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음식]치즈(잘먹고 잘사는 법 046권) by 이영미
by 첼시
창해ABC북 시리즈를 한창 모으다가 발견한 김영사의 <잘먹고 잘사는 법> 시리즈. 창해 시리즈가 휴대용 백과사전 같은 교양서라면, <잘먹고 잘사는 법>은 말 그대로 실용서다. 좀더 와닿게 표현해보자면, 잡지에서 1년에 한 번 정도 나오는 알찬 특별부록지를 몇 권 모아놓은 것 같은 느낌? 책의 주제도 수지침, 열대어 기르기, 혼자 먹는 식사, 원룸 라이프, 오래된 식당 100곳 등 생활밀착적인 내용이다. 이 책을 전권 구입하면 정말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 것만 같은 주제들이 가득하다. ㅋㅋ 하지만 내가 관심있어하는 주제는 '치즈' 하나 뿐이어서 이것만 샀다.
책의 서두는 '치즈와의 첫 만남'이라는 소제목으로 시작한다. 치즈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명칭의 기원, 치즈의 발명, 시대별 치즈의 발달 과정 등)를 설명하고 있다. ..여기까지 썼는데 후추가 옆에 둔 이 책을 물어뜯길래 급히 말렸다. 요 녀석은 책만 보면 뜯고 씹고 맛보고 즐겨. ㅋㅋ 각설하고, 의외인 것은 치즈의 기원이 아시아라는 것이다. 한중일이 있는 동아시아 지역이 아니라 중앙아시아이긴 하지만... 기원전 12,000년전 경 중앙아시아의 유목민들이 가축의 젖을 보관하는 과정에서 발효가 일어나 치즈가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 가장 널리 먹는 우유 치즈는, 인류가 소를 기르기 시작한 기원전 7~8,000년 전 경부터 만들어졌다.
치즈의 제조과정은 보통 네 가지 단계로 구성된다(숙성하지 않는 프레시 치즈는 제외).
①원유로부터 커드 생성 → ②훼이 제거 후 성형 → ③가염 및 세척 → ④ 숙성 4단계로 간단해보이는 과정이지만, 원유의 종류와 숙성방법, 수분함량 등에 따라 치즈의 맛과 질감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치즈의 종류는 800가지를 훨씬 넘는다. 주로 젖소의 우유로 만들지만 양유나 염소유 치즈도 다양한 편이다. 물소나 순록, 당나귀, 낙타 등의 젖으로도 치즈를 만든다(원래 모짜렐라 치즈의 기원은 물소젖이었다고 한다). 또한 생유를 사용했는지, 살균한 우유를 사용했는지, 탈지유를 사용했는지 등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간편하게 치즈를 구분하는 방법은 수분함량에 따르는 것인데 각각 소프트, 세미하드, 하드로 구분된다.
소프트 치즈는 수분 55%이상의 부드러운 치즈로 코티지, 모짜렐라, 까망베르, 브리, 리코타, 크림치즈 등이 있다. 세미 하드 치즈는 수분이 45~55% 정도로 프로볼로네, 하바티 치즈 등이 있다. 하드 치즈는 수분이 45% 이하의 단단한 치즈이며, 에멘탈, 그뤼에르, 파르미자노 레자노 등이 있다. 이 외에도 푸른곰팡이가 대리석처럼 핀 블루치즈, 제조시 당겨늘리는 과정을 반복해 잘 늘어나는 모짜렐라 등이 있다.
치즈를 많이 접해보지 않은 초심자들은 향미가 부드러운 모짜렐라, 까망베르, 브리 등으로 시작하는 걸 추천한다. 위의 치즈는 순한 우유 냄새나 크리미한 버섯수프의 풍미를 지니고 있어 그대로 먹거나 크래커, 빵에 곁들여먹기 좋다. 톰과 제리의 구멍 뚫린 치즈로 널리 알려진 에멘탈은 보기보다 단단하고 독특한 풍미가 있어 요리에 응용하면 좋다. 잘 늘어나는 성질의 그뤼에르 치즈와 섞어서 녹인 뒤 퐁듀 재료로 쓰면 안성맞춤이다. 요즘에는 그리스 요리의 페타, 이탈리아 요리의 파르미자노 레지아노 치즈 등도 대중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디저트에는 크림처럼 달콤하고 순한 마스카르포네, 리코타, 크림 치즈 등을 활용하면 잘 어울린다.
치즈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면 블루 치즈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 푸른곰팡이가 핀 모습 때문에 접근하기 어려워보이지만 요즘 유행하는 고르곤졸라 올린 꿀찍어먹는 피자의 주재료가 바로 블루치즈의 일종인 고르곤졸라 치즈다. 푸른곰팡이 덕에 대리석 같은 무늬를 지닌 블루 치즈는 지역에 따라 크게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위에서 썼듯이 가장 널리 알려진 이탈리아의 고르곤졸라는 숙성도에 따라 돌체와 피칸테로 나뉜다. 돌체(dolce)가 단맛, 피칸테(piccante)가 스파이시한 맛을 의미하니 순한 맛과 톡쏘는 맛으로 구분하면 될듯. 이 외에도 프랑스의 로크포르와 영국의 스틸턴 치즈가 유명하다. 블루치즈는 치즈 내부에 대리석처럼 퍼진 푸른곰팡이 줄기 덕에 퀴퀴한 냄새가 풍기고 독특한 풍미가 있는게 특징이다.
서양배나 호두, 꿀 등과 잘 어울리며 빵, 샐러드에 곁들여먹거나 피자, 파스타 등에 활용한다.
치즈는 우유(또는 다른 젖)를 원재료로 만들지만 발효를 거치면서 우유와는 전혀 다른 특유의 맛과 향을 지니게 된다. 숙성된 치즈일수록 그 개성이 강해 요리 등에 곁들이기 좋은데 주로 샐러드, 파스타, 피자, 미트볼 등의 재료로 쓰인다. 반면에 우유에 산을 넣어 굳힌 뒤 따로 숙성시키지 않는 프레시 치즈는 맛이 산뜻하고 순해서 그대로 먹기 좋다. 요새는 과일치즈, 스트링치즈, 구워먹는 치즈 등 다양한 상품이 등장해 치즈를 더 맛있고 편리하게 먹을 수 있다.
*간단하게 만드는 프레시 치즈는 → 2014/12/12 - [맛/기록] - [치즈]우유,레몬,소금만 넣어 코티지 치즈 만들기
*내가 먹어본 다양한 시판치즈들은 ↓
- 가공 블루치즈 : 2014/07/01 - [맛/뭔가] - [RUPP]블루치즈가 약간(...) 들어간 러프 블루치즈 포션
- 에담,고다,체다치즈 : 2014/07/28 - [맛/뭔가] - [이마트]피코크의 세 가지 치즈, 에담, 고다, 체다 치즈
*치즈를 활용해 만들어본 요리들은 ↓
2014/03/23 - [맛/기록] - [피자]피자 흉내를 낸 두 가지 또띠야
2014/06/03 - [맛/기록] - [토스트]천일염을 뿌린 꿀치즈 토스트, 꿀치즈 샌드위치 만들기
2014/07/02 - [맛/기록] - [샐러드]파스타와 달걀, 치즈를 넣은 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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