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lsea Simpson

[교양-음식]위스키 Whisky(창해ABC북 051)

by 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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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7개월만의 창해ABC북. 거의 모든..아니 그냥 모든 책이 절판된 비운의 시리즈... ㅇ<-<

내 장바구니 속 창해ABC북이 하나 둘 절판되는 것을 보며 크리스티의 <ABC 살인사건>을 떠올렸다.

이대로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교보문고 중고장터에서 서른다섯 권(...)을 한꺼번에 구입했었다.

권당 3,000원이었으니 십만원 가량 되는 돈 들여서 알찬 소비를 했다고 생각한다. ㅋㅋ

심지어 상태도 매우 좋았다. 역시 절판될 정도로 인기 없는 책이어서 사람들이 거들떠도 안 본 듯...ㅠ

절판된 책이라 할지라도 중고로 구입할 수 있고 내용이 좋기 때문에 언젠가는 재발간될지도 모른다.

창해ABC북의 재출간을 응원.. 기원.. 염원..하면서 앞으로도 계속 독후감을 쓰련다.

 

이번 <위스키>는 절판되고 나서 산 것은 아니고 훨씬 더 예전에 산 것이다. 미성년자일 때...

<시가>와 <위스키> 책을 미성년자일 때 구입하다니 맹랑한 학생이었다. ㅇ<-<

 

생명의 물 '우스게 바하(Uisge beatha)' 

위스키(Whisky)의 어원이 되는 '우스게 바하(Uisge beatha)'는 라틴어 아콰 비타이(Aquq Vitae, '생명의 물'이라는 뜻)을 고대 켈트어인 게일어로 직역한 것이다. uisge는 1618년 하이랜드의 한 씨족장 장례식 때 처음 기록되었다고 하며 이후 uisce로 변형되었다가 fuisce를 거쳐 최종적으로는 whisky라는 형태로 정착했다. 스코틀랜드와 캐나다에서는 Whisky로, 아일랜드와 미국에서는 Whiskey로 표기하는데, 일반적으로는 Whisky가 더 널리 쓰인다고 한다.

전통적인 위스키 명산지를 꼽는다면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미국, 캐나다를 떠올릴 수 있다. 공교롭게도 4개국 모두 앵글로 색슨족 계열의 국가이기도 하다. 이 중에서도 아일랜드는 위스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일설에 의하면 위스키를 제조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인 증류법을 전수해준 것은 수도사인 성 파트리키우스라고 하며, 아일랜드인들은 지금도 3월 17일을 성 패트릭 데이(St. Patrick's day)로 지정해 그를 기린다.

한편 위의 앵글로 색슨족 계열 4개국 외에도 또다른 위스키 생산국으로 주목 받는 나라가 있으니 바로 일본이다. 일본은 1920년대에 스코틀랜드로부터 증류 기술을 배워와 위스키를 제조하기 시작했다. 다케쓰루 마사타카와 함께 일본 최초의 위스키 증류소를 세운 도리이 신지로는 맥주로 잘 알려진 산토리의 창업주이기도 하다.

 

"자유와 위스키는 함께 행진한다" - Robert Burns

위스키가 본격적으로 상품화되기 시작한 때는 19세기 중반으로 볼 수 있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위스키의 제조는 몇몇 공인된 증류소와 그 외 상당수의 불법 증류소에서 이루어지고 생산량 대부분이 해당 지역 내에서 소비되는 구조였다. 그러나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철도가 등장하면서 위스키의 운송 범위는 확장되고 수출로 연결되기까지 한다. 이후 과중한 세금 부담과 전쟁 등으로 위스키 산업은 다소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지만 20세기 중엽에 들어서면서 다시 부활 국면으로 접어든다. 당시 스코틀랜드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증류소를 증설하고 현대화함으로써 서구 사회에서 위스키의 헤게모니를 형성하게 되었다.

본디 위스키를 양조하는 것은 거진 불법으로 간주되었고, 제조된 위스키는 그 생산지에서 대부분 소비되는 구조였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의 결속력을 다지는 매개체가 되기도 했다. 또한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등에서 미국과 캐나다로 옮겨간 초기 이주민들은 전통과 씨족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방법으로 위스키를 생산하기도 했다. 그런데 19세기 말부터 다양한 블렌드 위스키가 발전하기 시작하고 이후 위스키의 소비와 생산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위스키를 대하는 소비자의 관습도 변하게 되었다. 위스키는 각종 연회에 단골로 등장하면서 보다 사교적인 의미를 갖게 되었고 20세기 중반 이후로는 접근하기 힘든 고급 술이라는 이미지를 점차 벗어나면서 일반적인 술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운명의 여신이여, 내게 찢어지지 않은 바지 한 벌, 빵 한 조각, 위스키 한 잔,

한가롭게 읊을 수 있는 시구 몇 구절만 내려주소서.

 그러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나이다."

- 로버트 번스 <스코틀랜드 숲>

스코틀랜드에서는 매년 1월 25일을 로버트 번스의 탄생일로 기념한다. 그는 스코틀랜드 고유의 방언으로 시를 지었는데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과 같은 경우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작품이다. 번스는 불법 증류업자를 지지했으며 위스키에 대한 세금을 감면할 것을 주장했다. 그의 위스키 사랑은 '자유와 위스키는 함께 행진한다'는 말로 대변되기도 한다.

 

"'증류'는 과학이고 '블렌딩'은 예술이다" - Samuel Bronfman

술의 종류를 구분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제조 방식을 기준으로 한다면 발효주와 증류주로 나눌 수 있다. 도수가 높지 않은 맥주, 청주, 포도주 등이 발효주이다. 이 발효주를 증류하여 만든 것이 증류주이며 제조 과정에서 알코올 도수가 높아져서 독주이기도 하다. 보리, 옥수수, 호밀 등을 넣어 발효한 곡물주를 증류한 술이 위스키이다. 포도주와 같은 과일주를 증류한 것은 브랜디이며, 유명한 브랜디로는 프랑스 코냑 지방의 코냑(포도주를 증류)과 노르망디 지방의 칼바도스(사과주를 증류)가 있다.

 

위스키는 다양한 곡물을 사용할 수 있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보리로만 제조하는 몰트 위스키다. 몰트 위스키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보리 싹을 틔워 몰트(맥아)를 만든다. 만들어진 몰트를 말려서 찧은 뒤 물을 섞으면 몰트 속에 들어있던 몰트가 당화하면서 발효가 가능한 조건을 갖추게 된다. 몰트즙이 발효가 되면 알코올 도수가 8도 가량 되고, 이것을 증류기에 통과시킨 액체의 알코올 도수는 약 68도 정도이다. 이 액체를 참나무 통에 넣어 숙성시키면 몰트 위스키의 제조과정은 끝난다.

오늘날 위스키 시장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스카치 위스키의 90%는 보리, 맥아, 귀리 등의 다양한 곡물을 재료로 하는 블렌드 위스키다. 블렌드 위스키는 몰트 위스키에 그레인 위스키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제조하는데 몰트 위스키의 비율은 20~40% 정도이며 나머지는 그레인 위스키를 넣는다. 숙성년도가 오래된 몰트 위스키의 비율이 높아질수록 고급 블렌드 위스키가 된다. 발렌타인, 시바스, 조니워커 등이 전통적인 블렌드 위스키의 명가로 인정받는다.

몰트(맥아) 위스키는 보리싹을 틔워 만든 위스키인데 이 때 100% 몰트만으로 양조된 것을 순수 몰트 위스키라고 하며, 한 증류소에서 생산된 몰트 위스키만을 사용해 만든 위스키는 싱글몰트 위스키라고 한다. 싱글몰트 위스키는 1970년대 초에 글렌피딕 증류소에서 최초로 생산되었는데 그 수요가 급증한 것은 1980년대 말이다. 오늘날 스코틀랜드는 다양한 지역에서 싱글몰트 위스키를 생산하고 있으며 로랜드, 캠벨타운, 아일레이 섬, 하이랜드 지역 등에서 개성이 있는 싱글몰트 위스키를 선보이고 있다.

블렌딩 위스키의 또다른 재료인 그레인 위스키는 일반 소비자에게 잘 알려져있지 않다. 왜냐하면 그레인 위스키는 직접 상품화되는 경우가 거의 없고 대부분 몰트 위스키와 블렌딩해서 판매되기 때문이다. 그레인 위스키의 원료는 상당 부분이 옥수수와 정제되지 않은 보리이며, 가공하지 않은 몰트가 소량 첨가된다. 그레인 위스키는 순도가 높지만 숙성 기간이 짧아 맛이 가볍고 부드럽다. 따라서 몰트 위스키의 강한 개성을 그레인 위스키와 혼합해 다소 누그러뜨림으로써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 사진은 클릭하면 원본 크기로 볼 수 있습니다 :)

창해ABC북 <위스키>편은 책 말미에 증류소와 위스키 가이드를 수록함으로써 초보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음... 이중에서 내가 맛본 위스키는...

J&B, 조니워커 레드 라벨 밖에 없군. 목록에 없는 것 중에는 스카치블루와 윈저 정도.

평소에 독주를 즐기지 않는 편이라서 위스키 경험이 미미하다.

그래서 위스키가 어떤 술인지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고.

 

창해ABC북 시리즈가 이래서 좋다. 위스키 공장에 견학 다녀온 기분!

앞으로도 재출간을 기원하면서 독후감을 열심히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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