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인된 호박죽에 얽힌 추억
첼시
엄마가 시장에서 사다주신 호박죽은 많이 달지 않고 구수하면서 입에 착착 붙는다. 호박죽과 호박범벅의 중간 쯤 된다고 해야하나... 무르게 익은 팥과 쫀득한 새알심도 좋다. 이 맛있는 호박죽을 먹다가 문득 예전에 사진만 찍어놓고 봉인해둔 호박죽이 생각났다. ㅋㅋㅋㅋㅋㅋ 이 호박을 볼 때마다 웃음이 나네. 호박죽을 만들려다가 시원하게 말아먹는 바람에 그동안 내내 봉인해두었던 사진이다. 내 사진첩에는 [봉인]이라는 폴더가 따로 있다. 찍은지 너무 오래되어 시기가 안 맞거나, 음식을 만들었는데 망해서 글을 올릴 수 없는 사진들이다. 아, 호박 껍질은 과일처럼 슥슥 깎는게 아니라 나무 깎듯이 조금씩 겉을 잘라내야한다. 이런 청둥호박(잘 여문 늙은 호박) 말고 단호박 껍질을 깔 때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해서 호박오..