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첼시세끼+부상 일지(3.15-3.21)

오늘/첼시세끼♬

2020. 3. 22. 06:30

이번주부터는 거의 세 끼 꼬박 기록할 예정이어서 그날그날 아침-점심-저녁 순차적으로 적는다.


3월 15일 일요일


일요일 아침은 짭짤이토마토, 구운 고구마, 전병 약간에 에스프레소 넣은 우유.

우유가 딱 한 잔 남아있어서 아침에는 반만 먹고 나머지는 점심에 먹으려고 다시 냉장했다. 카페라떼 최고야...헤헤


점심은 스키야키.

버섯 세종류에 두부와 실곤약 넣고 채소는 대파와 얼갈이 이파리 몇 장.

배추김치, 총각김치 조금씩에 아침에 아껴뒀던 카페라떼 반 잔과 전병... 이쯤 되면 전병 중독자.

이렇게 먹으면 배가 부른 것 같다가 금방 소화된다. 슬퍼...


일요일 운동

오전 줄넘기 1100회 → 100회 추가


케틀벨스윙 12kg×6sets×12 → 1set 추가

데드리프트 12kg×3sets×15 → 유지

런지 3sets×15 → 유지

줄넘기 1200회 → 100회 추가

쿼터 스쿼트 20분 → 5분 추가


지난 일주일 내내 시달렸던 근육통이 어느 정도 완화되었다.

이제 오전 줄넘기에 적응하면 아침 먹기 전에 하는 공복 줄넘기를 따로 추가해도 될 것 같다.


저녁은 짭짤이 토마토 하나, 달걀 하나씩 넣은 샐러드.

길이 잘 든 팬 덕분에 기름을 두르지 않아도 달걀을 부칠 수 있다.


일주일 내내 체중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조금 늘었다.

웨이트 때문에 손상된 근육에 수분이 몰려서 부은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체중계를 아예 보이지 않는 곳으로 치워버렸다.


3월 16일 월요일


아침은 따뜻한 룽고에 갓 구운 고구마.


이제 슬슬 공복 운동을 할 때가 된 것 같아서 아침 먹기 전에 가볍게 했다.

한꺼번에 시작하면 탈 날 것 같아서 일단 워밍업으로 줄넘기 300회 정도로 시작.


점심은 매콤한 제육볶음에 쌈밥.

돼지고기는 앞다리살로 120g 썼고 대파와 양파 넣고 볶은 다음에 백미밥 반 공기와 함께 먹었다.

청양고추가 운명 직전이어서 두 개 다 썰어넣었더니 너무 맵네.

전병 한 줌과 먹을 우유는 배송을 기다리는 중이어서 일단 커피부터 내려놓고 사진 찍었다. 먹기 위한 준비 너무 치밀해...


월요일 운동

아침 공복 줄넘기 300회 → 신규 운동


오전 줄넘기 1100회 → 유지


케틀벨스윙 12kg×6sets×12 → 유지

데드리프트 12kg×3sets×15 → 유지

런지 3sets×15 → 유지

줄넘기 1200회 → 유지

쿼터 스쿼트 20분 → 유지


저녁은 프로틴+우유 셰이크와 이탈리안 드레싱 뿌린 짭짤이 토마토 샐러드.

파스타 접시에는 채소가 얼마 들어가지 않아서 사진 찍고 다 먹은 다음 채소를 그만큼 보충해서 한번 더 먹었다.


3월 17일 화요일


아점은 프로틴 셰이크에 캐나다 친척분(...)이 보내주신 비스코티 하나.

이날 좀 바쁘고 고된 일이 있어서 아점은 간단하게만 먹고 저녁에 포식했다.


화요일 운동

아침 공복 걷기 70분(5km)


아점 먹고 걷기 70분(5km)


어차피 운동 쉬는 날인 겸 해서 오늘은 걷기만 간단하게 했다.

몸이 힘든 건 아닌데 정신적으로 좀 피로한 날이었다...


그래서 치킨 소환... 먹다 찍어서 죄송합니다.

물론 난 교양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1인 1닭했다. ㅋㅋㅋㅋㅋ

스트레스 받는 내게는 치킨이 정말 좋은 처방이야...

이날은 보드카 콕까지 해서 열심히 달렸다.


3월 18일 수요일


다시 정신 차린 아침.

플레인 요거트에 엄마가 만들어주신 오디잼 한 숟가락, 그래놀라 한 줌.

음주 다음날에는 간이 해독하느라 바쁘기 때문에 운동하면 오히려 몸에 무리가 올 수 있다.

그래서 공복 운동은 생략. 점심 먹고는 운동해야겠지...


쌈채소 많이 준비해서 먹은 닭갈비.

밥은 1/3공기만 담았다. 닭고기는 아마 130g 정도 쓴 듯.

또 카페라떼에 전병 먹고... 전병을 끊든지 해야지 정말.


수요일 운동


케틀벨스윙 12kg×6sets×12 → 유지

데드리프트 12kg×3sets×15 → 유지

런지 3sets×15 → 유지

줄넘기 1200회 → 유지

쿼터 스쿼트 20분 → 유지


공복 운동과 오전 운동은 하지 않았다. 뭔가 처지네 요즘.


저녁은 해산물 리조또에 피클.

오징어와 새우에 샐러리, 버섯, 양파도 듬뿍 넣고 밥은 1/2공기만 썼다.


3월 19일 목요일


아점용 쌀국수에 넣으려던 숙주가 상해서 버렸다.

면은 1/3만 썼는데 두 젓가락 정도 먹으니 넘어가지 않아서 그냥 그것도 버렸고...

버섯과 소고기 몇 점에 고수 수북하게 넣은 것만 건져서 먹었다.

전병은 1/4 정도 남았는데 그대로 두면 계속 먹을 것 같아서 과감하게 버렸다.


오늘은 혼자 밥 먹기가 싫다...

먹는 게 먹는 것 같지가 않고 쓸쓸해.

운동할 의욕이 나지 않고 방안이 너무 휑하게 느껴진다.


저녁 시간을 좀 당겨서 일찍 먹었다.

남이 해준 맛있는 음식이 먹고 싶은데 외출하기는 싫고 해서 도미노피자.

한 조각 먹는 순간 후회했다.

그리고 후회한 걸 또 후회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자책감은 금세 섭식 문제로 이어진다.

운동도 하기 싫고 아무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이 구역의 무기력 킹으로 등극한 기분을 느끼면서 초저녁부터 죽은 듯이 잤다.


3월 20일 금요일


먹기 싫고 하기 싫고 그냥 다 싫고...

이런 상태를 그대로 방치하면 폭식증이든 거식증이든 어떤 형태로든 나쁘게 발현된다.

나는 이 과정을 이미 알고 있다. 기록하기 싫지만 남겨두는 게 좋겠지.

이럴 때는 싫어도 식사다운 식사를 하는 편이 나으니까 밥을 데우고 닭가슴살 가공품을 꺼내서 아침으로 먹었다.

입 속에서 밥알이 굴러다니는 게 모래알처럼 까끌하게 느껴지고 식도에 마개를 한 것처럼 목이 메어서 삼키기 힘들다.

항상 즐겁게 느꼈던 먹는 행위가 너무 싫다.


전날 넘어져서 다치는 바람에 오른쪽 무릎이 붓고 큰 멍이 생겨서 당분간 운동은 쉬기로 했다.

다시 침대로 기어들어가서 고요하게 잠들고 싶다.

풀죽어있는 내 얼굴을 살피던 후추가 와서 뽀뽀를 해주었다. 고마워.


우체국에 다녀왔다.

캐나다에 사는 친척분에게 식재료 몇 가지를 보내려고.

짐을 꾸려서 해외택배를 접수하는 일련의 과정이 끝나고 나니 기분이 조금 좋아졌다.

받는 순간 기뻐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니 왠지 행복해졌다.

어제도 오늘도 피자를 주문하지만 먹는 걸 즐겁게 받아들여야지 라고 몇 번 뇌까리고 식사를 했다.


3월 21일 토요일


좋아하는 메뉴를 가져다놓고 먹으면 조금 즐거워지겠지.

바삭거리는 튀김옷이 자갈처럼 낯설다.

맛있는 건가... 이게 맛있게 느껴졌었나...

그렇게 먹고 싶지 않다 해도 일단은 먹어두는 게 좋다.

음식을 거부하는 상태로 내버려두면 섭식 장애에 나쁜 영향을 미쳐서 폭식증으로 악화될 수도 있으니까.

며칠 기다리면 정상적으로 돌아올 거니까 기다려야만 한다.

먹자마자 반납하러 달려가는 것 자체가 고통스럽다.

그래도 좋아질 거야... 좋아지고 싶어.

젤리로 가득찬 풀 안에 갇힌 것처럼 답답하다.

좋아하는 영화를 보고 즐겨 듣던 음악을 틀어놓고 마냥 유영했다.

증발해서 존재한 적도 없었던 것처럼 사라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