 밥에 불맛나게 그슬린 닭다리살과 달콤한 대파, 고소한 마늘이 잘 어우러져서 아주 맛있었다.
저녁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엄마표 미역국에 각종 밑반찬.
밥을 어떻게 안치신 건지 쌀이 한톨 한톨 알알이 살아있어서 예술이었다.
결국 사진 속 밥은 다 먹고 두 숟가락 리필해서 맛있게 먹었다.
최근 들어서 제일 즐겁게 했던 식사였다.
5월 15일 금요일
아침엔 계속 잤고 점심에는 엄마랑 데이트. ㅋㅋ
나는 따뜻한 우동, 엄마는 차가운 우동을 드셨다.
비가 쏟아지는 날씨에 어울리는 좋은 메뉴였다.
전신에 우동국물이 듬뿍 스며드는 느낌이어서 몸이 데워지니 기분이 좋았다.
저녁은 바베큐립에 각종 밑반찬.
국경 없는 식탁이라고 할 수 있지...
밥은 사진에 나온 만큼 먹고 두 숟가락 더 먹었다.
대신 고기는 사진에 나온 것의 3/4 정도 먹고 나머지는 덜어냈다.
아침은 김치찌개. 아빠표 김치찌개.
새로 안친 밥+아빠 김치찌개의 조합이어서 하마터면 과식할 뻔 했지만...! 사진 속 밥만 먹고 끝냈다. ㅋㅋ
점심은 참치김치볶음밥.
그동안 김볶은 고기나 햄을 지지해왔는데, 참치도 의외로 순하면서 고소한 맛이 있어서 좋았다.
나는 주전부리도 먹고 싶었기 때문에 사진 찍고나서 밥을 서너 숟가락 덜어내고 먹었다.
저녁은 또다시 타코 파티.
타코만 있으면 좀 단조로울 것 같아서 퀘사디아를 준비했는데 뚜껑은 날렸기 때문에 정체성이 애매해졌다.
갖은 재료를 넣은 타코는 역시 맛있었지... 작은 또띠아 두 장으로 끝냈지만 퀘사디아 덕에 더 만족스러웠던 저녁이다.
이번주 초에는 상당히 시무룩한 상태로 시작했다가 점점 좋아진 그라데이션 첼시세끼.
이대로 유지가 잘 된다면 다음주까지만 기록하고 마무리해도 될 것 같다. 힘내자.
당신 얘기가 매일같이 듣고 싶고 궁금하다는 내 요청에 이런 노력으로 보답하는 준이.
이렇게 사소한 시시콜콜함이 나는 참 좋다.
그럼 설치류는 또 이렇게 응답해야지...ㅋㅋㅋ
역시 기발하고 귀여운 똑재이.
나중에 통화하면서도 그림 칭찬을 해주는 게 고맙고 기뻤다.
굳이 힘을 내라고 이런 담소를 주고 받는 건 아니지만,
이 시시덕거림 끝에 준이가 조금이라도 힘이 나면 좋겠다.
꼭 힘 내지 않아도 괜찮지만 힘 나길 바라. 나도 그럴게.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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